대한항공에 입사한 후 대한항공의 항공기가 운항하는 전 세계 도시의 날씨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현재는 주기적인 운항 실적 관리를 통해 운항과 관련된 다양한 자원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욱 안전한 운항환경을 만든 것이 제 일입니다.

운항관리사는 흔히 지상의 파일럿이라 불립니다. 운항관리사는 항공기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전 과정에 걸쳐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지상에서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는 파일럿과 객실승무원 분들이 안전을 책임진다면, 지상에서는 운항관리사가 항공기 안전을 책임집니다.

운항관리사는 비행 전에는 날씨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하여 지연이나 결항 여부를 결정합니다. 또한 항공기에 사용되는 연료량과 예상되는 항공기 중량을 계산하여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항로를 찾아 비행 계획을 세웁니다. 비행 중에는 계획대로 비행기가 잘 운항하는지를 감시합니다.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파일럿과 실시간으로 연락을 유지하며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항공기의 운항을 위해서는 운항경로에 있는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대부분은 사전 협의가 되어 운항하지만 태풍 등 특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항 시각이나 항로가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항 전 1~2일 전에 허가를 새로 요청하는 일이 간혹 발생합니다. 실례로 올해 발생한 18호 태풍 '탈림'의 영향으로 인해 일부 항공기가 태풍을 피해 우회하는 항로를 사용하였습니다. 경로가 바뀜에 따라 추가로 허가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나라는 우리와 다르게 휴일인 경우도 있어 업무 협의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승객들과 약속된 시간에 운항이 완료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해외 공항에서 지연이 되는 등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면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외국 공항과 연락하여 상황을 파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운항관리사는 항공 전반에 관련한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파일럿, 정비사와 마찬가지로 공인된 자격증이 있어야 합니다. 주로 한국 항공사에서는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운항관리사 자격증 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운항관리사 자격증을 인정하는 편입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항공기에 대한 지식,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법규, 안전시설 그리고 기상에 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대학교에서 항공관련 학과를 전공하거나 항공사에 입사한 뒤 실무에서 경험을 통해 이러한 지식을 익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항공산업이 점점 발달하는 추세로 볼 때, 운항관리사는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습니다. 항공기 수가 점점 늘어날수록 그에 따른 안전을 관리할 사람들의 중요성 또한 증가할 것입니다. 만약 제 조카의 장래희망이 운항관리사라고 한다면 항공 교통 관련 학과나 기상학, 대기과학과를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