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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 교수 윤대현

온드림스쿨

제목: 방학특집
출연자: 윤대현
-윤대현/ 반갑습니다. 여러분 어떠세요? 좋은 강의를 들어볼까 하고 여기 오셨을 텐데 막상 제가 강의를 딱 시작하니까 졸립지 않으세요?
(방청객) 아니요.
-윤대현/ 거짓말. 우리는 강의만 들으면 사실 졸립다, 이런 생각이 있죠.
왜 이렇게 강의만 들으려고 하면 잠이 올까요?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잠을 자지 말아야 할 곳에서는 잠이 오고 잠을 자려고 하면 또 막상 잠이 오지 않는 왜 이런 청개구리 같은 것들이 왜 우리한테 마음에서 일어나는 걸까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우리한테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정말 중요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마음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슬럼프 극복은 마음이란 친구가 어떻게 잘 지내느냐 하는데 마음이란 친구의 직업이 뭘까요.
예술가예요.
그래서 우리 친구들 마음속에는 예술을 하는 마음이란 친구가 이렇게 가슴에 담겨져 있는 건데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때 또 누구 때문에 슬플 때 이런 감정을 다 만들어내는 게 마음이라는 예술가가 하는 일이죠.
우리가 열심히 공부도 하고 내가 나중에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을 때 우리 마음에서 계속 끌어오르는 게 뭐여야 되냐면 하나가 긍정적인 마음. 우리 가슴속에 있는 나의 소중한 친구 마음이 하는 일인데 이 마음도 연약해서 우리가 너무 마음한테 열심히 살아, 나를 도와줘.
우리가 마음을 챙기지 않고 너무 우리가 마음을 일만 시키면 마음도 지칠 수 있는데 그 마음이 지치는 거를 뭐라고 할까요?
그렇죠. 슬럼프라고 하는 거죠. 슬럼프는 특별한 사람한테만 오는 걸까요? 사실 슬럼프는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고 내가 슬럼프가 찾아왔다는 거는 사실은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시작일 수도 있는데요.
아주 유명한 분 동영상을 보면서 슬럼프가 뭘까에 대해서 더 우리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연아 씨는 최고의 금메달까지 딴 최고의 피겨스케이트 선수이고 특별히 슬럼프가 없을 것 같지만 김연아 선수가 마지막 금메달을 앞둔 경기에서 인터뷰를 한 영상이 제 가슴을 퉁 쳤는데 그때 뭐라고 했냐면요.
김연아 선수 정도 되면 언제든지 점프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 경기를 앞두고 점프하는 게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이상하지 않아요? 저렇게 숙달된 전문가가. 그게 바로 슬럼프죠.
슬럼프가 찾아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한번 좀 볼까요.
건망증 하면 이거 좀 저처럼 나이 든 어른들의 문제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지가 않죠. 제가 얼마 전에 초등학교 5학년쯤 된 학생들이 너도 건망증 심하냐, 이런 이야기하는데요.
재미로 제가 여쭤볼게요. 자기 건망증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는 분 한번 손 들어보시죠.
웬일이야. 이렇게 젊은 분들인데도 반쯤 이렇게 건망증.
그러면 우리가 진짜 뇌가 작아지는 치매 같은 게 온 건 아니겠죠. 젊은 친구들이 느끼는 건망증은 슬럼프의 한 표현이죠.
벌써 잠 같은 게 잘 안 와서 고민인 친구들도 있을 거고요. 이렇게 막 불안감이 올라가요.
불안은 미래에 대한 걱정인데 내 모든 게 잘 될까, 시험은 잘 볼 수 있을까, 내 인생은 잘 풀릴까.
이 불안이 점점 올라가게 되죠. 그다음에 짜증 같은 게 많이 나게 돼요. 착했던 사람인데 갑자기 친구들한테 화를 심하게 낸다든지 엄마, 아빠한테 화를 많이 내서 화내면 사실은 또 더 속상한 건 내 마음이잖아요.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이런 일들이 생기고. 또 제일 문제는 상황이 똑같은데도 부정적인 게 자꾸 보이는 신세 한탄이 늘어나게 되죠. 이거를 다 합치면 자존감도 떨어지면서 여러 가지 몸의 기능도 떨어지는 일이 슬럼프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인데요. 이 슬럼프를 잘 극복해서 다시 우리 마음이 힘차게 우리를 위해서 뛸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요.
어떻게 하면 우리 슬럼프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로 가장 좋은 게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을 해 주는 거예요.
이걸 우리가 쓰는 말로 바꾸면 취미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 취미들 갖고 있으세요?
그런데 막상 통계를 내보면 취미가 없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열에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취미가 없다는 건 뭘까요.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잘 모른다는 거죠. 그래서 취미는 나중에 대학생 되고 사회인이 돼서 그때부터 갖는 게 아니라 바로 내 마음이 제일 뜨겁게 살아오르는 이 청소년기에 내 취미가 뭔지를 알아보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 평생의 취미를 찾으신 분들 보면 자기가 그 취미를 갖게 될지 몰랐다고 하죠.
제가 같이 라디오를 하고 있는 정재형 씨 취미가 뭔지 아세요?
보드 타는 거거든요, 서핑. 그런데 이분이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해외에 갔다 하도 할 게 없어서 우연히 했다가 이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게 평생의 친구가 된 게 서핑이라고 하죠.
그럼 뭐 대단한 게 취미가 돼야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는데요.그래서 유명한 취미와 관련된 자료 동영상을 하나 갖고 왔는데요.
저분이 저러니까 뭐하시는 분일까 싶은데 워런 버핏이라고 저렇게 돈도 많고 그러니까 엄청난 취미를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데 저분이 어쨌든 얼마나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많겠습니까? 그런데 저분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우쿨렐레죠. 저거 치면서 자기 마음을 위로한다고 합니다.
사실은 취미는 어떤 면에서 보면 삶의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목적인지도 모르죠. 우리가 열심히 살고 또 생존을 위해서 뛰는 건 우리 뇌를 즐겁게 해 주는 건데. 이게 막상 우리 뇌를 제일 즐겁게 해 주는 일이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우리 함께하는 친구 여러분들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이렇게 찾아보는 일들을 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제 취미는 뭘까요.
(방청객) 낚시요.
-윤대현/ 낚시요?
아재라서 잘 안 어울리지만 저는 록밴드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타 좀 치는데요. 이게 하다 보니까 점점 제 하는 일, 힐링에도 연관이 되고 그래서 지난주에는 김도균 씨라고 아시나요?
그분이 하는 공연에서 제가 사회도 보고 해설도 보고. 그러니까 취미가 막 일과도 연관되는 이런 얘기죠.
사람이 지치지 않고 가려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잘 알아야 됩니다. 그래서 지금 공부할 때니까 친구도 만나지 말고 뭐도 하지 말고 뭐도 하지 마. 이게 다 열심히 살라는 소중한 어른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반만 받아들이시고 내가 좋아하는 게 정말 뭔지를 찾아내는 그런 취미, 뇌를 즐겁게 하는 그 취미를 찾아가시는 게 참 중요하죠.
두 번째는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우리 오늘 오신 친구분들은 인생 목표가 있으세요? 뭐가 되고 싶으세요?
이런 걸 다 갖고들 계신가요?
인생을 칠십쯤 사신 성공하신 어른이 저를 찾아오셨는데 깊은 슬럼프에 빠지셨어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열심히 살았는데 뭔지 모르겠다, 이런 말씀을 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여쭤봤어요. 어르신, 삶의 목표가 뭐세요?
이렇게 여쭤봤더니 열심히 사는 게 내 목표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사실은 그런데 심리철학 쪽에서는요. 열심히 같은 목표가 안 좋다고 합니다. 행복하고 싶어요, 건강하고 싶어요. 이런 목표들이 되게 아름다울 것 같은데 이거는 측정하기도 어렵고 너무너무 높은 목표여서 오히려 이런 목표를 갖고 있으면 더 슬럼프에 빠지기가 쉽다는 거죠. 저도 7, 8년 전에 슬럼프를 깊게 경험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딱히 제 인생 목표는 없었는데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정신과 의사가 되자, 이런 거가 아닐까 싶었는데요.
그때 제 인생 목표를 바꿔봤어요. 어떻게 정했냐면 하루에 1명이라도 위로하는 사람이 되자, 이런 걸로 한번 바꿔봤거든요.
그랬더니 신기한 일들이 생기는 거예요. 내가 최고의 강사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을 때는 막 화가 나고 속상하니까 강의도 안 되고 강의가 엉망이 되니까 자는 사람이 더 늘어나는데 1명만 위로하는 사람이 되자, 이렇게 오히려 목표를 소박하게 바꿔봤더니 1명은 들어주시거든요.
1명이 들어주니까 내 인생의 목표는 이루어진 거고.
그래서 재미있게 하다 보면 왜 쟤네 둘은 저렇게 재밌게 놀지 하고 잠자던 사람들도 다 일어나다 보니 제가 좋은 강사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거죠.
제가 최근에 들은 인생 목표 중에 좋았던 게 책을 만드시는 일을 하는 분이 저한테 얘기해 주신 건데요. 내 평생에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다, 이런 거였어요.
이렇게 상징성도 있으면서 내가 실제로 이룰 수도 있는 이런 인생의 목표를 갖고 있는 게 내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소박한 듯하지만 그 안에 큰 꿈이 담겨 있을 때 우리는 지치지 않고 잘 살 수 있죠.그래서 혹시 열심히 살자, 성공 하자, 행복할 거야.
이게 지금 인생의 목표라면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더 도달할 수 있으면서 나만이, 남과 다른 나만의 인생의 목표를 이렇게 가져주셨으면 이게 또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죠.
이야기 드리고 제 강의를 마칠까 하는데요.
우리 여기 계신 친구들은 다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영화이름이 뭘까요? 내 인생이란 영화를 다 찍고 있죠.
연기를 배울 필요도 없어요.
왜냐하면 진짜 내 인생이니까. 영화배우가 언제 자기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까요?
영화를 찍으면서 감상할 수 있을까요? 아니죠.
시사회 때.
영화가 다 만들어졌을 때 감상할 수 있는 것처럼 내 영화를 주인공이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이렇게 바라봐주는 게 중요한데요.
그때 쫙 충전이 되는 걸로 되어 있어요. 어떻게 하면 내 인생을 관객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의자에 앉아서 노력하면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고요.
자연과 문화를 즐길 때 그런 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바쁜 와
중에도 하루에 10분은 낼 수 있잖아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해도 좋고 멍
때리며 걷기 하루 10분. 하루 10분 나만을 위한 바캉스, 멘탈 바캉스, 마음 휴가의 시간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멍때린다고 하면 잡념을 생각할 수 있는데요.
잡념과는 다릅니다.
하늘을 보면서 오늘 하늘 색깔이 어떻지. 어제는 파랬는데 오늘은 좀 어둡네?
지나가는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서 어제 저 친구가 밝았는데 오늘은 좀 어두워 보이네.
좀 길거리를 돌아보면서 꽃이 이제 떨어져버렸네 이런 것들을 보면서 하루 10분 걷는 거죠.
우리가 결국 슬럼프를 일으키는 원인은 자꾸 먼 미래만 바라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게 불안인데 불안은 나쁜 것도 아니고 때로는 우리가 미래를 바라보는 미래를 위한 노력도 해야 하지만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건 이 현재이기 때문에 하루에 10분이라도 관객의 입장에서 현재의 내 인생이란 영화를 이렇게 바라봐줄 때 내 마음에 따뜻함이 차고 충족감이 오고 내가 행복하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걸로 되어 있죠.
행복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냐 하면요.물론 성취도 중요하고 성공도 중요하지만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죠.
5살 어린 친구들이랑 놀아본 적 있죠. 재미도 있지만 힘든데. 혹시 5살짜리가 이런 이야기하는 거 들어보셨어요?
나는 인생을 잘못 살았어. 내지는 앞으로 내 인생이 걱정돼. 뭐 이런 얘기 안 하죠.그 5살 아이들의 정신 없는 엄청난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요?
오직 오늘만, 아이들은 오직 오늘만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과거도 돌아보고 미래를 위해서 준비도 해야 되지만 오늘 모인 친구분들은 바로 오늘에 집중해서 오늘을 사는.
그래서 우리가 슬럼프도 의미로 여기고 잘 극복하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그러면 우리 학생들과 윤대현 교수님이 즉문즉답을 하는 시간을 가져볼 텐데 교수님께 궁금한 게 있는 분들은 손을 들어주세요.
-사회자/ 손 번쩍 들어주세요.
-윤대현/ 많네요.
-학생/ 제 또래 아이들도 상담 많이 하셨을 거 아니에요.그 상담한 아이들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고민.
-윤대현/ 참 어른들과 많이 다르신 것 같아요. 요즘 부모님들이 제일 걱정하는 게 외톨
이형이라는 거거든요, 슬럼프에 빠지면. 친구도 많고 잘 지냈는데 어느 날 슬럼프
에 빠져서는 3년 동안 한 일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PC화면으로 보는 것밖에 안 했어요. 불 다 꺼놓고. 이 외톨이 같은 것도 무조건 병이고 나쁘게만 보는 게 아니라 우리 안에 중요한 친구가 있다고 그랬잖아요, 마음이. 조금은 부모님 보시기는 답답하지만 그때 막 빨리 나와 재촉하지 않고 잘 지켜주면 그러면서 그 외톨이 속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뭔가 거기서 또 창조적인 힘, 여러 가지 감성적인 에너지가 차오르면서 어느 날 문을 열고 나와서 지금은 다시 잘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하고 싶은 것도 바꿔서 연
극, 연기 쪽으로.그래서 3년이 의미가 없었던 게 아니죠.
-사회자/ 다른 질문 혹시 있나요? 우리 학생.
-학생/ 교수님은 슬럼프 없으셨어요?
-윤대현/ 저는 하루에 2시간 정도는 매일 슬럼프가 오는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스마트폰 매일 충전하죠? 그런 것처럼 긴 슬럼프가 오기도 하지만요.
매일매일 몇 시간씩도 올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도 스마트폰처럼 쓰다 보면 지쳐서 충전을 해 줘야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요즘 내 마음이 상태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언제 테스트해 보냐면요. 아침에 출근할 때 차를 몰고 하는데요. 어떤 날은 누가 이렇게 끼어들면 아유, 다치시면 안 되지.
바쁘신가 보다 이런 날이 있는가 하면요. 그다음 날은 똑같은 분이 똑같은 상황인데 내가 의사를 그만두고 너를 끝까지 쫓아간다.
왜냐하면 내가 사람이 지치면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분노감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내가 까칠해졌구나, 어제 너무 뇌를 썼나 보다, 놀아야겠다, 충전을 해 둬야겠다.
-사회자/ 윤대현 교수님과 함께 즉문즉답의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다시 한 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님께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윤대현/ 감사합니다.
-사회자/고맙습니다.
-윤대현/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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