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 인터뷰

여러 분야의 진로∙직업 전문가와 사회 각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직업 세계를 확인하고 진로선택 방법을 알아보세요.

커리어패스

과학분야

(과학) 전자오락을 열심히 하다가, IT 전문가가 됐어요


정진원 삼성SDS EMS팀 기획파트장

“어렸을 때 일과의 3분의 1을 전자오락실에서 보냈습니다. 
갤러그, 버블버블 등 수 많은 오락을 섭렵했어요. 
전자공학과에 가면 전자오락 만들 줄 알았는데….”

국내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시스템통합(SI) 회사 삼성SDS에 근무하는 정진원 EMS팀 기획파트장. 
그에게 ‘전자공학을 전공한 계기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는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추억의 오락’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일하는 기업, 누가 만드나

“지금 제가 하는 일은 전자오락과는 조금 다릅니다.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업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이라고나 할까요?”

IT열기가 후끈했던 2000년 이후 기업의 업무환경은 종이 위주에서 IT 위주로 급속하게 변화했다. 
이제 웬만한 기업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업무를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IT 기술을 통해 종이로 처리해야 했던 복잡한 일들이 이제는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려는 엔지니어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컴퓨터와 노트북, 그리고 인터넷 보급이 충분하게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2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길거리에서, 지하철에서, 회사에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찾고,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해 친구들과 수시로 소통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함께 일과를 시작해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잠든다. 
어찌 개인뿐일까. 
기업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업무를 효율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려면,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를 켜고 입력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희가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현장에서 모바일 기기로 업무를 입력하고,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정 팀장이 하는 일은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갖추고 있는 회사 내부의 전산 시스템과 스마폰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현장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마치 회사 내부에 있는 것처럼 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업사원들이 과거에는 종이로 프린트해서 들고 다니면서 했는데, 스마트폰으로 회사 내부 정보를 보고 바로 제품을 팔고, 결제할 수도 있게 됐다.

“이 같은 솔루션으로 목적은 회사의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생산성도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제품을 만들어 기업들에 팔기도 하고, 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통신통이 컴퓨팅 회사로 옮긴 까닭은

정 파트장이 처음부터 삼성SDS에 다닌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학 졸업후에 2010년까지 근 15년 동안 통신서비스 회사에 근무했다. 
통신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도 해봤고, 통신 요금을 기획하는 업무도 해봤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요금이 과도하게 나와서 문제가 된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과도한 요금도 내지 않고, 회사도 매출을 적절히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해 2007년에 정보통신부 장관상도 받았습니다.”

정 파트장이 당시에 개발한 것은 ‘데이터 통신용 인트로 페이지’다.
휴대폰의 무선 데이터 통신을 시작 버튼을 누르면 바로 서비스에 들어가지 않고 “현재 데이터 잔량이 ○○입니다”라는 경고문이 나오도록 한 것이다. 
미리 정해 놓은 데이터양을 다 쓰면 접속을 막고, 더 쓰고 싶은 사람은 추가 요금을 내도록 했다. 
그랬더니 회사의 데이터 서비스 매출도 오르고, 소비자들이 무심코 사용했다가 수십만 원씩 비용을 내는 일도 없어졌다.

통신회사에서 소위 ‘잘~ 나가는’ 인물이던 그가 회사를 옮긴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였다.

“몇 년 전 한 외국계 리서치 회사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텔레콤서비스 2020’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이 강의를 듣고 현재의 회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통신회사들끼리는 가입자를 하나라도 더 모으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다. 
그런데 외국계 리서치 회사 강의에서 앞으로 통신 회사는 기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스마트한 IT 회사’와 ‘비용만 절감하려는 회사’로 나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스마트한 IT회사가 요구하는 인재가 되기로 결심했다.

“앞으로 IT 업계에서는 통신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기술에 대해서도 능숙한 인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신 쪽은 오랜 기간 했으니 소프트웨어 쪽에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이직한 것입니다.”

오락실에서 느낀 흥미, 대학까지 이어져

“정말로 어렸을 때 장래 희망은 전자오락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등학교 때 한참 전자오락에 빠져있었고, 이런 게임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파트장은 고등학교 때까지도 막연히 전자오락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져서 경제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원래 유복했던 환경에서 갑작스레 환경이 바뀌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시절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고3 2학기 때였습니다. 
모의고사를 보고나서 시험지를 다시 한번 꼼꼼히 되짚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왜 틀렸을까 고민을 하면서 틀린 부분을 찾아보고, 다시 풀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문제가 다시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정 파트장은 뒤늦게 공부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첫 번째 대입시험에서는 고배를 맛봤다. 
재수를 했고, 6개월 동안 고등학교 과정을 다시 공부해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애써 전자공학과 들어왔는데, 전자오락과는 무관한 것만 가르치더라고요. 
수학은 어느 정도 따라갔는데 물리는 정말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전자공학 중에서도 통신이 적성에 맞아

“전자공학과에 입학하니 회로 만드는 실험을 하는데, 손재주가 없으니 납땜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하드웨어 대신 소트프웨어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정 파트장은 하드웨어 제작 쪽은 아무래도 적성에 맞지 않아서 소프트웨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그 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그는 “통신은 하드웨어도 아니고, 소프트웨어 코딩할 필요도 없어서 통신을 주전공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통신 네트워크 엔지니어는 현장에 나가서 설치하고, 시험하고, 최적화하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 마침 우리나라에 통신 열기가 뜨겁게 불기 시작했다. 
그는 한솔기업이 학비와 일본 연수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에 합격해 혜택을 받았다. 
그리고 이 회사가 PCS 사업권을 취득하면서 차린 통신회사인 한솔PCS에 입사해 통신 엔지니어의 길을 밟게 됐다.

유학 안 간 국내파 엔지니어가 영어에 능통한 비결은

정 파트장은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대학원을 다닐 때라고 회상했다.
“2001년 뉴욕주립대 스토니부룩에서 운영하는 산업공학 테크닉 매니지먼트 과정에 입학했습니다. 
1년짜리 주말 과정이었는데,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됐습니다. 
한국인 교수님이 반, 미국 교수님이 절반이었습니다.”

그는 대학원에 다니면서 경영학과 영어 두 마리 토기를 모두 잡았다.
그는 “영어로 수업을 하다보니 영어 실력이 늘게 됐고, 아주 깊은 지식은 아니지만 경영학 전반도 훑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 다니면서 현재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도 했다.)

정 파트장은 이후 영어 공부에 특히 힘썼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듣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영어권 문화에 푹 빠져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현지에 간다면 생존을 위해서 습득을 했겠지만, 영어권에서 동떨어진 곳에서는 이런 일이 쉽지 않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간접적으로 그 사회에 가까이 갈 수 있었습니다. 
대본은 인터넷에 있고, 영상도 구할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모던 패밀리’라는 미국 드라마를 추천했다. 
시트콤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보기에도 재미있고, 또 일상에서 쓰는 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회화능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간관계보다는 실력을 쌓아라

정 파트장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그의 작은 아버지다.

“작은 아버지는 대기업에 입사해서 대표이사를 지냈고, 많은 연세에도 현재까지 국내외를 넘나들며 일하는 해외플랜트 전문가십니다. 
그는 저에게 ‘인적 네트워크에 신경 쓰기보다 실력 쌓는데 집중하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가 통신, 소프트웨어, 영어 등 다방면에 끊임없이 힘쓰는 것도 작은 아버지의 조언 때문이다. 
쉴 새 없이 연마해서 실력을 쌓아야 원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파트장은 인생 후배들에게 자신이 모토로 삼고 있는 “Hope for the Best, Plan for the Worst(최선을 희망하고, 최악을 대비하라)”라는 격언을 선물했다. 
이 말은 첩보영화 본 시리즈에서 주인공이 한 말로 ‘유비무환’이라는 의미다. 
이 역시 실력을 쌓아야 최선을 바랄 수 있고, 최악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을 꿈꾸고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피하지 말고 승부를 걸어보세요. 
맞서서 고생할 것이 보여도 도전을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보면 배우는 게 있고, 성취하게 될 것이라는게 정 파트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어 공대생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학적인 문제들은 기술적으로 잘 풀립니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도 아주 고난이도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소통하는가 입니다. 
자기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이 기술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스킬이니까요.”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651&curPage=5

목록보기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국가공인 웹 접근성 품질인증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