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없었던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업무를 합니다. 고치기 어려운 병에는 암이나 유전병 등 다양한 질환이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약 중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약, 혹은 더 낫게 만들 필요가 있는 약을 개발하는 일이에요. 의약품이라고 하면, 흔히 입으로 먹는 알약 형태를 생각할 거에요. 그런데 바이오 의약품은 알약이 아니라 주사로 맞는 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당뇨를 치료하는 ‘인슐린’이라는 주사로 맞는 약이에요. 요즘 많이 얘기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나 유전자 치료제도 바이오 의약품에 속합니다. 이런 재료 자체가 기존에 화학적으로 만들던 물질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에서 얻어내는 것이죠.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려면 바이오가 뭔지를 제대로 알아야죠. 대학에서 생명과학 관련 공부가 반드시 필요해요. 화학이나 화학공학을 전공해도 이 일을 하는 게 가능하고, 바이오 신약은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이니 유전공학 전공도 가능해요. 미국에서는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들이 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일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꼭 대학을 나와야 합니다. 또한 대학원에 진학 하는 게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되죠. 필수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대학원에서의 공부하는 것이 이 분야에서 일하기에 매우 유리합니다.

현재 제가 일하는 직장에 있는 분들은 약을 개발하고 만들고 있지만 약학을 전공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모두 생명과학 전공이에요. 각 분야에서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고, 거기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을 채용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면 바이러스와 관련된 의약품을 다루는 일이라면 바이러스를 세부적으로 전공한 사람이 필요하겠죠. 세포배양을 전공한 사람은 세포배양 쪽 일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요. 분석 전문가는 그렇게 만들어진 의약품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전문가로 채용됩니다. 독성 전문가는 동물실험을 해야 하는데 동물실험 관련해서는 수의사가 전문가지요. 그래서 수의사도 저의 직장 동료랍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같이 일하지 않으면 바이오 의약품은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픈 사람뿐만 아니라 아픈 동물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아픈 걸 치료한다고 하면 먼저 의학을 떠올리지만, 의학도 약을 만드는 분야의 도움이 없으면 병을 고치지 못해요. 요즈음에는 100세까지 살아가는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데, 100세까지 살기만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때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제가 하는 일이 이렇게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도록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거에요. 이런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도울 수 있는 건 큰 매력이죠. 그런데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일을 하려면 생명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죠. 생명에 대한 관심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고 있죠.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을 연구하니까요.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많이 지원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바이오산업이 점점 커져서 현재로서도 정보 기술 분야의 20배 규모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 인력도 앞으로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업을 한다면 지금은 세계시장을 봐야 해요.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발전한 곳은 미국이지만, 중국이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도 하고 개발도 많이 하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은 전문성이 상당히 뛰어나요. 이런 점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젊은 학생들이 도전할만한 아주 매력적인 분야 중의 하나죠. 특히 최고나 1등이 아니더라도 약을 만드는 일에는 매우 다양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어요. 새로운 걸 추구하는 것은 항상 매력적이죠.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이오 신약 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