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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직) 음식에 대한 애정으로 의미 있고 행복한 일 찾았어요


노민영 푸드포체인지 대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끼니를 굶지 않으면 다행이었던 시기를 지나 이제 무엇을 먹느냐가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서구식 식생활과 인스턴트, 각종 화학 조미료에 정복당한 식탁을 건강하게 바꾸어놓자는 의식도 높아졌다. 
식생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푸드포체인지(Food For Change)의 시작은 이런 사회적 인식과 발걸음을 같이 한다.

푸드포체인지의 대표 노민영 씨(34세)는 통계학을 전공했지만 과감하게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었고 다양한 경험과 직업을 거쳐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

건강한 식문화 전파하는 사회적 기업

민영 씨는 사람들이 먹거리 교육을 듣고 건강한 식생활로 변화되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단순히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환경적인 면에서도 사회에 이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가치있다고 느낀다.

푸드포체인지는 ‘변화를 위한 음식’이라는 뜻의 회사 이름처럼 우리 식생활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식생활 캠페인과 전문 교육, 강연 활동 등을 통해 바른 식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또 식생활 교육 전문강사 푸듀케이터(foodeducator)를 양성하기도 한다. 
바른 먹거리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리고 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해외에서는 식생활교육이라는 게 정규과목으로 들어가는 나라도 있을 정도다. 
전 세계적으로 식생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이미 많이 인식되어 있고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영 씨가 선구자인 셈. 무엇을 먹느냐가 그 사람을 말한다고 했다. 
음식을 좋아하고 그 중요함과 가치를 알기에 개척해온 일이다. 
경제적으로도 일반 회사원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연봉이며 개인이 노력하고 투자하는 시간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음식과 자연으로 따뜻했던 어린 시절

민영 씨의 고향은 강원도 철원이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진 않았지만 자연과 농사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자랐다. 
아주 시골 느낌은 아니었지만 집 밖에 논이 보이고, 산이 보이고, 계곡이 보이는 곳이었다. 
반장을 도맡아 했던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중고등학교 때는 아주 조용하고 소극적인 학생이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남자애한테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 바로 음식이었다.

“맛있는 걸 해주고 싶은데 그아이한테만 주면 티가 나니까 반 아이들한테 전부 줄 수 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갔었어요.”

음식이라는 것이 마음을 전달할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라고 느꼈다.
민영 씨의 어머니도 요리를 잘하셔서 고등학교 때 점심, 저녁 도시락을 싸면 점심 도시락만 싸주고, 저녁 도시락은 바로 전해주셨다.
만약에 6시가 저녁시간이면 어머니는 밥을 5시 반에 해서 생선 바로 구워오곤 했다. 
음식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채워진 학창시절이었다.

통계학과에 갔지만 행복하지 않아서
푸드스타일리스트에 도전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수학을 상당히 잘했다. 
그래서 당연히 숫자와 관련된 과를 가야 된다고 생각했고 수학통계학부를 택했다. 
2학년이 되어 수학이냐 통계냐를 결정해야 했을 때는 단순히 통계학과 선배들이 좋아서 통계학과에 갔다.

지금 생각하면 통계 외의 과목들을 다양하게 들어봤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 배우고 싶었던 학문들을 그때도 관심이 있었으면 청강을 하거나 교양과목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다. 
래서 지금 대학 생활하는 친구들은 조금 더 시각을 다양화해서 단순히 전공공부만 하지 않고 다양한 교양과목이나 특강도 찾아서 들으라고 조언한다.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민영 씨는 과연 통계학에 관련된 직업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당시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우리나라에 막 소개될 때였다. 
처음 텔레비전에서 그 직업을 보는 순간, ‘아 맞아.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음식을 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같이 먹으면서 행복했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디자인적인 부분에도 평소 관심이 많았다. 
요리사는 자신의 직업이 될 수 없지만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요리와 디자인이 접목된 직업이니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휴학을 하고 텔레비전에 나왔던 푸드스타일리스트 1세대인 선생님을 찾아 가서 배우기 시작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과정을 배우고, 운 좋게 어시스트로 발탁이 되서 선생님을 도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다시 복학하여 대학생활을 병행하면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을 했다. 
그런데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지나치세 세세한 부분이 민영씨의 성격과는 조금 맞지 않았다.
그리고 겉보기와는 다르게 상당히 육체적인 노동이라 그 일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지나치세 세세한 부분이 민영씨의 성격과는 조금 맞지 않았다. 
직업을 직접 경험하면서 장단점이 보였던 것이다.

현실적으로 푸드스타일리스트가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다. 
그래서 몇 명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모든 일을 다 하는 상황이다.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하겠다고 하면 사실 민영 씨는 권하지 않는다. 
요리나 디자인을 좋아하는 학생들한테는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엄청난 짐을 들고 다녀야 하고, 손이 마를 날이 없는 육체적인 노동과 수고를 감수해낼 수 있어야 한다.

어학연수 후 새로운 일에 다시 도전했어요

푸드스타일리스트 일을 그만두고 민영 씨는 어학연수를 계획했다. 
국에 한번도 나간 적이 없기도 했고, 어학연수를 빙자해서 해외의 음식문화를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다양한 음식문화가 공존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다양한 인종이 모인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다양한 음식문화를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 
카페나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새로운 메뉴도 경험하고, 외식문화에 대해서 많이 경험을 했다. 
그러다 한국에 들어갈 때쯤, 졸업도 다가오는데 이제부터 뭘 할지 생각하다 외식업체에서 마케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외식업체를 찾았다. 
창의적인 메뉴와 다양한 브랜드를 가진 ‘썬앳푸드’라는 곳에서 첫 회사 생활을 시작해 마케팅, 홍보, 메뉴 개발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즐거웠다.

하지만 일을 할수록 좀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음식을 예쁘게 꾸미고 그것을 포장해서 마케팅하고 이런 일들이 조금 공허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건강한 음식 문화, 조금 더 인문사회학적인 부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과 관련된 사회적인 문제 같은 것 말이다. 
정보조사를 하다가 슬로푸드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슬로푸드 운동이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위해 다양한 음식문화를 보존하고 자기 지역의 농산물이나 유기농 농산물을 먹자는 국제적인 식문화 운동이다. 
시작은 이탈리아에서 했지만 현재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는 법?
많은 경험을 해보세요

슬로푸드에 대해 알아보던 중이었다. 
‘슬로푸드 협회’의 홈페이지를 보니 이 협회에서 ‘미식과학대학’을 설립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탈리아에 있는 학교였고 민영 씨는 이탈리아어를 못하지만 다행히 영어로 진행되는 국제학교였다. 
그 학교의 커리큘럼을 봤더니 민영 씨가 너무나 배우고 싶었던 내용이었다. 
음식과 문화, 음식과 역사, 음식과 사회학, 음식과 경제 등을 가르쳐주는 학교였다. 
그 학교를 발견하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려서 잠을 못 잘 정도로 설레였다.

그렇게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그 학교에 입학해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런데 그때 이탈리아에서의 미각교육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기존에 우리나라에서의 식생활 교육은 영양학적이나, 칼로리 부분에서의 접근이었다. 
아이들에게 ‘이게 건강에 좋으니까 먹어야 되고, 단백질을 섭취해야 되기 때문에 먹어야 된다’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접근을 했다. 
러나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운동에서는 미각교육이라는 것을 통해서 아예 어렸을 때부터 첨가물 따위가 들어간 음식보다는 건강에 좋은 자연식품에 입맛을 길들일 수 있도록 하는 미각교육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새로운 식생활 교육을 보편화시키고 확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되었다.

부모님은 반대를 안 하셨다.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네가 하고 싶다니까 한 번 해봐라’는 식이었다. 
그리고 금전적인 지원을 일부 받았다. 
동안 직장 생활하며 모은 돈을 기본으로 하되 부족한 돈을 도와주셨다.
그 돈의 일부를 지금은 갚았고 여전히 갚아나가고 있다.

성인이 되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 사람은 수두룩하다.
민영 씨는 뭐든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뭔가 해보지 않고 그냥 머릿속으로만 고민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라는 거다.
경험해보면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일단 부딪히고, 찾아가서 경험해봐야 한다.

내 회사를 만들고 새로운 직업까지 만들었죠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 남양주 시에서 슬로푸드 식문화 운동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슬로푸드 팀을 만들고 민영 씨를 채용했다. 
남양주시 지역에서 식생활 교육이나 슬로푸드 행사 같은 것들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2년 정도 했다. 
그런데 그 공무원 조직과 성향이 맞지 않아서 박차고 나와 독립을 했다. 
‘푸릇’이라는 식생활교육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고군분투하면서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데 희망제작소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에서 지원해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렇게 사단법인 ‘푸드포체인지’를 설립하고, 풀무원 등 굵직한 대기업과 함께 바른 먹거리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 
아울러 다양한 단체, 사회조직들과 연계해 식문화 개선 운동을 전개하면서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민영 씨가 이 사업을 시작하며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바로 푸듀케이터, 푸드(음식)와 에듀케이터(교육자)를 합성한 말이다. 
먹거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직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음식과 건강, 영양학, 농촌사회학, 환경, 농업 등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

푸듀케이터가 되고 싶다면 먹거리 관련 책이나 다큐멘터리 같은 걸 많이 보면서 먹거리에 대한 자기만의 관점이나 철학을 정립해놓으면 좋다.
그리고 누군가를 교육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말하고 가르치거나 자원봉사로 아이들을 가르쳐보는 등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식이라든지, 로우푸드라든지 사찰음식이라든지 이런 요리를 배우다보면 자연스럽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점들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재미삼아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식품영양학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식품영양학이나 유아교육학, 조리학과, 외식산업경영 같은 전공을 택한다면 이 직업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이런 전공들에 다른 것을 결합하면 푸듀케이터로 발전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꾸물대지 말고 선택하세요

한 회사의 대표로 산다는 것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필요로 한다. 
순간순간 결정의 기로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그때 고민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결정을 잘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결정을 했으면 흐지부지하면 안 된다. 
뒤돌아보지 말고 추진해야 한다.

“제 결단력은 포기를 잘하는 데서 나와요.”

민영 씨는 말한다. 
그런데 포기를 잘한다는 게 모든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다. 
선택의 기로 앞에서는 한 가지를 깨끗이 포기하지 않으면 결정을 못하기 때문에 민영씨는 뭔가를 포기하면 미련을 두지 않는다.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과 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할 때가 있었다. 
대기업을 다니면 안정적인 수입과 많은 혜택이 있고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간판이 생긴다. 
그 쪽을 선택한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갈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쪽도 포기하지 못하면 결정도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채로 살아가면 자기 삶에 불만만 쌓인다.

민영 씨는 자신이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숙고하되 한 번 결정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말한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869&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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