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 인터뷰

여러 분야의 진로∙직업 전문가와 사회 각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직업 세계를 확인하고 진로선택 방법을 알아보세요.

직업인 인터뷰

interview 앵커 김주하

앵커 김주하

김주하  - 앵커

늦은 밤, 방송국에서 만난 김주하 앵커에게는 한창 뉴스준비로 여념이 없는 시간이었다. 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크고 또렷한 눈망울로 더욱 신뢰감을 주는 그녀.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녀의 삶 이야기를 들어본다.
※앵커 : 방송에서 종합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으로, 보통방송국 기자나 아나운서가 담당한다.

궁금해요
앵커님의 어린 시절 꿈은 어떤 것이었나요? 앵커를 꿈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한 가지 꿈만 가졌던 건 아니에요. 동물을 좋아했기 때문에 수의사가 되거나 농장을 운영하고 싶었고, 제복이 멋있게 보여서 여군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제가 수의사를 꿈꾼다니까 주변 분들이 동물 말고 사람도 살리는 꿈은 어떠냐고 하셔서 의사를 생각해 본 적도 있고요. 앵커가 되고 싶다는 꿈은 고등학교 때 생겼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신문반에서 기자를 했었는데,신문반 선생님께서 신문 기사나 TV 뉴스를 자주 보고 기사 쓰는 법을 익히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따라 신문이나 뉴스를 계속 접하다 보니 처음엔 기자를 꿈꾸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TV 뉴스에 반복해서 나오는 앵커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지요. 특별한 계기보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저절로 앵커에 대한 꿈이 키워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난 앵커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신문반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방송을 보다가 어느 순간 앵커라는 직업에 매료된 거죠.
궁금해요
그럼 학창 시절에 신문반 또는 방송반 활동을 하는 것이 방송국 기자나 아나운서, 앵커가 되는 데 도움이 되나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서 방송반이나 신문반 활동을 꼭 해야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앵커가 되겠다는 꿈이 명확해졌을 무렵에 대학에서 교수님과 처음 면담하면서 방송반 활동을 하는 것이 제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지 여쭤 본 적이 있었습니다. 교수님 눈에는 학생들이 방송반 일로 매번 수업에 빠지는 것이 좋지 않아 보이셨는지, 차라리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난 학창 시절에 적어도 나한테 주어진 것을 열심히 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전 교수님 말씀에 따라 방송반에 들어가지 않았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입니다. 내가 너무 하고 싶으면 당연히 들어가야겠지요. 한 가지 덧붙여 말하면, 저희 회사 선배들을 보면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방송국에서 제2외국어를 선호하다 보니 언어 전공자가 많은 편입니다.
궁금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앵커가 되기 위해 꿈을 키워오셨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느 것이 가장 힘들었나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정신적인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방송국에 입사하려면 배경이 없으면 안 된다는 유언비어가 있었는데 다른 방송국 2차 시험을 볼 때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말하기를, 여기는 배경 없으면 들어올 수도 없고 들어와도 버티지 못하고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몇 년 동안 고생한 것들이 다 헛일이었다는 생각에 충격이 컸지요. 그래도 지금까지 쭉 해온 것이 있으니까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버텼지요. 돌이켜보면, 그런 유언비어나 소문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에 제가 그것 때문에 꿈을 접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겠죠.
궁금해요
1997년 아나운서로 입사하셔서 2004년 사내 기자시험을 통해 보도국 기자가 되셨는데요, 이렇게 기자로 직종을 바꾸자고 결심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우리나라에서 앵커는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이고, 아나운서는 뉴스, MC, DJ 등을 모두 할 수 있는 사람을 칭하기 때문에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직종을 바꾸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서 뉴스에 좀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앵커를 꿈꿨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로서는 그런 파워를 가지기가 좀 힘들더라고요. 아나운서국과 보도국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보도국은 제가 뉴스를 진행하러 가는 곳일 뿐이었지요. 그래서 제가 꿈꾸던 앵커 상을 찾기 위해 전직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궁금해요
방송국에 근무하시면서 내가 이 길로 오길 잘했다 혹은 의미 있었다고 느꼈던 일들은 뭐가 있을까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대개는 앵커를 꿈꿀 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멋있게 말하는 것을 상상하죠. 하지만 제가 앵커를 하면서 찾은 의미는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알고 있는 것들을 얘기해 주고,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알았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 세상이 됐지요. 제 생각으로 앵커는, 국민들과 같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고 슬퍼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서 울고 웃고 한스러워하고 안타까워했던 2002년 월드컵 때가 제게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월드컵 시즌에는 뉴스 직전까지 생방송으로 축구 경기를 중계했는데 경기가 끝나자마자 뉴스를 해야 하는 저로서는 우리나라가 경기에 이겼을 때, 비겼을 때, 졌을 때를 다 준비해야했지요. 제대로 준비를 못하는 바람에 경기 결과에 대해 말도 안 되는 멘트를 하는데도 국민들도 좋고, 저도 좋고……. 그때 국민들과 같이 울고 웃었던 기억들이 제게는 죽을 때까지 남아 있을 것입니다.
궁금해요
앵커가 되고 나서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개인 생활이 없어요. 아무리 즐겁다 해도 일은 일이고, 취미생활이나 가정생활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누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남편이 얘기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쉴 수 있는 시간이 일 년에 딱 한 번인데 그것도 정식적으로는 사흘 밖에 없어서 공휴일에 일하고 대신 휴가를 받는 수밖에 없거든요. 게다가 제가 뉴스데스크 앵커와 경찰기자를 일 년 넘게 같이 한 적이 있는데, 경찰기자로는 새벽 4시에 출근해야 했고, 뉴스데스크 앵커로는 밤 11시에 퇴근해야 했습니다. 결국엔 쓰러졌죠. 그래서 그때는 정말 못하겠다는 생각도 하고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궁금해요
언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은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언론인이 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꼭 이야기해 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보통 직접 취재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사람들은 비난받잖아요. 현장에 가 보지 않고 생각만으로 기사를 쓰는 것과 직접 가서 체험한 것을 기사로 쓰는 것은 너무나 다르거든요. 현장이 왜곡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자가 모든 현장에 나가서 직접 취재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험이 필요한 겁니다. 요즘 중ㆍ고등학생들은 직접 나가서 체험할 수 있고, 그것을 학교에서도 인정해주는 정말 좋은 시스템이 있잖아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체험 중에서 가장 좋은 건, 고아원이나 노인 분들이 모여 계신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계층에서만 살게 돼요. 하지만 기자는 모든 계층을 다 아울러야 하거든요. 소외 계층부터 상위 계층까지 다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상위 계층은 경험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예전에 정기적으로 고아원에 가서, 그곳의 아이들과 지내본 적이 있는데 직접 가서 보고 겪은 사람과, 그저 생각으로만 고아원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경험해 보라는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궁금해요
직업마다 갖추어야 할 자질이 있을 텐데, 특히 앵커가 되기 위한 자질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앵커가 되기 위해서는 외모가 호감형이어야 하나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앵커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호흡해야 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이 앵커가 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만약에 앵커가 상위 5% 안에 드는 사람이면, 자기가 살아온 길은 대부분 그 5% 안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자기가 많은 경험을 했다고 해도 한계가 있죠. 그럼 나머지 부분을 아우를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중산층, 즉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계층에 있었으면서 그 아래도, 그 위도 경험해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들이 앵커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외모는 호감형인 게 좋습니다. 호감형은 예쁘거나 잘생긴 것과는 다릅니다. 요즘은 연예인도 무조건 예쁘다고 주목받는 건 아니잖아요. 앵커나 아나운서들은 신뢰감 있는 얼굴이 가장 좋죠.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저 사람이 하는 말은 다 믿고 싶고, 저 사람은 정말 진실 되게 살아왔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면 더 좋습니다. 따라서 미남미녀일 필요는 없지만, ‘호감형 외모=신뢰감 주는 외모’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궁금해요
입사하신 지 10년이 넘었는데요,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이 직업의 좋지 않은 점 중에 하나가 제가 하고 싶다고,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시청자가 싫다고 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여력이 있거나 회사에서 인정받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하지요. 그래서 바람이 있다면, 계속해서 이 길을 가고 여기에 남아 있었으면 하는 겁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앵커가 꿈이었고, 이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맞춰서 준비한 만큼, 저는 이 일이 간절하고,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10년 후에도 이 자리에 있는 게 제 꿈입니다.
궁금해요
마지막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앵커 김주하 김주하
보통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으로 꿈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 앵커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TV에 비춰지는 50분의 모습을 보고 ‘좋다.’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정말 앵커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 50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들을 준비하는지 등을 다 알아봐야합니다. 요즘은 인터넷 등을 통해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잖아요. 그걸 모르고 단지 보이는 모습만 좋아서 방송사에 들어온 사람은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오래 버티지를 못하게 되지요. 앵커가 뉴스에 나와서 진행하는 것은 정말 마지막으로 마침표 찍는 것과 같거든요.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 직업에 대해 공부를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실질적으로 체험을 해보는 게 가장 좋겠지요. 만약 방송기자가 되고 싶다면 방송사를 견학하거나 관련 서적을 찾아보면서 이 직업에 대해 다 알아보는 건 기본입니다. 기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자가 되고 싶다는 사람이‘난 종군기자는 싫어.’라고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꿈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보라고 학생들에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그 길로 가고 싶다면 밀고 나가야죠.
출처   사진출처 | MBC박영태국장 본 질문은 커리어넷이용자를 대상으로 김주하 앵커에 대해 궁금한 내용들을 사전 질문 받아 인터뷰에 반영한것임을 밝힙니다.  

목록보기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국가공인 웹 접근성 품질인증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