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오늘의 주인공인 나영석PD님을 무대 위로 모셔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나영석 안녕하세요?
- 사회자 첫 번째 토크는 우리 청소년들이 꿈을 한창 피워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나PD님의 학창시절로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학생이었나요?
- 나영석 한 마디로 설명하면 낯을 가리는 학생이었고요. 여러분들 학교 반에 가면 어떤 일을 할 때 막 앞에 나서서 이끄는 리더십이 있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1분단 맨 끝 쪽 두 번째 자리 정도에 앉아서 약간 짜져 있는..
- 사회자 조용히.
- 나영석 네. 조용히. 약간 그런 타입의 사람이었어요. 지금처럼 PD 일을 하고 TV에 나온다는 건 사실 꿈도 꾸기 힘든, 존재감이 그렇게 크지 않은 학생이었던 거 같아요.
- 사회자Q1 그때 학창시절의 꿈도 혹시 예능PD였나요?
- 나영석 아니오, 전혀 그렇지 않았고요. 학창시절의 저는 아주 솔직히 말씀 드리면 꿈이라는 게 없었어요. 뭘 해야겠다, 뭐가 되고 싶겠다가 아니라 아무리 생각해도 중고등학교라는 게 그렇잖아요. 어떤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학교와 집을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른들과 선생님이 공부를 하라고 하니까 공부를 하지만 이게 나중에 어떻게 쓰이는 건지, 내가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그런 걸 고민할 시간도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학교를 다니는 그런 아이였어요.
- Q1 언제부터 PD의 꿈을 꾸셨나요?
- 나영석 저는 늦었죠. 굉장히 늦었죠. 저희 때는 사실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처럼 직업이나 적성개발에 대한 게 많이 중요하다는 게 없던 시절이었잖아요. 학생은 그냥 학교에 가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시절이라서 저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특별히 뭘 해야겠다는 생각, 확신은 가질 수 없었고 오히려 대학교에 와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이쪽 일에 대한 매력을 느껴서 PD가 된 케이스에요.
- Q2 아직 꿈을 찾지 못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 나영석 저는 일단 조급해하지 말아라 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라는 우리나라의 학제 과정을 거치면서 나 자신이 뭘 잘하고 뭘 좋아하고 앞으로 뭘 해야겠다는 확신을 갖는 건 사실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왜 나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나는 왜 이 모양이지? 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런 순간은 분명히 오니까 그런 순간에 대비해서 평소에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거는 책을 많이 읽는 거겠죠. 학생일 때 할 수 있는 건. 우리가 학생신분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한정되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책 같은 걸 읽으면서 간접경험을 하고 그걸 통해서 상상을 해보는 게 저는 학생들 나이에서는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 Q3 예능PD의 성격은 어떤가요?
- 나영석 이건 박은영아나운서님이 더 잘 대답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주변에 늘 많은 예능PD 분들과 작업을 하시지만 아마 더 잘 아실 거에요. 예능PD가 예능프로를 만든다고 해서 예능인들처럼 소위 말하는 그런 밝고 유쾌한 성격만 있는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그런 성격이면 코미디언을 하는 게 낫죠. 그 재능이라면. 내가 그런 걸 못하니까 PD라는 걸 통해서 자기가 보고 싶은 걸 만드는 거고요. 저는 유쾌할 때도 있고 장난꾸러기일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낯도 가리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할 때도 있고 그런 성격인 거 같아요.
- Q4 스타PD라는 부담감은 없나요?
- 나영석 있어요. 굉장히 많이 있어요. 누군가에게 얼굴이 알려지고 인기를 얻는다는 건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즐길 줄도 알아야 하고 그걸 이용해서 그런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낯도 가리고 소극적인 타입이라 지금도 사실 당황스러워요. 누군가 내 얼굴을 알아본다는 사실도 당황스럽고요.
- 사회자 길 가다가 막 인사하고 그러세요?
- 나영석 네. 아까도 막 잘생겼어요 이런 얘기가 나오면 속으로 그래도 기분 좋은데 이런 게 아니라 뭐지? 왜 저런 얘기를 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전혀 잘 생긴 사람이 아닌데 왜 저러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 Q5 예능 PD의 장점과 단점
- 나영석 장점은 이렇게 입고 회사를 다닐 수 있다는 것.
- 사회자 편하게.
- 나영석 네. 넥타이나 이런 거 상관없고. 굳이 얘기를 하면 출퇴근시간도 어느 정도는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는 것.
- 사회자 퇴근 시간이 없잖아요. 거의 편집실에서 밤을 새시잖아요.
- 나영석 그게 단점이에요. 출퇴근시간이 자유롭고, 네 할 일만 한다면 출퇴근 따위는 상관없어 라는 기조가 있어요, 방송국 PD는. 그런데 그 할 일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그게 좀 늘 밤샘이나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게 단점이죠. 그런데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많은 시청자가 보고 그걸 즐기고 거기에 관해서 또 피드백을 주잖아요. 인터넷 댓글이나 시청률이나 여러 가지 여론이나. 그래서 내가 이렇게 대중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때는 굉장히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인 거 같아요.
- 사회자 지금부터는 나PD님의 더 깊은 이야기를 강연을 통해서 함께 들을게요.
- 나영석 일단 만나 뵙게 돼서 반갑고요. 오늘 여러분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저는 여러분 나이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제는 기억도 잘 안 나는 나이가 돼버렸어요. 내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 뭘 했는지.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분이 지금 당장 뭘 해라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사회를 살고 이 세상을 살아나갈 때 여러분의 진로나 적성이나 또는 여러분의 인생을 선택할 때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싶어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저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 꿈이 없었어요. 꿈이 없었다는 건, 꿈이라는 건 뭘까요? 꿈이라는 건 나 이 일을 하고 싶어 라는 거겠죠. 나 뭐가 굉장히 되고 싶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죠. 네 꿈을 향해 달려가. 네 꿈을 이뤄 라고 밝은 면만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예상외로 거기에는 어두운 뒷면이 있어요. 네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게 절대 선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과연 그 꿈에 합당한 사람인가? 적합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가? 라는 게 무조건 전제가 돼야 해요. 그렇죠? 그런데 거기에 대한 확신이 여러분 나이 대에서는 참으로 쉽게 갖기 힘들어요. 좀더 쉽게 얘기하자면 내가 뭘 좀 더 좋아하는 사람인지, 뭘 잘 하는 사람인지 일찍 알면 그 분은 축복받은 경우에요. 나는 아직 중학생, 고등학생인데도 잘 모르겠어 라고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늦깎이 꿈을 찾아가는 학생들을 위해서 오늘 말씀을 드리려고 해요. 저 또한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뭘 해야 할 지 잘 몰랐어요. 내가 뭘 잘 하고 어떤 재능이 있는 사람인지 몰랐고요. 아까 얘기한 거처럼 낯을 가리는 학생이었고 그닥 도드라지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이 이 사회에서 뭘 할 수 있지? 라는 생각. 늘 그런 것 때문에 고민을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사실 크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아무 생각 없이 학교 다니지 않아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학교 다니지 않아? 어떻게 되겠지. 그러면서 다니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꿈이 있는 학생이라면 그 꿈을 향해 달려가면 좋겠지만 꿈이 없는 학생이라면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는 거에요. 제가 어떻게 PD가 됐는지 말씀 드릴게요. 대학교에 갔을 때 저는 당황스러웠어요. 대학교를 갈 때도 어떤 과를 갈래? 저는 행정학과를 나왔어요. 그건 저의 꿈과 재능에 아무 상관없이 점수 맞춰서 대충 간 거에요. 아무 생각 없이 간 거에요. 그러니까 대학교에 가서 내가 원하는 학문이 아니어서 적응하고 공부하기 쉽지 않았어요. 그때 비로소 느꼈어요. 그때 위기감을 느꼈어요. 내가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살았구나.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라는 질문을 처음으로 나 자신한테 물어봤던 거 같아요. 그런데 대답을 못하겠는 거에요. 그게 나는 너무 신기했어요. 이 세상에 나라는 사람을 제일 잘 아는 건 나 자신 아닐까요? 그런데 나 자신에게 너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뭐야? 너 앞으로 뭐가 하고 싶어? 라고 물어봤는데 대답은 못하는 거에요. 그게 너무 신기하고도 슬펐어요. 나는 왜 20년이나 살았는데 벌써 학교도 10 몇 년이나 다녔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예상외로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여러분 개개인은 확신할 수 있어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는 사람이고 뭘 잘하는 사람인지? 예상외로 100%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 많지 않을 거 같아요. 그래서 그걸 알기 위해서는 적성 꿈 진로를 알기 위해서 가장 먼저 선결돼야 할 과제가 있어요. 그게 바로 나를 아는 거에요. 그게 먼저 진행되지 않으면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알기가 힘들어요. 나를 아는 게 1번이에요. 여러분 집합이라는 걸 배우죠? 벤 다이어그램 같은 걸 배우죠? 동그라미를 상상의 동그라미를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그 집합은 나라는 집합이에요. 그러면 거기에다가 대충 내가 잘하는 거, 못하는 거, 콤플렉스 여러 가지를 써보세요. 그걸 모두 합치면 뭐가 되요? 나! 나라는 게 되는 거에요. 일단 그 벤 다이어그램을 명확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 다음이 바로 나라는 사람이 뭘 할 것인가? 뭘 원하는지는 그 다음 문제에요. 그래서 여러분, 늘 나는 지금 뭘 좋아하는가? 뭘 원하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하셔야 해요. 그래서 대학교 때 저는 처음으로 그런 고민을 했어요. 나란 사람이 뭘 좋아하고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는 거에요. 당연히 알 수 없죠. 맨날 학교랑 집만 왔다 갔다 한 게 다인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니까 많은 경험을 해봐야 안대요. 그런데 사람이 몸뚱어리가 하나인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경험들을 해요? 못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간접경험이 중요한 거에요.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그런 일들이 모두 나에게 자극을 줘요. 책을 읽으면서 재미난 감동을 느낄 수 있죠. 음악을 통해서 또는 다른 것들을 통해서. 나라는 사람이 벤 다이어그램이라고 했죠? 나란 사람은 또한 잔잔한 연못 같은 사람인 거에요. 그 연못 밑바닥에 어떤 것이 깔려 있는지 알고 싶으면 연못을 어떻게 하면 돼요? 연못에 돌을 던지면 돼요. 우리는 진짜 돌을 던지면 아프고 그 책이라는 이름의 돌, 경험이라는 돌, 음악도 집어 넣고 영화도 집어 넣고 늘 던져봐야 하는 거에요. 그래야 안에서 진흙이 피어 올라요. 그래야 진짜 내가 그 안에 들어 있어요. 그래서 늘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해요. 그런데 늘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없어서 대신 영화를 보고 대신 책을 보고 대신 음악을 들으면서 아,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책을 싫어하는구나. 나는 이런 영화가 좋고 이런 영화가 싫구나. 나는 이런 음악은 좋아하고 이런 음악은 싫어하는구나. 연애를 해요? 나는 이런 남자고 좋고 이런 남자가 싫구나. 그렇잖아요. 남학생 입장에서 보면 여학생A가 있고 여학생B가 있어요. 비슷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나도 모르게 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요. 그걸 보고 스타일이라고 하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그게 나인 거에요. 여자 10명이 있고 여자 100명이 있어도 그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골라낼 수 있는 거. 어떤 매커니즘으로 그 사람한테 마음이 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그런 사람이다 라는 게 그게 나인 거에요. 그런 벤 다이어그램을 그려요. 저는 대학교 때 처음으로 그런 걸 그렸어요. 나는 소극적인 사람이고 나는 낯을 가리고 글을 쓰거나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하고 여러 가지 나라는 사람에 관한 걸 그렸어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그래서 제가 처음으로 도전했던 일은 나처럼 소극적이고.. 그러다 저는 연극반이라는 동아리활동을 하다가 글을 쓰게 되었고 그러다가 작가를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 응모에 공모했다가 낙방했어요. 이 길이 반년 아닌가 싶어서 영화사에 들어갔어요. 영화사에서 일을 했는데 영화사가 망했어요. 그래서 이게 아닌가 싶어서 PD를 해야지 싶어서 PD 공부를 했는데 그건 운 좋게 PD시험에 붙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PD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나를 찾아나가는 과정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할까 이런 판단 속에서 이쪽 대중예술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방향을 잡고 작가, 영화감독, PD 여러 군데의 문을 두드리다가 PD 일이라는 쪽에 안착을 한 케이스에요. 그럼 여러분도 그런 활동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 건 여러분만의 방식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보든 영화를 보든 어떤 경험을 하든 아르바이트를 하든 해외여행을 떠나든 그건 각자만의 방식으로 각자의 연못에 돌을 던지세요.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꼼꼼히 체크해보세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할 때 제일 행복한지. 저는 연극반 생활을 하면서 엄청나게 행복했어요. 그때 뭐가 행복했냐 하면, 저는 TV컨텐츠가 좋아서 이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연예인들을 만나는 게 좋아서 이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에요. 저는 대학교 때 연극반 생활을 할 때 두 달 동안 연극연습을 하고 한 번 공연을 한 후에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리고 두 달 동안 고생한 사람들과 울면서 끌어안을 때가 저는 최고로 행복했어요. 아! 누군가와 같이 일한다는 것의 짜릿함.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행복. 이런 기분을 평생 느끼면서 일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쪽 일을 선택하게 된 거에요. 언제 내가 가장 행복한지, 그걸 알아야 되는 거에요. 그런데 저는 그때 연극반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가장 그때 행복한 사람인지 아마 몰랐을 거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길을 가요? 스펙을 따라서 엄마 아빠가 하라는 대로 그렇게 가죠. 저는 행정학과를 나왔고 그때 당시에 행정학과에 80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40명 정도는 행정고시를 공부하고 있었고 30명은 대기업 입사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저는 뭐에요? 메이저에요? 마이너에요? 마이너인 거죠. 그런 분위기에서 마이너를 선택하기가 참 쉽지 않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여러분 요즘 제2외국어를 하나요? 예를 들어서 제2외국어를 선택하는데 남들이 다 뭘 선택해. 예를 들어서 나는 너무 아랍어가 하고 싶어요. 그런데 아랍어는 나밖에 없어. 선택하세요. 여러분,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로 똑같이 우르르 가려고 하지 마세요. 그게 왜 바보 같은 일인지 아세요? 많은 사람들이 특정기업을 얘기하면 그렇겠지만, 예를 들어 구글이다. 모든 사람들이 구글에 가기를 원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막 원서를 내요. 나도 그럼 거기 가야 하나? 거기에 가면 왠지 멋있어 보이고 거기를 가면 자랑도 할 수 있을 거 같고 그래서 구글에 가요. 그거는 나라는 비범한 사람을 평범한 사람으로 바꾸는 행위에요. 왜 그런지 아세요? 우리는 n분의1. 그냥 흘러 다니는 대중이 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는 나라는 존재는 이 세상에 하나 하나 다 다른 별과 같은 존재인데 많은 사람들은 그 별의 모서리를 깎아내고 빛을 줄이고 옆에 있는 돌들과 똑같이되게 만들어서 몸을 숨기고 남들이 가는 길로 똑같이 따라가려고 해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요.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어요. 여러분 어벤져스 봤죠? 어벤져스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뭘 해요? 아이언맨을 하죠. 아이언맨수트가 얼마나 멋있어요? 그 사람은 돈도 많고 아이언맨수트도 있고 하늘도 날아다녀요. 굉장히 멋지죠? 그리고 한 번쯤 영화를 보면서 나도 쟤처럼 저렇게 살아보면 좋겠다는 이런 생각도 하죠. 그런데 여러분 한 번 상상해보세요. 전세계 50억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아이언맨수트를 입혀봐요! 그러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닌 거에요. 그냥 똑 같은 사람 중의 한 명인 거에요. 그렇게 됐을 때 그 다른 사람은 전혀 스패셜하지 않은, 어벤져스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는 거죠. 저는 요새 우리나라의 젊은 친구들이나 학생들이 모두 다 똑 같은 어벤져스의 아이언맨수트를 똑 같은 컬러의 똑 같은 기능을 가진 걸 입으려고 죽을 각오를 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죽을 각오를 하고 수학문제를 풀고 죽을 각오를 하고 영어를 하고 죽을 각오를 하고 스펙을 쌓아서 그 길을 똑 같은 아이언맨수트를 받아서 드디어 입었어요. 나도 드디어 아이언맨 됐어 하고 엄마 드디어 아이언맨 됐어요 하고 집 밖에 나가봤더니 저 앞집 아줌마도 카트 끌고 있는데 아이언맨수트를 입고 있고, 옆집 아저씨도 그러고 있고, 뒷집 할머니도 그러고 있는 거에요. 우리 죽을 각오를 다해서 아주 평범한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는지 몰라요. 절대로 그런 오류에는 빠지면 안 되요. 우리 모두는 각자 특별한 재능이 있고 각자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다시 제 대학교 때 얘기로 돌아가서 80명 중에 70명이 다 똑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데 나 혼자 다른 선택을 하는 게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남들은 다 이 길로 가는데 나만 유별나게 작가를 하겠다고 글을 응모하고 영화감독을 하겠다고 영화사를 가고 영화사가 망하고 나 너무 유별난 거 아니야? 나 너무 유별 떠는 거 아니야? 라는 고민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저는 용기를 내고 그 길을 갈 수 있었던 건 이 길이 더 저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80명 중의 70명이 대기업에 지원했어요. 그럼 그 대기업은 70대 1이 되겠지만 나머지 10명이 다른 길을 갔어요. 그러면 경쟁률이 10 대 1, 5 대 1밖에 안 되요. 성공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보고 그게 어떤 건지 알아가려고 노력하시고요. 그게 발견되면 그 길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가시는 게 좋아요. 그러면 모두 다 아이언맨수트를 입고 있을 때 나는 다른 수트를 입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에요. 강의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Q6 PD라는 직업에 리더십은 무엇인가요?
- 나영석 이게 참 아이러니해요. 여러분 중에 그런 사람이 있을 거에요. 나 PD를 되게 하고 싶은데 하는 저렇게 리더십이 없어서 고민이다 하는 사람들. 최소한 거기에 대한 고민을 안 해도 되는 게 아까도 얘기했지만 저는 어떤 사람이라고 그랬어요? 소극적이고 저쪽 구석에 앉아 있는 조용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건 별로 걱정 안 하셔도 되요. 왜냐하면 여러분, 리더십이라는 건 얘들아 가자 하고 따라가는 게 리더십이 아니에요. 내 마음을 보여주고 따라오게 만드는 게 리더십이에요. 소리를 지르고 앞에서 깃발을 들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 사람들이 나를 믿고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드는 게 리더십이에요. 그 외에 특별한 게 없어요. 그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최선을 다 하면 되요. 그러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 같아요.
- Q7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나영석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은 이 친구들은 봤을까요? 1박2일 할 때 외국인노동자 특집을 한 적이 있었어요. 본 적 있어요? 그때 그걸 찍으면서 너무 많이 울고, 저는 그걸 편집하면서 계속 울면서 편집을 했어요. 계속 눈물이 나서. 집에서 혼자 방송을 보는데 방송을 보면서 또 혼자 대성통곡을 하면서 봤어요. 그때 어떤 내용이었냐 하면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에서 오신 노동자 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컨셉이었는데 맨 마지막에 그 분들 모르게 현지에 있는 그 분들의 엄마 또는 부인, 아들 이런 분들을 그 분들 모르게 저희가 조용히 한국에 데려왔어요. 여행 마지막 날 그 분들을 깜짝 만나게 해드리고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리고 사흘 동안 저희가 그 가족 분들을 다 관광을 시켜드렸어요. 그때 왜 그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냐 하면 처음에 되게 평범한 특집으로 기획을 했었어요. 1박2일 외국인 노동자랑 같이 여행을 가면 재미있겠다 정도로 시작을 했는데 그때가 연말이었어요. 계산을 해보니까 방송날짜가 크리스마스인 거에요. 방송 말미에 이들에게 크리스마스선물을 하나씩 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걸 가지고 회의를 했어요. 어떤 선물을 주는 게 좋을까? 더운 나라에서 오신 분들이 많으니까 추우니까 파카 같은 걸 선물할까? 털실로 짠 장화 같은 걸 선물할까? 여러 가지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다가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무얼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죠. 그랬더니 회의 끝에 나온 얘기가 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옷도 있고 장화도 있고 다 좋지만 이들은 외국에서 홀로 외로이 돈을 버는 분들이니까 이 분들께 가장 좋은 건 어쩌면 아내나 어머니나 가족을 만나는 일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족을 만나게 해주자 라는 생각이 든 거죠. 그때만 해도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일 줄 몰랐어요. 그 분들의 신상명세 여권에 가족 주소가 나와요. 그걸 가지고 그분들 모르게 저희가 각 나라에 사람을 보낸 거죠. PD 한 명씩 각 나라에 보내서 그 집을 어떻게든 찾아가서 만나서 섭외해서 데리고 오자. 그래서 갔는데 너무도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요. 우리가 태국, 필리핀을 가면 관광지에 있다 오지, 그 분들이 사는 깊숙한 마을까지 들어가지 않잖아요. 들어가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들었고 그 분들을 만나서 한국에서 온 방송국 사람이다 해도 믿지 않으세요. 그리고 그 분들을 데리고 오려면 대한민국 비자를 받아야 해요. 우리는 다른 나라에 갈 때, 이제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져서 너무 쉽게 외국에 나가지만 예상외로 우리나라는 외국인들 기준으로 들어오기 힘든 곳이에요. 굉장히 힘들게 비자를 얻고 1년씩 기다려서 몇 년씩 기다려서 비자를 얻고 들어오시는데 저희는 한 달 안에 그 비자를 받아야 하니까. 어떤 경우는 이런 경우가 있었어요. 네팔에 계신 분의 어머니였는데 주민등록 자체가 없는 거에요.
- 사회자 어떻게 찾았어요, 그런 분을?
- 나영석 그 주소를 보고 찾아갔었는데 여권이나 비자를 받으려면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하잖아요. 네팔처럼 발전이 더딘 나라는 그 옛날에 태어나도 출생신고를 안 하고 그런 분이었던 거죠. 우리 PD가 그 할머니 손을 잡고 일단 그 동네 동사무소 가서 출생신고를 했어요. 그 분의 주민등록증을 받아서 그 나라 구청에 가서 여권을 만들고 그 여권을 들고 대한민국영사관에 가서 비자서류를 내고 그 비자를 받아서 할머니를 드디어 모시고 올 수 있었어요. 그렇게 힘든 케이스가 있었고, 어떤 친구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고 하는 거에요. 우리가 갔더니, 간신히 그 집을 찾아갔더니 아버님만 계신 거에요. 어머니는 어디 계시냐고 하니까 이 친구가 우리나라에서 일을 하는 동안 어머니가 사실 돌아가신 거에요.
- 사회자 그 소식을 몰랐던 거에요?
- 나영석 그런데 그 소식을 일부러 얘기하지 않은 거죠. 타지에서 힘들게 고생하고 있을 아들 생각에 어머니 돌아가셨다고 하면 울고 불고 또 돌아온다고 할 테니까 저희가 올 때까지 얘기를 못하고 아빠가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던 케이스도 있었어요. 여러 가지 힘든 경우가 있었어요. 그 사람들을 모두 힘들게 힘들게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전날 밤 강릉으로 데리고 왔어요. 거기서 만나게 해드렸는데 다들 너무 울고 불고 난리가 났던 그때 저도 그걸 보고 엄마 생각이 나고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친구는 아빠가 대신 왔어요. 미얀마 청년이었던 거 같은데 아빠가 대신 왔고, 그 아빠는 그 얘기를 우리 제작진한테 어머니가 돌아가신 얘기를 하지 않기를 원했어요. 우리한테도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고 우리 또한 알겠습니다 하고 약속을 했고요. 3박4일 기간이 있었고 아버지도 어머니에 관한 얘기를 한 마디도 안 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사흘이 지난 후에 우리한테 물어봤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거 같다고. 아들이니까 아는 거에요. 아빠의 표정만 봐도 대화만 해봐도 그게 자식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거죠. 그런 여러 가지 과정들을 겪으면서 사람이란 무엇인가? 가족의 사랑이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너무 깊게 하게 되었고 또 이들을 이렇게 만나게 해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능력이든 그게 뭐든 간에 가지고 있는 내가 되었다는 사실이, 내가 PD라는 사실이 그때 굉장히 뿌듯했었고 그게 저한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었던 거 같아요.
- Q8 리얼버라이어티쇼, 전부 사실인가요?
- 나영석 제 생각에는 그게 속이려면 속일 수 있을 거 같아요. 촬영하기 전에 잘 얘기하고 그것만 자, 지금부터 착한 척 해. 자 큐!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은 게 그걸 연기하기 쉽지 않아요. 착한 척을 연기하기 쉽지 않고 예를 들면 박명수씨라는 사람이 있잖아요. 무한도전에 나오는. 박명수라는 사람이 가진 여러 가지 캐릭터, 느낌, 그 분만의 이야기하는 방식이 있는데 박명수씨는 실제로 그런 사람일 거에요. 그걸 연기로 그렇게 하는 건 불가능해요.
- 사회자 버럭 이러는 거요?
- 나영석 쉽지 않거든요. 요즘 세상에서 대본을 써줘서 하는 것보다 박명수씨 본인의 모습이 훨씬 웃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본을 써줘서 그런 척을 하라고 할 필요가 사실은 없어요. 박명수 본인이 훨씬 더 웃긴데 뭐 하러 그렇게 하겠어요?
- Q9 슬럼프를 느껴본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나영석 슬럼프가 없을 수 없죠. 누구나 슬럼프는 와요.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저는 주변사람들을 통해서 늘 극복해요.
- 사회자 어떤 방식으로요?
- 나영석 슬럼프라는 게 나라는 사람의 싸이클이잖아요. 나라는 사람의 싸이클이 좋을 때도 있지만 쭉 떨어져 있을 때도 있는데 그때 사실 고민이 많거나 화나는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일이 생겼거나 그런 상황일 텐데, 그런 걸 끌어 올려주는 건 친한 친구, 동료, 선후배인 거 같아요. 나 지금 이런 상황이에요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거기에 관해서 진지한 위로를 받을 수 있고 그런 동료가 옆에 있으면 슬럼프를 훨씬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있어요. 내가 이렇게 다운 되어 있고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상황일 때도 저 사람들은 나를 사랑해주는구나 하는 확신이 있으면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거든요. 그게 가족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그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이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에요. 많은 사람이 나영석PD 프로그램, 나영석PD 어쩌구 저쩌구 얘기를 하지만 저는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너무너무 부끄러워요. 방송이라는 건 열 명, 스무 명, 서른 명 저랑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있어요. 저는 그 사람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지, 저 혼자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아니고요. 제가 다운 되거나 제가 슬럼프에 있을 때 저를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도 그 사람들이에요. 여러분도 절대로 혼자 이 세상을 살 수 없어요. 무조건 늘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셔야 해요. 친구든 가족이든 엄마든 선배든 후배든. 그리고 그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해주세요. 그러면 내가 힘들 때 그 사람들이 나한테 손을 꼭 내밀어주고 더 빨리 정신적인 컨디션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늘 주변에 있는 사람들, 사람이 아주 큰 재산이고 사람이 제일 중요한 거다 라는 걸 늘 명심해주시면 좋겠어요.
- Q10 앞으로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 나영석 저는 프로그램을 2년 후에 뭘 해야지, 3년 후에 뭘 해야지 이렇게 생각해놓지는 않아요. 그래서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걸 급하게 작업으로 옮기는 스타일이라 지금은 별 생각이 없는데, 신서유기라는 방송을 얼마 전에 했었어요. 그게 인터넷 전용 컨텐츠로 나갔었는데 인터넷으로 방송이 되기는 했지만 방송 자체는 그냥 TV에서 나오는 거랑 큰 차이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터넷 전용방송 같은 걸 조금 더 연구해서 더 새로운 틀을 제시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죠.
- Q11 꿈꾸는 대로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한 마디?
- 나영석 어쨌든 젊은 친구들한테 제 경험도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풋풋한 질문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기뻤던 거 같습니다.
- 사회자 오늘 좋은 말씀 들려주신 나영석PD님께 큰 박수 부탁 드립니다.
- 나영석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