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 이정국 소 속 : 영화감독, 세종대학교 직 위 : 영화감독, 영화예술학과 교수 인터뷰 일시 : 2008년 7월 11일 15:00-16:00 인터뷰 장소 :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1210호

저는 영화를 총 감독하는 것으로 시나리오 단계부터 최종 개봉하는 과정까지 최종적으로 지휘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때 지방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운동과 영화를 좋아해서 이소룡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또 지금은 말을 잘하지만 그 때는 말을 잘 못해서 선생님이 질문하면 대답을 잘 하지 못하는 콤플렉스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세계적인 철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말을 잘 못해서 어떻게 철학자가 될 것인가 고민하다가 영화는 자막만 넣으면 전 세계에 제 생각을 전파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과를 가겠다고 결심하고 선택한 이후 한 번도 마음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영화에 대한 꿈이 있어야하고, 영화를 좋아해야 합니다. 또한 영화는 제작하는데 있어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영화감독은 그러한 사람들을 총체적으로 통제, 지휘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영화 제반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시나리오와 연출은 기본이고 카메라와 같은 매체, 편집 등 전반적인 영화제작과정에 대해 총체적으로 알아야합니다. 현재 감독이 되기 위한 시험과 자격증은 없습니다. 저는 고등학생시절에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꾸었고 대학에서 연극영화과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는 충무로의 영화 현장에서 조감독 생활을 몇 년 거치면서 인정을 받고 제작자의 눈에 띄어 투자를 받아 감독이 되거나, 혹은 단편영화를 만들어 독립단편영화제, 해외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거나 평가를 받아 감독이 됩니다. 저는 특이하게 충무로에서 현장 경험을 많이 하지 않고 단편을 많이 만들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감독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썼던 장편 시나리오가 모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시나리오가 있다면 투자자가 있어야 영화가 제작됩니다. 저는 1990년도에 '부활의 노래'라는 영화로 영화감독으로서의 데뷔를 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적은 돈을 투자를 해주어 직접 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감독이 아니었다면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을 하거나, 편집 분야에서 일을 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들었던 작품이 평생 남는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상상으로 만든 작품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때, 극장에서 영화가 개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보고 큰 반응을 해주면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순간을 위해서 영화를 만드는구나 하고 말입니다. 또한 이정국 감독의 어떤 영화라고 남게 되고, 만든 창조물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가장 힘든 과정이 시나리오 쓰는 과정입니다. 창작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로, 한 공간에 앉아서 새롭게 창작을 한다는 것은 과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높은 수준으로 내놓아서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이 힘든 일이고 몇 년간을 창작을 해도 관객이나 평론가들, 또는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굉장히 허탈합니다. 과정자체는 재미있지만 초기의 아이디어 구상, 결과를 만들었을 때의 반응이 안 좋을 때가 힘이 듭니다.   가장 필요한 능력이자 기본적인 것은 시나리오 쓰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매체를 다루는 능력이 필요한데 필름, 디지털 등 앞으로는 디지털 매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또한 많은 영화를 보고, 그 영화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지 영화뿐 아니라 세상을 보는 능력, 인간, 역사에 대한 복합적인 능력도 필요하고 매체를 통해 자기 생각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영화의 꿈을 갖고 출발했을 때 같이 출발한 많은 사람들 중 몇 사람만 감독이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영화를 많이 보았었고 지식이 많았지만, 왜 내가 영화감독이 됐을까 생각해 보면 의지에서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꿈에 대한 집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영화는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한데, 많은 사람들을 다루는 종합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원만한 관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감독으로서 영화 제작의 한 가지 일만 잘해도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영화감독의 역할 외에도 프로듀서로서의 복합적인 능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는 사람을 설득하지 못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망은 있지만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실 데뷔 후 2, 3번째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매우 힘이 드는데 1, 2편 실패하면 감독으로서의 생명 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성공했어도 관객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면 만만치 않은 직업이 됩니다. 특히 지금은 많은 학과, 학교에서 인력을 배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중에서 감독이 되는 경우는 소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상업영화감독뿐만 아니라 폭을 넓혀 독립영화, 단편영화 분야에서 작업할 수도 있고, 아시아에서 한국영화가 많은 흥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만큼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단편을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영화제가 한국에도 많기 때문에 작품을 출품하여 객관적인 평가 받을 수 있습니다. 본선에만 들어도 기본적인 자질을 갖는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얼마나 능력이 있나 평가를 받으려면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감독이 된 이후 5년간 생활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이 기간에 돈을 벌지 못하고 오직 영화하나의 꿈으로 10여 년간을 견딜 수 있겠는가에 대한 자문, 견딜 수 있으면 끝까지 가보자하는 자신감을 가져 비로소 감독에 대한 자신감 갖게 되었습니다.   영화감독이 되려면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주변에 20대에 영화감독의 꿈을 꾸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꿈꾸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직업을 택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이 분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를 하며 영화에 대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단편영화를 만들며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스스로 돌아보면 좋습니다. 또한 영화를 삶의 일부처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영화를 볼 때 만들고 싶다는 열정과 의지가 생겨야 하며,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많이 보고 분석해 내야 합니다. 영화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고, 보고 듣고 만들어보는 삼위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영화를 하는데 있어서 체력과 건강은 기본입니다. 머리도 써야하지만 체력도 굉장히 많이 소비됩니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일하다 보면 남여의 체력의 차이가 없음을 볼 수 있는데 체력의 문제 보다는 건강, 정신력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오히려 여학생들이 잘 견디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영화감독을 한다고 하면 신문, 방송에 나오는 감독들을 떠올리며 화려하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성공한 감독은 1.5%밖에 안 되기 때문에 쉬운 직업이 아닙니다. 하지만 5% 이내의 감독이 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영화를 보여주며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강제규,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행복한 감독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명성도 날리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자신의 꿈을 갖고 있는 감독들이 더 많습니다. 감독이란 타이틀을 따기는 쉽지만, 생활로서 안정이 되면서 진정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기란 어렵다는 사실은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