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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정동규
소 속 : 경원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직 위 : 교수
인터뷰 일시 : 2009년 7월 9일(목) 오후 1시
인터뷰 장소 : 경원대학교 세종관 308호

학생들이 자기 진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고등학교 선생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곳에서 진로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도 힘들고 자유롭게 진로에 대한 계획을 스스로 세울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등학교 때 선생님의 역할은 부모 이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제 경우는 고3 때 독일어 담당 담임선생님의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그때부터 서구문화에 대한 호기심 혹은 그 본질에 접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할까요? 현대사회가 서구의 사상이라든가 서구의 제도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서구사회의 진행과정이라든가 그 역사과정에 관심을 가졌고, 그것의 본질에 접근하고 싶다는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인문학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총체적인 어떤 능력이나 관심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그 중에서 어떤 부분을 따로 떼어내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예컨대 의학이나 공학계열처럼 어떤 기술을 습득하는 것과는 다르게 제가 정의하는 인문학은 일종의 인간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인간에 대한 관심이나 사람에 대한 애정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독일이나 유럽 쪽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언어 즉, 외국어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 교육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미리 공부한다면 물론 좋겠지요. 요즘같이 모든 학생들이 영어를 잘하는 상황에서는 아마 그 학생들이 독일어를 배우는 것이 상당히 수월하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한다고 해서 쫒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독어독문학과는 예전처럼 독일의 문학 혹은 독일의 언어만을 공부한다기보다는 독일 내지 유럽에 관한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다룬다는 것이 오늘날의 독일 관련학과 분야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학과 자체적으로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특별히 없습니다. 오히려 사회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오해가 있습니다. “외국어를 하려면 차라리 영어를 하지, 왜 하필 독일어?”라는 식으로 사회가 독어독문학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학생 내지 전공에 가하는 불합리한 압박 같은 것이 있어 학생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전공에 관련 없이 진출분야가 기본적으로 어디든 다 가능합니다. 인문학은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인간학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흔히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가지 못 할 곳은 없다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구체적인 진로유형으로는 첫째, 공부를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독일어를 공부하는 것을 디딤돌로 예컨대 환경이라든가 제빵, 주조, 언어치료사, 육가공, 실내디자인, 사회체육 등의 전문가 과정을 공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독일에 가서 선진 학문을 공부할 경우 독일 대부분의 대학들은 등록금이 없습니다. 이것은 공부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유리한 점입니다. 그밖에 교육 분야, 문화예술 분야, 경제 분야, 공무원 등 모든 분야에 취업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언어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 교육내용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독일어를 제대로 공부하고 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천 년 전에도 그렇겠지만 지금도 역시 독일어와 영어는 같은 언어라고 말 할 수 있어요. 쉽게 비유하자면 독일어는 서울말이고, 영어는 제주 방언에 해당한다고 할까요? 실제로 독일에 가서 보면 독일 사람들이 영어를 굉장히 잘 합니다. 같은 구조의 말이기 때문에 그 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무척 빨리 배웁니다. 마찬가지로 요즘 같이 학생들이 영어를 잘 하는 상황에서 독일어를 배우는데 있어 그 실력은 영어를 공부할 때보다 최소한 5배 정도의 속도로 늘어납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선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학에 와서 독일어를 공부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영문과 학생들이 취업이 잘 됐는데, 지금은 영문과 졸업생들보다 독문과나 불문과 등 제2외국어 전공 학생들의 취업률이 훨씬 높습니다. 실제로 작년 10대 대기업에서(아마 전경련으로 기억하는데)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10대 대기업에 가장 많이 취업한 인문사회계열의 학과는 놀랍게도 독문과 졸업생이 가장 많았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남들이 무엇을 한다고 해서 그것을 다 쫓아가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잘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업에 있어서도 모두가 영어를 잘 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영어가 취업을 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따라서 또 다른 언어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영어와 독일어는 같은 언어이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한 사람의 경우 독일어를 배우는데 아주 유리합니다. 학생들이 독일어에 관심을 가지고, 독일어를 통해 장래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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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률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