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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구태훈
소 속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직 위 : 교수
인터뷰 일시 : 2009년 9월 28일(월) 오후2시
인터뷰 장소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구태훈 교수연구실

원래 역사가 좋았습니다. 그것이 사학과를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역사가 좋아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역사가 좋았고, 다양하게 책을 읽으면서 단지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서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하게 되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 등 협객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뛰었고, 뛰어난 사내들이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 궁금했습니다. 역사의 전체적인 틀을 파악해보면서 모든 인간들의 삶이 저에겐 굉장히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했던 것입니다.

일단 역사 과목을 좋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 연구는 묵묵하게 책을 읽고 분석하는 작업의 연속입니다. 따라서 역사 과목을 좋아하지 않으면 중간에 지치게 됩니다. 또한 인간생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사회의 모순구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등 호기심을 가지고 생각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왜 그럴까?’라는 생각은 모든 학문의 출발점입니다. 기록으로 남겨진 역사를 통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의 변천과정에 대해 알 수 있으며, 또한 풍부한 독서를 통해 관심을 넓혀야 합니다. 더불어 사료와 사료 사이의 공백에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생각해내는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 또한 필요합니다.

현재 고등학교 교과목 중 한국사를 내용으로 하는 국사 과목이 관련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살고 있는 시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근현대사 과목은 독립적인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등 치열했던 근현대사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자는 뜻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세계사나 사회 등 인문사회 과목이 연관성이 있다고 봅니다.

역사는 흔히 단순히 과거를 공부하는 암기 위주의 과목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는 과학입니다. 역사는 인간 삶의 궤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인간의 사상이나 생활방식, 인간관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흔적까지 추적하고 사람들이 어떠한 조건 속에서 이런 삶을 살아왔는가를 치밀하게 논리적인 탐구를 통해서 연구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현재를 이해하고 나아가 미래를 전망하는 힘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내심을 가지고 끈기 있게 단조로운 일상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며, 한자를 비롯한 외국어에 대한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학생들은 이런 점들을 어려워하는데, 진정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뚝심 있게 공부한다면 역사만큼 재미있는 학문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학이라는 것이 인간관계에 대한 학문이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게 됩니다. 우선 사학 연구자로서의 길이 가능하고, 중․고등학교 교사로 진출하기도 합니다. 또 박물관 등 독립연구기관에 취업하기도 하며, 방송 등 언론, 출판계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그밖에 대학교수, 학예사, 정치가, 각종 사회단체에서 활동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있다면 주변을 둘러보고, 가까운 역사 현장을 찾아가서 과거 인간들의 삶과 숨결이 묻어 있는 유물이나 유적들을 이해하고 해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풍부한 독서 역량을 키워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자를 비롯한 외국어 능력을 갖추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욕심을 내자면, 아주 복잡하게 엉켜있는 다양한 사료들을 잘 정리해서 한 편의 좋은 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논술 등 글쓰기 훈련이 잘 되어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우리나라 역사교육이 워낙 주입식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역사 과목을 단순한 암기과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보통 임진왜란이 1592년, 병자호란이 1636년에 일어났다는 사실은 알지만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어떠한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행되었는지 역사의 전체적인 틀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전체적인 틀을 파악해보면 역사의 진행과정이 굉장히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시절을 거쳐서 사회를 짊어지고 나아가야 하는 주체로서, 사회를 책임지는 어른으로서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다양한 문제에 관심이 갖고 사회의 모순된 여러 현상들에 대해 그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이 나서서 열심히 공부해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내가 위인이 되고, 내가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새 시대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사학을 전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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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률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