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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김형찬
소 속 :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직 위 : 교수
인터뷰 일시 : 2009년 7월 28일(화) 오후 2시
인터뷰 장소 :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212호
김형찬 교수연구실

원래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1980년대 군부독재와 민주화운동으로 얼룩진 시절 대학생활을 하면서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싸우며 살아야 하는가? 함께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인간은 본래 그런 존재인가? 이런 고민들과 함께 경제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을 공부하다가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인간’은 서로 사랑하며 조화롭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인간’그 자체에서 찾다 보니 보다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철학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답을 찾기 보다는 지식과 진리 자체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호기심과 지적 욕구가 필요합니다. 책을 읽고 생각하며 인류가 오랜 세월 축적해 놓은 지적 성과를 추적하기를 즐기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유를 펼쳐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철학과에서는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배우게 됩니다. 이는 모든 학문과 지성적 활동의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교과목이 다 관련되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윤리나 국어 그밖에 역사나 사회 교과목이 특히 관련이 높습니다.

철학과에서는 인간과 삶에 대한 본성을 탐구하고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가치관과 세계관 등에 대해서 연구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적 가치를 발견하고, 인간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철학 저술에 대한 이해와 철학적 사고에의 적응이 필요합니다. 인류가 쌓아 온 지적 유산의 최고봉이며 인문학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어려움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을 업으로 삼는 직업은 교수나 연구원 등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철학적 사유의 훈련을 하면 그 활용방안은 매우 무궁무진합니다. 경제 현장이나 법조계 같은 분야에 진출해도 경영학, 법학, 등 실용적 학문을 기반으로 한 사람 보다 멀리 보고, 깊이 사유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할 때 결정적 차이를 낳습니다. 철학과 출신들 모임에 나가 보면 기업, 언론, 출판, 문화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 활동을 하다가 그 분야에서 한 발 더 나가기 위해 철학과 대학원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로스쿨이나 MBA 같은 대학원 교육이 필수적인 과정이 되는 시대에는 대학에서 인문학의 기반으로서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유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철학책을 보려고 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가 이루어 낸 최고 수준의 지적 성과이니만큼 철학적 사유 다시 말해 인간과 사회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의 말과 글 어느 곳에나 중요한 철학이 있습니다. 일단 인문사회 고전을 많이 읽는 것이 좋습니다. 인문학, 사회과학을 막론하고 인류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책들을 차근차근 많이 읽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철학은 그저 어렵고 고상한 취미가 아니라, 인류가 축적한 최고 수준의 지적 성과를 탐구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유의 훈련을 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세상을 넓고 깊게 보면서 사회에 기여하며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철학과를 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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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률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