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지리학은 지표위에서 사람들이 하는 일상생활에 대한 원리와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지표를 다루는 관련학문을 본다면 멀리 하늘을 보면 천문이나 기상학이 있을 것이고 아래를 본다면 지질학이나 박물학 등의 학문이 있을 텐데요, 바로 지표위에서 사람들이 활동하는 현상, 공간상에서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생활하는 인간들의 공간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은 당연히 지리학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가지 현상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자연과학적 지식으로도 볼 수 있는데, 그것을 공간적인 현상으로 본다면 당연히 지리학을 선택해야 될 것입니다. 여기서 공간적으로 본다는 말은 지리학은 기본적으로 여러 서로 다른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립이 가능한 학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특정한 현상이 동일하게 나타나고, 사람들이 모두 다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같은 말과 같은 행동을 하고 살아간다면 지리학이란 학문자체는 존재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 모두 다른 생활을 하고 있고, 심지어 한 나라 안에서도 다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공간이라는 것이 어떤 차이를 주느냐에 관심을 갖는다면, 그리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공간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에 관심을 갖는다면 지리학을 선택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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