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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조진원
소 속 : 연세대학교 생명시스템대학 생물학과
직 위 : 교수
인터뷰 일시 : 2009년 7월 16일(목) 오전 11시
인터뷰 장소 : 연세대학교 신과학관 지하 SB146호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생물학을 무척 싫어했습니다. 그러다가 3학년 때 생물선생님이 새로 바뀌셨는데, 그때 선생님이 강의 시작 전에 하신 말씀이 있었어요. “생물은 과학이다. 절대 암기과목이 아니다.” 그리고 정말 과학처럼 가르쳐 주셨어요. 제가 원래 과학 과목에 흥미를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다른 어떤 과목보다 생물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고, 그리고 성적도 잘 나왔습니다. 집에서는 의대를 가라고 말씀 하셨지만 정말 의대는 가기 싫었습니다. 그 분야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의사라는 직업이 마치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기술자처럼 느껴졌죠. 저는 과학을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그때 왓슨이 쓴 ‘이중나선’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게 되었고, 그 후로 계속 생물학에 대해서 깊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과학에 있어서 다 마찬가지겠지만 우선 관찰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왜 감기에 걸리면 재채기를 하는가?' 혹은 '왜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아프면 열이 날까?' 등 여러 가지 주변 상황을 살펴보고 사소한 일에도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은 관찰에서 출발합니다. 어떤 사물의 드러난 부분을 포함해 숨겨진 부분까지 흥미를 갖고 잘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체력이 좋아야 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연구도 많이 하기 때문에 체력이 좋은 학생들이 학과에 오면 재미있게 잘 지낼 수 있습니다. 또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 연구하거나 공부하기에는 벅찬 과목이 많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협동심이 굉장히 많이 요구됩니다.

고등학교 생물 교과목도 물론 관련이 있습니다만 그 외에도 화학, 물리, 수학 등의 다른 과목도 관련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화학 과목은 모든 과학의 기초가 되는 과목이므로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은 생명현상을 분자 수부터 시작해서 개체 수까지 다 가르쳐줍니다. 따라서 굉장히 다양한 과목을 배우게 됩니다. 간혹 입학생들 중 중․고등학교 때 아예 생물을 안 배우고 들어온 학생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생물1․2 수업을 듣고 오면 아주 편하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설사 생물 과목을 배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입학한 후에 방학을 잘 활용해서 고등학교 생물 공부라든가 학교 홈페이지를 보고 공부하면서 준비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생물학이라고 하면 취업의 문이 그리 넓지 않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21세기는 생명과학의 시대이기 때문에 생명과학과 관련된 산업이 아주 많습니다. 생물학과 함께 경영학이나 법학, 언론, 심리학 등을 복수전공하여 사회에 진출한 성공한 졸업생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때 생물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은 아주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화학입니다. 화학적 백그라운드가 충분해야 하고, 그 다음에 생물학을 배우고 와야 합니다. 물리도 많이 필요하고 수학도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금은 생물학을 접근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많이 다릅니다. 옛날에는 오로지 생물학만을 가지고 생명현상을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관련 기초학문적인 지식 없이는 새로운 학문을 할 수가 없습니다. 예컨대 비교생물학이라든지, 통합생물학 혹은 시스템생물학 등 이런 개념들은 여러 생명 현상들을 다양한 각도로 보면서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컴퓨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생물학과에 들어오면 참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생물학 데이터를 어떻게 잘 조합하고 찾아내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화학이나 생물 등 기초학문을 기본으로 여러 다방면으로 과학적인 지식을 쌓아 두면 좋습니다. 그다음에 영어 실력을 충분히 쌓아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과에 들어오면 첫 번째 나눠 주는 교과서가 다 영어책입니다. 영어책으로 4년 동안 배우게 됩니다. 앞으로는 각 대학에서도 영어로 가르치는 강의가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영어공부도 잘 해두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어떤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해서 그 분야로 뛰어들면 나중에 공부를 마치고 직업을 가질 때쯤 그 분야는 이미 하향곡선을 그릴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어떤 직업을 선택하려고 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 무엇이 잘 될 것이다’라는 미래의 전망에 관한 사항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신문이나 교양서적도 등 인문학적인 백그라운드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과학은 건조해집니다. 단순히 학과공부만 열심히 하지 말고, 많은 상식과 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거기서 미래에 어떤 직업이 대세를 이룰 것인가 등의 창의적인 생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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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률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