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의류학과를 선택할 당시 1990년대 초반이었는데, 그땐 남학생이 의류학을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으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던 시절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의류학과를 선택한 것은 제 스스로가 옷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어떤 학과를 가서도 제 자신이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중앙대학교는 국내의 문화예술의 주도적인 학교입니다. 그중에서도 연극영화 분야가 단연 최고인데, 이를 의상과 접목시키는 시도를 하면서 현장작업과 함께 제 전공인 무대의상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의류학은 응용학문이자 종합 학문적 성격이 매우 강한 학문입니다. 따라서 인문사회, 자연과학, 예체능 등 모든 학문 분야의 기초적 소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성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며, 시각이나 촉각 등 감각이 예민하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최근 패션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서 대학가 클럽에도 자주 나가보라고 학생들에게 권유합니다. 결론적으로 의류학과는 인문·사회적 기초교양과 자연과학적 분석력, 그리고 예술적 창의력이 골고루 필요한 학과입니다.
의류학과와 관련 높은 고등학교 교과목은 특정 과목을 지칭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중요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국어와 미술입니다. 디자이너는 본인의 디자인을 표현하고 발표하면서 더불어 본인 디자인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각적 표현능력과 언어적 표현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입학생들이 의상디자인을 위한 표현능력 부족으로 미술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50:50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으나, 향후 인문계열과 예체능계열을 50:50으로 선발할 예정입니다.
주로
패션디자이너 및 패션 코디네이터, 스타일리스트 그리고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모델리스트, 패션 디스플레이 디자이너
등 다양합니다. 또한 패션 머천다이저, 패션바이어, 샵
마스터 등 유통업체, 디자인 전문 업체에서 일할 수 있으며,
패션 전문 교육기관에서 강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잡지사, 신문사 등에서 패션전문기자로 활동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의류학과에서는 본인의 머릿속에 있는 여러 가지의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하여 디자인 발상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의 개인적 학문배경과 성장배경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디어란 사람의 경험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적 체험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관련 전시회, 연극, 영화, 음악회 등의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내재되어 있어야만 향후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 뱅크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류학과에서 구체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을 스스로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1세기는 지식, 상상력, 창의성이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는 문화산업 및 지식서비스 사회입니다.
더불어 학문적 트렌드는 융합 및 복합 학문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문화와 디자인, 감성, 서비스가 중요한 지식서비스 기반 경제시대에 의류학은 모든 학문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대적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학문으로 많은 창의적 작업을 할 수 있는 매력 있는 학과입니다. 여러분들도 입시를 위한 공부보다는 젊은 시절 다양한 경험과 학문적 기초를 기반으로 한 의류학과에서 여러분의 꿈을 펼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