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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이기조
소 속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
직 위 : 교수
인터뷰 일시 : 2009년 7월 1일(수) 오전 10시
인터뷰 장소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형관

원래 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 전공이었습니다. 당시 디자인 붐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사실 저는 가구디자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도자기실에 갔는데, 가마 문 속에 구워진 형형색색의 도자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도자기에 끌리게 되었고, 처음으로 도자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하려고 했다가 도자기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앞으로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 할 일인데,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미래의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 좋은가? 그때 참 무모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넉넉하지 않고 폼은 안 나지만 도자기는 늘 설렘 속에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항상 기대감 속에서 일을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매력적이고 신비스러운 것이 바로 도자기입니다.

공예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물건들의 본래 기능을 살리면서 동시에 예술적인 성취도 이루어낼 수 있는 모든 작업을 다루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현대사회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통찰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무엇을 잘 만들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전반적인 사회의 생활과 문화 혹은 정치적 흐름 등을 빨리 읽어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또한 공예가 감각을 요구하는 분야이니만큼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일상생활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감수성과 상상력도 중요합니다.

공예는 인류생활과 함께 발전해 온 역사가 오래된 조형표현방식입니다. 인류 각각의 생활환경에 따라 각양각색의 표현방식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교과목 중 미술 교과목뿐만 아니라 역사, 사회 등 인문사회 과목과도 연관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공예과는 목칠, 도자, 금속, 염색 이렇게 4개의 전공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아무래도 과제라든가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각각의 전혀 다른 재료들을 이해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것들을 통합해서 창조적인 작품으로 이끌어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공예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다 공예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료와 손에서 오는 감각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 인테리어디자이너 등으로 일할 수 있는데, 제품디자이너의 경우 캐릭터디자이너부터 시작해 의류, 그릇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진출분야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외에도 문화재 보존원, 귀금속 및 보석세공원이 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울러 예능계 강사, 마케팅관련 사무원 등으로도 일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실기적인 측면을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날 모든 창조적인 영역이 특별한 감성을 요구하느니만큼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하게 감각 쌓기 훈련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체험하면서 미적 안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사회전반의 흐름을 읽기 위한 다양한 독서도 필요하겠습니다. 또 감각은 드로잉에서 출발합니다. 모든 창작 영역의 기본인 회화적인 드로잉 능력을 키워두면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등학생들이 수능 준비와 미술학원에서 실기를 병행하느라 무척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는 줄 압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것은 테크닉이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 못지않게 많은 독서를 통해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 또한 무척 중요합니다. 훌륭한 공예품은 인간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아름답게 해주며 시대를 초월해 그 가치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공예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입시 요령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다른 예술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늘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고양시켜 나가고,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어가는 자세로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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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률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