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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배일환
소 속 :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음악학부 관현악전공
직 위 : 교수
인터뷰 일시 : 2009년 9월 30일(수) 오후 5시
인터뷰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405호

아무래도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 하게 됩니다. 제 경우는 형과 누나가 모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제가 선택한 것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가 아닌 첼로였습니다. 첼로는 일단 악기가 크고 멋있어요. 악기 중에서 가장 인간의 모습과 닮았고, 소리도 인간의 목소리와 제일 흡사합니다. 음색 자체가 참 푸근하며 중저음의 남자의 목소리에서부터 아주 고음의 여성의 목소리까지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첼로입니다.

우선 예술적 재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예술적 재능은 단순히 감수성이나 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는 끼보다도 더 중요한 끈기와 인내와 노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바로 재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악기를 다루고 항상 꾸준하게 연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 다양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만의 개성도 있는, 감성이 풍부하고 열성적인 사람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예체능계는 실기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제일 중요하고 우선이긴 하지만 실기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공부도 잘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면 실기 실력도 훨씬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모든 교과목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때까지는 한 우물만 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기에 집중해서 자기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 들어와서 보면 세상이 넓어진 거죠. 그 속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외로워하고 우울증을 갖기도 하는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먼저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누가 먼저 말을 걸기 전에 직접 나서서 실내악 연주 연습을 하기도 하고, 봉사활동을 제의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음악이고, 음악의 하모니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어울리는 음악이 최고의 음악입니다.

음대에는 여러 가지 취업분야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졸업 후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기도 하고, 예술 중․고등학교, 음악학원 등에서 실기를 지도하거나 직접 음악학원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또 많은 학생들이 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해외 유학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다만 미래 진로에 대한 생각을 대학 1학년 때부터 아니면 늦어도 2학년 때는 미리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학을 가려면 그 나라 언어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오케스트라에 들어간다면 지정곡들에 대한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할 것입니다.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많은 친구들이 연습할 때는 잘했는데, 시험 당일 경직이 되거나 떨려서 실수하게 되고 시험을 잘 치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술 분야는 한 순간을 위해서 수백, 수천 시간 연습을 하고 노력해야 하는데, 연습할 때는 잘 하다가 정식 연주회에서 실수를 한다면 너무 억울하지만 그런 것도 극복해야 합니다. 선생님들은 열심히 연습했고 소질이 있는 학생들의 실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설사 실수를 했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연주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예체능은 어렸을 때부터 자기 자신만 알고 살아왔습니다. ‘나만 잘 하면 된다’ 혹은 ‘열심히 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더 뛰어나야 되겠다’ 라는 식으로 어떻게 보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될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 어떤 면에서는 순수하고 세상 물정 잘 모르고 순진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한 우물을 파되 여러 우물에 관심을 가져라’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나 시사 등에 관심을 갖고, 다른 전공 친구들과도 교류를 활발히 하는 등 연주를 할 때 나만의 연주가 아닌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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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률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