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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분야

(애니메이션) 우수한 콘텐츠를 많이 보고 들으며 경험하세요


원종익 시나리오 작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 현실에서 도망치다

「아이코닉스」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인 원종익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착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다. 
평범한 여느 고등학생들처럼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교와 전공을 선택해 대학교에 입학했던 그의 대학생활은 오래가지 않아 끝이 났다.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자신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부모님께는 휴학을 한다고 하여 전면적인 갈등을 피했지만 사실 그는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생각이 없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방황의 시기를 보내던 그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명한 작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골라 영화, 드라마, 만화책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어나가던 그는 문득 자신이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에 대한 동경과 욕구가 생긴 그는 부모님께 복학하지 않겠다는 말을 꺼냈다. 
무엇을 할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찾아보겠다는 그의 말을 믿고 부모님은 그를 묵묵히 기다려주셨다.
일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마냥 놀 수는 없었던 그는 이삿짐센터에서 이삿짐을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모전 준비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어떤 경험이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어떤 이야기를 재조합할 때는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잖아요. 
많이 보고 경험한 사람은 그만큼 많은 재료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그런데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보려면 시간상으로 제한이 있잖아요. 
저는 직접적인 경험보다 콘텐츠를 통한 간접 경험을 더 많이 했어요.”

공모전에 도전하다

원종익 작가는 시나리오 작가 수업을 받지 않았다. 
말만 할 줄 알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 시나리오라는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물론 체계적으로 배우면 기술을 빨리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맞게 좋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며 그것은 교육을 별도로 받지 않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인터넷에 아마추어들이 글을 올리는 사이트가 있었어요. 
한 페이지 분량의 글들을 창작해서 서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저도 글을 한두 페이지씩 올리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글을 쓰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모전에 도전했고, 당선이 되면서 글 쓰는 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는 애니메이션 스토리 공모전에 당선이 되었지만 애니메이션 작가가 된다는 구체적인 꿈보다는 단지 글을 써서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공모전에 당선되고 난 뒤에도 별다른 일이 없었던 그는 시간이 좀 지나서 공모전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아이코닉스 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뽀로로」 제작 과정에 참여하게 된 그는 1년간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가 정식으로 입사했다.

글로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적인 기반 만들기

“당시에는 「뽀로로」가 지금만큼 알려져 있지 않았어요. 
아이를 키우거나 조카가 있는 사람들만 아는 정도? 
지금처럼 여러 매체에 노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아이코닉스와 일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그때까지 나와 있던 에피소드를 다 봤어요. 
아이코닉스에서 시나리오가 어떻게 생산되는지도 알아 봤고요.”

회사나 단체, 또 각 매체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원종익 작가는 아이코닉스에서 작업하는 방식에 맞추고 적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연구를 해야 했다. 
시나리오작가 수업을 받은 적도 없고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분야도 처음이었던 원종익 작가는 1년 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적 기반을 만들었다.

그동안 그는 「뽀로로」와 「타요」, 「미술탐험대」 등의 시나리오를 썼고 여러 기관이나 업체에서 의뢰해오는 「뽀로로」나 「타요」와 관련된 광고와 캠페인 작업도 했다. 
그는 아직까지 아이코닉스에서의 경력밖에 없지만 앞으로는 다른 분야의 시나리오도 써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영화는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한 편의 작품을 만드는 형식이잖아요. 
아직 어떤 형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이든 만화든 저만의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작가들이 느끼는 자기소모감이나 창작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그의 재충전, 자기계발 방법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에 열심히 놀기보다는 그냥 쉬는 편이라고 한다.

시나리오 작가가 갖추어야 할 자질

“중고등학생 때는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좀 슬픈 현실이지만, 수능성적이 좋으면 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기도 하니까요. 
그 외에는 잡학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책, 소설, 만화, 게임 등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많이 보는 것도 확실하게 도움이 돼요.”

원종익 작가는 중·고등학교 다닐 때 글을 써본 적이 없었지만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문장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야기를 좋아하고 이야기 만드는 것이 재미있어서였다.
문장력은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하면 좋아질 수 있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 역시 연습을 많이 하면 실력이 는다. 
하지만 어느 쪽이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지 따져봤을 때, 역시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도구인 문장보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창의력,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니 문장력이 좋지 못해도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작가로서의 능력을 갖춘 셈이에요. 
문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스토리 작가를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 분야는 분업의 형태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분야가 다양하고, 전체를 관할하는 피디들이 있어서 항상 다른 분야 사람이나 피디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그는 아이코닉스에서 6년째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가끔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는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자리는 물론이고 사안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내는 경우에도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능력을 모아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만드는 일이다 보니 의견이 분분하기 마련인데, 이때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면 작업이 훨씬 즐겁겠죠. 
사회에 나와 어떤 일을 하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특히 애니메이션 작업에서는 첫 번째로 손꼽힐 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프리랜서와 회사원의 장단점

“애니메이션 분야뿐만 아니라 스토리 창작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은 우수한 콘텐츠를 많이 보고 들으면서 감성적인 부분을 채워나가기를 권해요.
데이터베이스가 많을수록 이야기를 조립할 수 있는 재료가 많으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애니메이션 작가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원종익 작가처럼 애니메이션 회사에 정식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과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둘 사이에는 장단점이 분명하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면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면서 큰 걱정 없이 자신의 일을 해나갈 수 있다. 
반면 작가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더욱 창조적일 수 있는데, 회사는 조직 단위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억제할 수 밖에 없다.

외주를 받아 일을 하는 대부분의 프리랜서들은 작업을 하면서도 계속 취업 활동을 해야 하니 일이 몰릴 때는 몸이 힘들고, 일이 없을 때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니 마음이 힘들다. 
하지만 다양한 작품을 접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을 받으면 업체에서 먼저 연락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점을 비교해, 취업을 할 것인지 프리랜서로 활동할 것인지 잘 선택해야 일을 하는 데 만족감이 높아진다.

불안해도 포기하지 마세요

“열심히 찾아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처럼 중간에 공부를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꿈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충실히 하세요. 
그것이 최선이에요. 
왜냐면 지금 포기한 것 때문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지만 꿈이 확실하고, 그 꿈이 지금 하는 학업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겠죠.”

글을 써서 돈을 번다는 것은 허황된 생각이라고 여기시던 부모님도 이제는 그가 하는 일을 인정하고 대학을 중도에 그만둔 것도 이해를 해주시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저 역시 꿈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포기를 경험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수능 점수에 매달려 공부만 하면서 막연한 꿈이나 진로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중간에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266&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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