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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분야

(대안학교)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사색은 자존감을 만든다


김희영 온라인 모바일 게임 마케터

김희영씨는 전북 무주에 위치한 생태지향 대안학교 ‘푸른꿈 고등학교’의 졸업생이다. 
방황했던 중학생 시절을 거쳐 안착한 ‘푸른꿈 고등학교’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존감을 높이는 교육을 받았다. 
유연한 생각을 가진 그녀는 대학에서 광고 홍보학을 전공하고, 게임회사 네오위즈게임즈를 거쳐 현재 윈드러너, 이카루스 등의 게임을 개발한 위메이드 온라인/모바일게임 사업 마케팅부에서
일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이란 특수 분야에서 다년간의 마케팅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한 그녀는 게임 산업에 뛰어든 지 어느덧 4년차가 되었다. 
확고한 가치관을 가진 그녀의 이야기는 게임처럼 흥미로웠다.

대안학교 진학을 권유받았을 땐 기분이 나빴어요

요즘 생긴 단어 중, 허세가 있고 강한 척하는 사람을 보고 중2병이라 부른다. 
중학생이었던 희영씨도 한때 사고도 꽤 치고 학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중2병에 걸린 청소년이었다. 
어느 날, 그녀의 부모님이 진지하게 대안학교 진학을 제안했을 때 그녀는 기분이 나빴다. 
대안학교는 문제아가 가는 학교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러 대안학교를 돌아보고 싫으면 다니지 말라는 부모님의 제안으로 희영씨는 몇 군데의 대안학교를 돌아다녔다. 
그녀의 맘에 든 학교는 무주에 위치한 생태지향 대안학교인 ‘푸른꿈고등학교’였다. 
인문계열이었기에 부모님도 만족하셨고 학생의 자유를 많이 준다는 이야기에 그녀 역시 만족할 수 있었다.

전교생이 기숙 생활을 하는 ‘푸른꿈 고등학교’에서 그녀는 자유로운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다. 
두발과 복장에 대한 간섭도 없었고, 보통의 인문계 학교처럼 공부를 강요하지도 않았다. 
선생님들은 학생이 원할 때 가르침을 주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자신의 머리로 생각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임을 강조했다.

“규칙을 학생회끼리 정해서 다수결로 정했어요. 
선생님도 한 표, 학생도 한 표. 
우리의 태도나 생활 자체에 대해선 스스로가 깊게 생각해야 될 문제란 걸 알려줬죠.”

학교는 끊임없이 저에게 질문을 했죠

희영씨가 ‘푸른꿈 고등학교’에서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겠단 생각을 하게 된 첫 번째 계기는 학교에서 끊임없이 물어본 질문이었다.

“너는 뭐를 좋아하고, 무슨 생각을 하니? 언제나 제 생각을 물어봤던 거 같아요. 
수업도 학생들의 생각을 물어보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형태로 진행 됐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너는 꿈이 뭐야? 앞으로 뭐 할거야? 라는 미래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생각하길 귀찮아하는 요즘 사회의 특성에 반하는 ‘푸른꿈 고등학교’의 사유하는 교육은 학생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쓰레기들을 산 아래에 묻어서 버리는 것을 목격했어요. 
생태지향학교인데 그것에 반하는 행동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제일 존경했던 선생님께 말씀드렸죠. 
그런데 선생님께서 학교에 이의제기를 해보라고 말하셨죠. 
제가 느낀 감정은 당연히 넘어갈 것들이 아니라고. 
래서 처음으로 제가 대장으로 서게 됐어요. 
그런데 그것을 안 선생님이 교사대상의 긴급회의를 열어 논의를 거친 후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셨어요.
합법이란 생각만 했지 학교의 이념과 어긋나는 것은 미처 생각을 못했다고,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앞으론 방향을 바꾸겠단 말을 들었죠.”

그 이후로 그녀는 스스로도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이란 자각을 하게 됐다.
동시에 의견을 내기 위해선 지식이 필요하단 사실도 깨달았다. 
2때 학생회장이 되고나서 그녀는 더 큰 욕심을 갖게 됐다. 
대학 진학에 별 뜻이 없었던 그녀가 학생회 활동을 통해 이전보다 더 체계적인 수업을 받고 전문적인 일을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대학 진학을 결정한 그녀는 일반고에 있었다면 자신이 이렇게까지 깊이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하진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고3 학생들이 점수에 맞춰 학교를 선택하거나 취업이 안정적인 과를 지망하는 흐름 속에서 희영씨는 자신의 성향에 맞춰 광고 홍보학과에 진학했다. 
끝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얻은 결론이었다.

게임회사와 광고회사의 면접을 봤어요

대학교 4학년 시절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희영씨는 인턴 경험이 필요하단 생각을 했다. 
그녀는 광고 대행사와 게임회사 네오위즈게임즈의 면접을 보았다. 
광고 대행사 면접에서 받은 질문은 주량이 얼만지 야근을 잘 할 수 있는지, 남자친구가 있는지 등의 신변에 관련된 질문이었던 반면, 네오위즈의 면접은 달랐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게임을 좋아하는지, 요즘 사회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이었다. 
그녀가 지원했던 광고 대행사는 일본에 본사를 둔 꽤 큰 기업이었고 잘만 하면 정규직이 되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결국 집에서 회사까지의 이동 시간이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위치한 게임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면접 느낌이 너무 좋았고 그녀가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도 컸기 때문이다.

6개월간의 인턴 기간을 마치고 팀장은 그녀에게 당장 정규직 전환은 어렵지만 계약직으로 6개월 더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불안한 미래가 걱정됐던 그녀는 팀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광고대행사에 취직한다. 
하지만 그곳에선 그녀가 납득할 수 없는 철야와 모순된 일들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답답해하던 그녀에게 네오위즈게임즈 쪽에서 연락이 왔다. 
그녀가 나간 동안 상사들을 설득한 팀장의 정규직 제안이었다. 
돈으로 보나 꿈으로 보나 네오위즈를 가야겠단 결론을 낸 그녀는 결국 다시 게임회사로 돌아왔다.

생각의 유연함이 게임 시장과 잘 맞았어요

상사가 별 생각 없이 툭 던진 ‘피파온라인2' 게임의 피시방 프로모션의견 공모에서 그녀는 특유의 유연한 생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대학시절 피시방 아르바이트 경험을 토대로 제시한 의견은 미리 기획해둔 프로모션 진행안을 재정비하게끔 하였고 회사 내에서 그녀의 능력을 인정받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글로벌 게임, 모바일 게임 등 넓은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게임 제작팀 역시 많기 때문에, 회사 이직이 활발하고 평균 연령이 어린 것이 게임 시장의 특성이다. 
회사에 몸담은 지 2년이 됐을 때, 그녀는 게임회사 위메이드로 이직을 했다. 
피시방 프로모션 의견을 받아들여줬던 팀장의 제의가 들어왔던 것이다. 
경력을 좀 더 유지하며 년차를 쌓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처음엔 제안을 거절하지만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을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러닝 어드벤쳐 모바일 게임 ‘윈드러너’나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이카루스 등이 개발되고 사업화 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그녀는 게임에 있어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케팅에 있어서 1순위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찾게 하는 거예요.
일단 게임 런칭 쪽을 신경 써야 해서 현재 게임의 앞으로의 개발, 업데이트에 대한 1차 회의를 하죠. 
업데이트 됐을 때 관심을 끌려면 광고와 이벤트가 필요하니 2차적으로 마케팅부에서 다시 회의를 해요. 
이 업데이트에 어떤 컨셉을 만들어 어떤 광고를 하고 얼마의 비용을 쓸까. 
얘기가 끝나면 예산을 받기 위한 기획서 작업이 들어가는 거죠.”

기획 후 승인이 떨어지면 외부업체와의 미팅이 진행된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획 및 제작 홍보를 하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마케팅 전문가로서 그녀는 데이터와 전략 같은 기획의 중요성과 더불어 게임 시장의 트렌드에도 민감했다. 
유행하는 것과 사회적 이슈 혹은 문제점들이 게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체크하고 관여하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직업을 잘못 선택했단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게임을 잘 알아야 되고 야근도 너무 많았던 2년차의 이야기다. 
그러나 4년차에 접어들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협업에 만족하게 되었다.

자신만의 생각이 필요해요

대안학교에 온 학생들은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가 늘게 된다.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되기도 하지만 회의감이 들 때는 일반 학교의 학생들보다 더 강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녀 주위에도 대안학교를 선택했던 것이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학우들이 있었다.

“대안학교에서 애들끼리 많이 하는 얘기 중 하나가 ‘대학을 가야 하나?’ 라는 거예요. 
그때의 삶 자체가 즐겁고 치열하게 살지 않는 게 너무 좋은 거죠. 
하지만 대학을 들어가면 다시 사회의 경쟁구도에 들어가게 되는 거니까 고민을 하게 되는 거예요. 
대학을 가든, 안 가든 나는 대안 학교를 갔다 왔기 때문에 뒤처졌어 라는 생각도 하는 거구요.”

그녀는 최근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푸른꿈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건강을 챙기고 고민을 많이 하라는 후배들이 들으면 실망할 수 있는 다소 평범한 조언이었다. 
러나 그녀는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 말했다.

“선택지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요. 
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연구원이 하고 싶을지, 마케팅 또는 다른 게 하고 싶을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란 거죠. 
때문에 지금은 자기 자리에서 어느 정도 성을 쌓아 놓으면 나중엔 맨 위에서 둘러볼 수 있는 거겠죠. 
굉장히 많은 선택지가 보이는 거예요.”

그녀는 요즘 젊은이들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이의 의견에 편승해 말을 얹는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요새 인터넷 댓글을 보면 베스트 댓글이라 해서 제일 위에 뜨는 댓글들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그 댓글을 보고 그럴 듯하면 자기 생각인 냥 추천을 누르고요.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동의’의 행위지 자신의 100%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직접 자기 생각을 줄줄 써보면 어감이나 결론이 다를 수도 있죠. 
이렇듯 지금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하고 ‘내 생각’을 써볼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대세를 따라가더라도 속으로는 생각을 해보는 게 자기를 만드는 길인 것 같아요.”

자신에 대한 사색은 자존감을 만들죠

대안학교에서의 공부는 책상에서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리산 종주, 무인도 체험 역시 김희영씨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원동력을 준 것이다. 
계속된 질문은 어느 순간 그녀 자신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그렇게 바라본 자신의 장점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단점은 반성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자존감을 만들었다.

“학교 선생님들이 끝없이 저한테 질문을 했기 때문에 저도 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될 때는 저도 모르게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되요. 
이렇게 하면 행복할까? 이러면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저는 이 학교를 갔기 때문에 가치관을 이루고 사유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직 젊은 지금은 치열하게 살고 있구요. 
나중에 스트레스 없이 제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151&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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