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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분야

(글로벌) 관심 있는 분야를 하다 보니 국제기구에 이르렀어요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김주헌 환경정책 전문가


우리나라에서 주도해 만든 국제기구가 있다. 

글로벌 녹색성장 기구(Global Green Growth Institute)로 약자로는 GGGI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주헌 씨(35세)는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일하다 공부하다 보니 여기에 이르렀다. 

수없이 비행기를 타고 타국에서 일해야 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이고 보람 있는 일이기에 즐겁다.


우리나라가 만든 유일한 국제기구


GGGI는 2010년 6월에 창립해 개도국을 대상으로 녹색성장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글로벌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국제기구다. 

한국에 본부를 두며 해외 주요 지역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


2008년부터 한국 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주제를 국제적으로 선포했다. 

녹색성장이라는 개념을 내적으로는 심화시키고 밖으로는 전파하고, 확산시키기 위해서 만든 국제기구가 바로 GGGI다. 

한국 법인으로 출발했는데 2010년도 10월에 당당히 국제기구가 됐다. 

여태까지 한국 주도로 국제기구를 만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명망 있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국제기구를 한국이 주도해서 만들었다는 점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GGGI의 역할 중 가장 큰 것은 녹색성장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일이다. 

선진국이 환경문제를 무시한 채 경제적인 개발에만 치중한 결과 지금 폐해가 엄청나다. 

따라서 개발도상국들은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환경문제를 고려하며 동시에 경제성장을 이루도록 하자는 취지다.

예를 들면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등의 개발도상국에 가서 정부 고위 관료를 만나 경제적인 부분도 분석해주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자문을 해준다. 

그런 컨설팅을 하려면 그 나라에 대한 경제적 분석이 되어있어야 하므로 관련된 리서치도 해야 한다.


별생각 없이 대학에 가고 취업도 했지만 맞지 않았어요


주헌 씨는 1998년에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에 진학했다. 

영문학을 전공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고 한다. 

학창시절 주헌 씨는 그렇게 계획을 잘하면서 살진 못 했다. 

진로도 조금 늦게 정한 편이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때 너무 많이 계획을 했다면 벌써 지쳤을 것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매일 매일을 계획하며 살아야하니 어릴 때부터 계획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취업도 해봤지만 위계질서나 술 문화 등이 견디기 힘들었다. 

마음고생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지만 자신과는 맞지 않다고 느꼈고 그렇다면 해외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대기업에 다녔기 때문에 사람들은 퇴사를 말렸지만 그는 결국 회사를 나왔다.


그러던 중 니콜라스 스턴이라는 영국의 경제학자가 쓴 《기후변화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여러 가지 환경 문제들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봐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들이랑 다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걸 보고 그는 이런 분야를 공부해 보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둔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공부했다. 

UN 관련 기구나 NGO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조금씩 돈을 받고 일하거나 컨설턴트도 해보고 인턴도 해보았다.


멀쩡한 대기업을 그만두니 어머니는 크게 반대를 했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도 만족해하신다. 

얼굴은 자주 못 보지만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며 행복해하는 아들을 보고 싫어하실 부모님은 없을 것이다.


겁내지 말고 시도해보세요


주헌 씨는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영어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영어 잡지를 만들고 싶었다.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며 편집장 역할을 하면 실력을 늘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대학원 원장님과 의논해 외국 친구들을 모아 영어 잡지를 시작했다.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최초의 영어 잡지였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편집장으로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나름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창간호가 나오자 대학원 원장님이 출장을 가면서 UN 본부에 그 잡지를 가져갔다. 

본부에서 어떤 분이 그 잡지를 보고 주헌 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자기 부서에서 뉴스레터를 만들려고 하는데 디자인을 해달라고 해서 해줬고, 그것이 경력 한 줄이 되었다. 

만일 영어에 자신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던 중 환경부에서 국제환경전문가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라는 걸 처음으로 만들었다. 

시험과 면접을 통해 우수한 청년들을 뽑아서 UN 기구로 파견을 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주헌 씨는 거기에 뽑혀 스위스 제네바로 파견가게 된다. 

정부에서 월급이 나왔지만 금액이 적었기 때문에 생활은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은 몇 개월 일하다가 돌아오는데 주헌 씨는 인생을 걸다시피 했다. 

자신이 뭘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때 최선을 다해 일한 것이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채우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틀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세상을 무대로 국경이나 경계 없이 도전해보고 경험해본다면 국제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려면 누구나 예상하듯 일단 영어가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영어를 한다는 건 결국 자신이 국제화된다는 것이고 문화적으로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이 되지 않으면 세계 여러 인종과 일하기 어렵다.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대화도 나누고 농담도 하는 것이니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편견이 있는 사람이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 공감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일이 문서작성이기 때문에 문서작성도 잘해야 한다. 

를 들면, 개도국의 어떤 현장을 보고 이걸 자신이 어떻게 서술하는 가에 따라서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문서작성능력이나 언어적인 역량 같은 기술적인 부분도 업무를 할 때는 중요하다.


학창시절에는 가능하다면 여행을 다니며 다른 국가들을 많이 보고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한다. 

국제캠프 같은 곳에 가도 좋고 봉사활동을 가도 좋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가서 시야를 넓히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것 이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세요


많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국제기구에 들어갈 수 있냐고 질문한다.

그러면 주헌 씨는 ‘네가 원하는 게 뭐냐’고 되묻는다. 

문제는 학생들이 하는 질문들이 모두 무슨 공부를 해야 들어갈 수 있냐,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느냐 등의 질문들이다.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느 회사에서 일하느냐가 아니라 무슨 일을 하느냐다.


막연히 국제기구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국제기구는 많고 돈을 많이 주는 데도, 적게 주는 데도 있다. 

국제기구에서 일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멋있기만 한 것도 아니다. 

주헌 씨만 해도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중 60~70%를 개발도상국에서 보내거나 아예 개발도상국에서 사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육체적으로도 무척 힘들다. 

가족도 잘 못 보고 지낸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고 싶느냐 하는 문제다. 

UN의 경우 직원을 채용하는 시험이 있지만 소수만 뽑기 때문에 합격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연결되어 국제기구에 들어온다. 

어떤 일이 재미있어서, 소명의식이나 목적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국제기구에 들어갈 수도 있는 거지 국제기구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환상에 불과할지도 모르며 그렇게 들어온다고 해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원하는 일을 하고 원하는 분야에 있으면 국제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열릴 수 있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5782&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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