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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분야

(연극공연) 공대생에서 무대감독으로, 아르바이트가 직업이 되었어요


윤성호 PMC 무대감독

윤성호 씨는 PMC 프로덕션 소속 무대감독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공대에 진학해서 선배들에 이끌려 아르바이트로 하던 일이 직업으로 연결되었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은 직업,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일이다.


무대감독은 공연에 대한 전체적인 진행

및 파트별 조율을 해요


무대스텝은 세 가지 파트로 나뉜다. 무대 전반을 컨트롤하는 스테이지 매니저, 기계를 관리하는 기계 감독, 장면의 전환들을 맡는 전환수로 나뉜다.


성호 씨는 이 중 스테이지 매니저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음향감독이나 조명감독의 경우 전문 기술을 가지고 운영을 하기 때문에 ‘오퍼레이터(operator)’라고도 불린다. 

반면 무대감독은 ‘매니저(manager)’라고 칭다. 

한 작품을 위해 여러 파트가 모이는데 각 파트별로 시간과 물품 등 필요로 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필요들을 파악하여 조율하고 분배해주는 전반적 관리를 하기 때문에 매니저라고 불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트마다 개별적으로 무대를 이용할 시간이 필요하다. 

명팀은 조명을 설치할 시간, 음향팀은 음향기기를 설치할 시간, 배우들은 연습할 시간 등을 요구한다. 

이때 시간을 조율하여 파트별로 무대를 이용하는 시간을 짜는 것도 무대감독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이처럼 무대감독은 모든 파트들의 얘기를 듣고, 입장을 조율해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잘 설득하는 스펀지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그는 회사에 소속된 무대감독이기에 일반적인 무대감독들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스텝들이 꾸려지고 준비부터, 진행, 철수까지 모두 책임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PMC의 경우 단기간 하는 작품은 일반적인 무대감독들과 똑같이 일하지만 난타와 같은 장기 공연의 경우에는 팀별로 돌아가며 일하게 된다. 

성호 씨 같은 경우 난타를 기본으로 맡되 그 외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과 ‘뮤직쇼웨딩’이라는 작품을 담당하고 있다.


공대가 전망이 좋다고 해서 진학했어요


성호 씨의 가족은 총 일곱 식구고 그는 그중 막내다. 

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셨고, 워낙 식구도 많다 보니 서로에 대해 별로 간섭이 없었다고 한다.

그도 누나들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고, 다들 각자 알아서 공부하고 대학에 갔다. 

서로의 성적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냥 각자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서로에게 크게 연연하지 않았던 듯하다.


성호 씨는 학창 시절, 활동적인 학생이었다. 

총학생회에서 문화 담당자로 활동하며 학교의 축제나 기타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했다. 

이 활동을 통해 문화 전반에 대해 약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만히 앉아 공부하는 건 좋아하진 않아서 성적은 중위권 정도였다.

과목 중에는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이과로 진학을 해 공대 입학을 희망했다.


게다가 그가 고등학교 때 공대 열풍이 불었다. 

공대로 진학을 하면 좋은 곳으로 취직할 수 있었기에 ‘철밥통’의 지름길이라고 여겼다. 

게다가 중위권이었던 성호 씨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적절한 과가 공대였다. 

런 사회적 분위기와 또래 친구들의 영향을 받아 공대로 진학을 했다.


또 강원도에서 자란 성호 씨가 집을 공식적으로 떠나 독립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서울에 있는 학교로의 진학이었다. 

이 나이 때는 집을 떠나 독립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될 것이다. 

그 역시 막연히 자유를 원했기에 서울에 있는 국립대의 공대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구 서울산업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동안 무대 스텝으로

 

아르바이트 하며 인연이 닿았어요


대학에서 선배들 중에 콘서트나 행사에서 음향, 조명 파트 일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방학 때 종종 이들을 따라 무대 스텝으로 가서 장비들을 설치하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다.


또 여자 선배 중에 청소년 문화 활동을 많이 하던 사람이 있었다. 

원이나 청소년 문화센터 등에서 청소년을 위한 자선 공연을 하던 사람이었는데, 성호 씨에게도 도움을 요청해 여러 번 같이 일했다. 

이때 처음으로 공연까진 아니지만 예체능 관련된 일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또 많이 알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 쪽에 종사하는 다른 선배들의 일을 도와주며 인맥도 많이 쌓았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무대감독 제의를 받았어요


제대 후 졸업할 시기가 다가오며 취업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그가 입학하자마자 대세였던 공대는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공대를 나왔다고 모두 대기업에 취업하는 시기가 더 이상 아니었다.


원래는 공연 쪽엔 취업할 생각이 없었고 전공을 살린 일을 할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에 PMC에서 계셨던 대학 선배로부터 무대감독 제의가 들어왔다. 

이전에 여러 번의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고, 항상 스탭으로만 일했던 그에게 무대감독이라는 제안이 매력적이기도 했다.


성호 씨는 무대와 관련한 공부를 하거나 준비를 한 것은 아니지만 무대감독의 경우 음향, 조명 감독에 비해 전문성과 체계성이 비교적 덜 요구된다. 

더군다나 PMC의 경우에는 팀 체계로 운영되기에 팀원끼리 상의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준비를 해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008년, 무대 감독으로 PMC에 입사하게 되었다.


실제로 일해보니 스텝으로 아르바이트 할 때와는 달랐죠


성호 씨는 전문적으로 공연을 공부하지 않았다.

이 쪽 분야는 확실히 예술대나 방송대 쪽 사람들이 많기는 하다. 

그는 공대 출신이지만 그나마 이 쪽으로 아르바이트의 경험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대감독 파트의 경우 공연 전반의 각 파트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 파트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호 씨의 경우 음향, 조명 파트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 파트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빨리 파악하고, 의견도 쉽게 조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반면 아르바이트 때는 콘서트와 행사 위주로 일을 했기에 공연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콘서트의 경우 무대 파트는 독립된 하나의 파트로 연출부에 요구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공연에서의 무대 파트는 전체 파트와 아울러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 차이에서 오는 부분으로 초반에는 좀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지인들에게 물어보며 배워나갈 수 있었다.


일이 마냥 재미있을 순 없지만 보람 있어요


무대감독이라고 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재미있어 보이는 직업이긴 하다. 

성호 씨 역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기도 하고 작품마다 새로운 작품 및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움을 느낄 수 있기에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일’이기에 그렇게 만족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작품이 흥행해 많은 관객들이 오고 많은 수익이 날 때 보람을 느낀다. 

또 해외 공연을 나가는 경우, 한국 공연이라고 해외에 있는 한인 분들이 많이 찾아준다. 

이들이 찾아와 고맙다고 분장실에 음식도 가져다 주시고, 덕담도 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낀다.


힘든 부분은 개선해가며 오래 일하고 싶어요


성호 씨는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래 일하고 싶다고 한다.

한국 공연계가 아직까지 외국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한국에서는 마흔만 되도 현장을 떠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공연계 전반적인 급여 수준도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해외 공연을 나가보면 백발의 할아버지가 아직도 현장에서 일을 하며 꽤 높은 급여를 받는다. 

그가 비록 공연계 전체의 틀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조금이나마 이런 부분을 개선해 나가며 오래 같이 일하고 싶다.


업무 특성 상 스케줄이 불규칙적이기에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진 않는다. 

그래서 보통 책, VTR, 인터넷 자료를 보며 독학을 한다. 

가끔은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해 단기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또 공연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공연들을 보는 것 역시 중요한 자기계발 중 하나다. 

그 공연에 쓰인 표현과 효과, 인원 배치 등을 주의 깊게 보게 된다고 한다.


문화나 예체능을 하겠다고 해서 공부를 등한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성호 씨는 조언한다.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이기에 상식이 굉장히 중요한 만큼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막연한 꿈을 너무 구체화시킬 필요는 없지만 너무 허황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340&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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