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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분야

(방송) 무대 위에서 다양한 세상을 창조하는 무대디자이너

EBS
최원석 무대디자이너

최원석 씨는 EBS의 무대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본 뮤지컬에서 무대에 반했고 무대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 
미술을 전공하며 지속적으로 무대디자인에 관심을 쏟은 결과 현재 방송의 무대와 세트를 만들고 매일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고 있다.

방송의 무대나 세트를 만드는 일이에요

무대디자인이라 하면 연출자가 의뢰를 하면 그 프로그램에 맞는 세트를 디자인하는 일이 기본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조금 더 영역이 넓어져서 세트 외에 시설물 안에 있는 로비를 디자인한다거나 실내 내부 인테리어를 한다거나 이런 쪽의 역할도 하고 있다.
실상 무대 디자인이라는 게 공간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기 쉽지 않다. 
공간에 대한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세트란 TV 무대세트, 프로그램 세트들이다. 
예를 들면 <장학퀴즈>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배경이 되는 백드롭들 같은 것들을 디자인한다.
<스페이스 공감>이라는 방송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면 무대를 만든다.
이런 디자인을 하고 있고, 정확히 말하자면 디자인을 하고 그것이 다 만들어질 때까지, 검수까지 하는 거다. 
그 마지막 세팅이 다 끝날 때까지가 그의 역할이다. 
녹화가 잘 들어가고 있는 지까지가 사실상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우연히 본 뮤지컬이 무대디자이너의
꿈을 심어주었어요

원석 씨는 어릴 때부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아버지는 출판사를 운영해서 외국의 팝업책 같은 것이 집에 많았다. 
입체적인 그림책 말이다. 
그런 것들을 많이 본 것이 지금 생각하면 그에게 영향을 준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원석 씨는 만화를 좋아했다. 
그림도 많이 그리고 팝업책을 많이 본 영향인지 그림을 그려 입체적인 것들도 많이 만들었다.

무대디자이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우연히 본 연극이 계기였다. 
<아가씨와 건달들>이라는 연극이었는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공간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무척 흥미로웠다. 
실제 세상을 못 바꾸지만 무대 안에서는 내 마음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때부터 무대디자인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외국 잡지 같은 것을 찾아보며 무대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학과는 없으니 미대에 가면 나름대로 기본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미술을 전공하면 길이 열릴 것 같았어요

91학번인 원석 씨가 학교를 다닐 때는 무대디자인과가 없었다고 한다. 
무대디자인이 하고 싶었지만 전공이 없으니 홍익대학교 미대에 들어갔다. 
금속공예와 동시에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하지만 그는 원래 디자인을 시작할 때 좀 특별하게 무대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학교를 다니면서 좀 찾아다녔다고 한다. 
전공과목도 전공과목이지만 다른 무대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찾아다녔는데 다행히도 그 당시, 1991년쯤에 방송국 무대디자인을 하는 선배들과 CF 무대디자인을 하는 선배들이 워크샵을 열었던 적이 있었다. 
거기를 수소문 끝에 찾아가게 되서 그때부터 무대디자인에 본격적으로 접근을 했다.

전공은 달랐지만 사실 많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무대디자인은 디자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디자인이 끝나면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시공, 감리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공예를 전공하면서 만드는 것을 직접 해봤기에 만드는 과정에 있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또 동시에 제품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무대디자인의 도면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공연 무대디자이너와는 차이가 있어요

무대 디자이너는 연극도 있을 수 있고, 영화도 있을 수 있고, 뮤지컬, 공간을 다루는, 그리고 공간을 필요로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다 할 수가 있다. 
이벤트도 할 수 있고, 인테리어도 할 수 있다.

영역을 정확히 구분해서 무대디자이너는 이것만 해야 돼 라고 볼 수는 없다. 
다른 분야에 비해서 조금 더 그 영역이 넓다고 볼 수 있다. 
품디자인이라면 제품에서만 끝날 것이고, 시각디자인하는 사람은 시각에서 끝날 부분인데 공간을 다루는 쪽은 약간 그 영역이 모호한 면은 있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하게 가는 사람들이 있다.

공연 분야의 무대디자이너라면 전체를 다 바라보는 세트 개념이다.
연극이라면 사실 연극 무대가 다 보이지 않는가. 
그런데 방송국은 시청자들이 카메라를 통해서 보게 된다.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 
그래서 사실상 연극 무대 같은 경우는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세트를 꽉 채웠다고했을 때 그걸 보러 온 사람들이 그 세트의 전체를 다 본다. 
하지만 TV 같은, 방송국 같은 경우는 카메라가 잡아주는 부분만 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카메라를 디자이너의 눈이라고 생각을 하고 디자인을 하게 된다. 
같은 공간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그게 가장 큰 차이가 되는 것이다.

또 연극은 조금 더 자유로운 부분이 있다. 
관객들이 세트를 다 볼 수 있기에 자유로운 것이다. 
반면 방송은 카메라를 통해 보이기 때문에 그 프레임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연극 분야는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일이 많을 때고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예산에도 크게 구애받게 된다. 
하지만 방송국은 안정적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 된다.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해요

디자인의 역할은 그림을 잘 그리고, 디자인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왜냐하면 설득을 해야 될부분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다. 
심지어 고객이 여러 명일 때도 있다. 
식당의 영양사와 똑같다. 
모두 입맛이 다르듯이 100이면 100이 다 다르다. 
디자인은 정답이 없다. 
1더하기 1이 2가 아닌 것이다. 
아무리 우리끼리 좋다고 해도 사장이 싫다고 하면 끝이다. 
그래서 우선 디자이너는 최고 의사결정자를 파악하고 그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아야 한다. 
설득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다.
설득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지만 내 디자인이 잘 만들어지거나 잘 설치가 되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한 일이다. 
내가 디자인한 것이 실제로 구현되도록 의도를 정확히 전하고 소통해야 하는 것이다.

공간지각능력도 무대디자이너의
중요한 능력이에요

무대디자이너는 공간지각능력이 중요하다. 
쉽게 말하면 관찰력이다.
예를 들면 테이블 하나를 만든다고 해보자. 
3센티미너의 두께가 좋을 때가 있고, 3센티미터가 투박해 보일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3센티미터가 너무 얇아 보일 때도 있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에 있어서 어느 공간에서는 이게 맞고, 또 어느 공간에서는 저게 더 좋더라 하는 관찰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제품 디자인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스마트폰의 베젤이 1밀리미터 이하면 예뻐 보이고, 1밀리미터 이하더라도 오히려 더 약해보이거나 쓰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 것에 대한 관찰력은 타고 나는 것뿐 아니라 꾸준히 디자인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좋은 공간, 좋은 것에 대한 경험을 항상 해야 한다. 
어느 공간을 갔더니 보라색하고 파란색이 굉장히 아름다웠다면 그걸 관찰하고 있다가 차용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원석 씨는 자신이 본 것들을 사진으로 찍기도 하고, 그림도 그려놓고, 머릿속에 기억하기도 한다. 
요즘은 기억력을 믿기보다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놓거나 아니면 그림으로 기록해둔다. 
예전에는 일부러 공책을 들고 다니면서 카페를 가든 음식점을 가든 그 공간을 그리곤 했다. 
그런 노력이 지금의 원석 씨를 만들었을 것이다.

무대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생활에서 시작하세요

학생 때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원석 씨는 공간에 대한 관찰력을 많이 연습해보라고 조언한다. 
학생들이 항상 새로운 곳을 갈 수 있는 시간이 있거나 기회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항상 다니는 길이 있고, 다니는 공간이 있지 않은가. 
그런 공간을 무심코 지나다닌다면 1년을 다녀도 옆에 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것이다. 
그런데 만약 무대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항상 다니는 길이라 하더라도 그 변화를 관찰해보라고 한다. 
혹은 이 공간을 내가 바꾼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보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하나 예를 들어보자. 
자기 방에 물을 켜고 끄는 스위치를 자세히 본 적이 있는가.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 자기 방의 크기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원석 씨 같은 경우 자를 매일 가지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신체로 치수를 잰다. 
한 뼘이 22센티미터, 발의 길이가 28센티미터 같은 식으로 정해놓고 어디 가서 좋은 테이블을 보거나 원하는 책을 보면 자신의 몸을 이용해 치수를 재본다. 
그러면 ‘아, 이 정도 두께가 되니까 멋져 보이는구나’ 하는 식으로 사물과 공간을 측정하고 공부해가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선은 학생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하고 원석 씨는 말한다. 
또한 다양한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약간의 학습도 하면 좋을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도 국영수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호기심과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내 열정이 결국 중요하다.

무대디자이너는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드는 직업

무대디자이너는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는 직업이다. 
내일 만든 것이 오늘보다는 더 나아야 되고 새로워야 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머리에서 계속 새로운 게 나와야 하고,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 
똑같은 제목의 프로그램이더라도 올해 만든 세트하고 내년에 만든 세트가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다.

연극이나 영화는 방송에 비해서는 호흡이 길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서 약간 시행착오를 줄일 수가 있다. 
왜냐하면 영화 같은 경우도 하다못해 최소한 1년 내지 2년에 걸쳐서 세트를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연극 같은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좀 많고, 계속 수정해가면서 디자인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반면 TV는 호흡이 짧다. 빨리 만들고 금방 교체해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내일 할 게 오늘 의뢰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밤새 일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세트가 다 완성되어서 세워질 때까지가 디자이너의 일이기 때문에 디자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세트를 세우는 것도 밤새 세울 때가 많다. 
큰 세트 같은 경우는 3일 내내 세우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계속 밤새면서 세트가 세워지는 걸 검수해야 한다. 
설치가 잘되고 있는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중간 중간 계속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 디자인을 남들이 내 의도대로 만들게끔 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원석 씨는 언젠가 공간을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요즘은 아이맥스나 3D 극장을 가면 현실에서 보지 못할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것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많다. 
시골이라 그런 공간을 접하지 못하거나 생계를 위해 매일 일만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것이 원석 씨의 꿈이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공간에서의 체험도 하나의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517&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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