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카페의 숫자와 바리스타의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직업의 비전도 밝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향후 바리스타의 비전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성중
취미로 커피를 만들어 드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희귀성도 떨어지고 있어요. 앞으로의 바리스타를 꿈꾸는 학생들은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전통적인 바리스타의 개념 그대로만 접근한다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래에는 커피를 만들면서 다른 음료나 음식을 제조할 줄 안다거나, 부차적으로 다른 일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직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향후 비전뿐만 아니라,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하는지 학생들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성중
최근 몇 년간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학원이나 기관이 많이 생겨나면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업이 많이 개설되어 있어요. 그러나 바리스타 자격증은 국가 공인이 아니기 때문에 실무적인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제 바리스타는 커피를 제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카페 경영과 마케팅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해요.
궁금해요
그렇다면 바리스타를 꿈꾸는 학생들은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는 게 좋을까요?
김성중
일하는 시간이 길고 힘든 만큼 성격이 밝아야 긍정적으로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커피도 음식이라 요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이 일을 더 오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바리스타가 되려면, 학생들은 학창시절에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김성중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제조법을 설명하는 동영상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그런 동영상을 보면서 다양한 커피의 세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또 바리스타가 커피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보고, 배울 수 있다면 좋겠어요.
궁금해요
본격적으로 바리스타를 직업으로 갖기 위한 준비를 하신 건 언제부터였나요?
김성중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전문 교육기관이나, 학원에 다니지는 않았어요. 그보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서비스직의 기초를 닦았어요. 처음에는 공연이 끝난 새벽에 무대를 철거하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다양한 행사의 진행 팀으로 활약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콘서트나 공연 행사장에서 상품과 음식을 판매하는 일들을 주로 하게 됐죠.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시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 길이 내 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교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던 차에 고등학교 선배가 음료 매장을 오픈한다면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해왔고, 그 제안을 바로 수락했죠. 물론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서비스직에 대한 경험은 어느 정도 쌓은 상태였지만, S매장에서 처음 점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일을 하게 된 만큼 책임감의 무게가 더 컸던 것 같아요. 음료 제조는 물론이고, 상품 발주부터 시작해서 음료 제조, 직원 관리와 매출 정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서 하다 보니 처음 6개월간은 제대로 잠도 못 잤어요. 그렇지만 그 기간 동안에 빠르게 많은 일들을 습득할 수 있었죠.
궁금해요
2년간 근무했던 첫 근무지에서 점장으로 일하다가 직접 카페를 창업하신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김성중
S매장에서 점장으로 일하며 저만의 가게를 갖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기에 2년이 지나고 나서 그 꿈을 실천에 옮긴 것이죠.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커피를 연구하며 얻은 노하우가 있었기에 카페 창업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기도 했고요.
궁금해요
카페를 처음 창업해 경영을 시작한 만큼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김성중
커피 전문점 T매장을 처음으로 창업했는데 아무래도 프랜차이즈 카페인만큼 창업 전에 본사에서 커피 레시피 및 서비스, 경영과 관련된 교육을 철저히 받았어요. 커피 제조법이나, 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이미 기본기를 탄탄히 쌓은 만큼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직원 관리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1년 이상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지 않아서 직원들이 많이 바뀌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직원 교육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어요. 뿐만 아니라 높은 로열티와 임대료가 매출을 추월해나가면서 창업 5년 차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됐어요. 1년 동안 고민한 끝에 매장 문을 결국 닫기로 결정했죠. 그렇게 오래 고민하고 내린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마주하는 허탈감이 너무 컸어요.
궁금해요
두 번째 창업이신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셨을텐데, 카페의 핵심이 ‘커피의 맛’인 만큼 더 좋은 풍미의 커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김성중
고객들의 입맛이 날로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지다보니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해요. 원재료인 생두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커피의 생두를 열처리해 볶는 과정인 로스팅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죠. 또 기존에 존재하는 메뉴뿐만 아니라, 새로운 커피 메뉴의 개발에도 부지런히 몰두하고 있어요. 바리스타들이 활동하는 동아리에서 커피에 관한 정보를 활발하게 나누기도 하고, 각자 만든 커피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해요.
궁금해요
바리스타로서 여러모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데요. 바리스타로서 일을 하실 때 어떤 신념을 가지고, 일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성중
단순히 커피를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해온 것은 아니에요. 커피를 통해서 사람과의 거리를 좁히고, 진정으로 교감하면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궁금해요
굳은 신념을 지니고 일하시는 만큼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높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리스타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시는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김성중
손님들이 커피를 사들고 나가시면서 ‘맛있어요!’라고 인사를 해주시거나, ‘감사합니다’라고 전해주는 한 마디에 힘든 순간을 깨끗이 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행복감까지 선물해드릴 수 있다는 게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해요
직업에 대한 멘토님의 애정과 자긍심이 돋보이네요. 앞으로 커피의 맛과 향을 책임지게 될 바리스타 꿈나무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성중
진로를 결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 만큼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동일하게 잘할 수 없듯이 스스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확신하거든요. 평생 가야할 길을 학생들이 당장 결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막연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보기 보다는 직접 경험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기간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