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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분야

(관광) 공·감·만·세 - 공정함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


고두환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대표

20대 청년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공감만세’는 공정여행을 실천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소비보다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행, 지구와 지역이 웃는 여행, 모두가 즐거운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공정여행은 여행을 통해 얻은 혜택을 지역 현지인에게 공정하게 돌려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공정여행 사회적기업 공감만세는 지역마다 10개의 단체와 공정여행 공동체를 만들어 6개월 동안 답사 10회, 회의 100회를 거쳐 공정여행 상품 하나를 만들어낸다. 
이 여행 상품을 판매한 매출의 90%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이익의 10%는 환경단체에 기부하며 원주민을 직간접으로 고용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또한 10명이 여행을 하면 저소득층 아이 1명에게 여행기회를 지원하고 있다. 
‘여행은 가는 게 아니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공감만세의 대표 고두환 씨를 만나 세상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자 하는 그의 고민들을 들어보았다.

관광 수익이 현지 주민들에게 배분되지 않는 현실

“세상이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변화나 혁신을 통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너무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공감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만 했죠. 
고민 끝에 떠올린 것이 여행이었습니다.”

관광산업은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국가가 권장하는 산업이기도 하고 지자체나 국제기구들도 좋아하는 산업 중 하나다. 
고두환 대표는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경제가 안정 궤도에 올랐을 때 실제로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제주 여행을 하는데, 그때 생긴 관광수익이 과연 제주도 주민들의 삶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 그것을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적으로 따져 봤을 때 관광수익은 GDP의 10%나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현지 주민들에게는 그 수익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200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공정여행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여행의 혜택을 현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

우리나라에서 ‘여행’이라고 하면 일상생활에 지쳤을 때 그곳에서 벗어나 맛있는 음식이나 먹으면서 쉬고 싶을 때 선택하는 일종의 탈출구로 생각한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말할 때는 언제고, 굳이 집을 벗어나 쉬겠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한 집안의 가장이든, 어머니든, 자녀든, 그들에게 있어서 ‘집’이란 곳이 과연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인지부터 따져 봐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집이 결코 편하지만은 않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 쉬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위로받지 못한 영혼들의 변주곡’이라는 표현처럼, 그만큼 ‘여행’이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한 것이죠.” 
여행의 원래 목적은 ‘집 밖으로 나가 집 아닌 곳에서 숙박하면서 배우고 영감을 얻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쉬고 즐기는 데만 여행의 초점이 맞춰진다면 여행지의 많은 것을 파괴하고 희생시키는 일방적인 형태의 여행이 된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고두환 대표는 국경을 허물고 공정함을 고민할 수 있는 공정여행이 혁신의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감만세’를 창업했다.

“공감만세는 ‘공정함에 감동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의 준말로,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고 그 고민을 통해 세상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려는 젊은이들이 모여 만들게 되었죠. 
여행의 공정함이란 여행자의 특권처럼 여겨지던 여행의 혜택을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말해요.”

공감만세가 현지 사람들과 만나고, 지역의 시설들을 이용하고, 지역의 특수한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여행자로 인해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는 기회를 갖는 의미 있는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한 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2010년 국내 최초로 필리핀 이푸가오 공정여행을 시작한 후 희망제작소, 풀뿌리사람들 같은 지원기관들의 인큐베이팅 단계를 거쳐 서울 북촌 공정여행, 공주에서의 템플스테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공정여행 제공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 소셜 벤처 경연대회 우수상, 한국청년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두환 대표는 공감만세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자, 2011년 4월 공감만세를 법인으로 전환하여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를 설립했다. 
이후 2012~2013년에는 필리핀, 태국의 빈민 거주 지역과 농촌에서 ‘아시아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도시 빈민지역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을 설치하고 대학생 해외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전 원도심(대흥동)을 비롯해 서울 북촌, 수원 화성, 전주 한옥마을 등을 중심으로 30여 개 상품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필리핀, 태국, 부탄, 일본, 유럽, 홍콩 등을 중심으로 30여개 공정여행 상품을 판매 중이다.

공감만세의 공정여행 들여다보기

그동안 공감만세가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해온 공정여행은 지역과 범위가 다양하다. 
공감만세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필리핀 이푸가오의 작은 마을 바타드에 있는 계단식논 복원작업을 위한 공정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그리고 지역 원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도록 여행사업 수익금을 전통공예품 구입에 사용한다. 
물론 여행객을 안내하는 가이드 또한 지역 원주민을 고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며, 필리핀 사람이 운영하는 렌터카를 타고 이동한다.

태국 북부 시골마을에 바이오가스 탱크를 설치하여 그 운영 수익으로 지역에서 소외되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사업을 펼치고 공정여행 지정 숙소를 이용하도록 한다. 
학대받거나 은퇴한 코끼리와 산책을 하고 목욕도 시켜주며 여행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그 지역 아이들이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듯 공감만세의 주주인 젊은 직원들은 ‘내가 떠나는 여행’이 그 지역 사회에도 이익을 줌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여행, 조금 불편하지만 배움이 있고 가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가 직업 선택의 기준

고두환 대표는 학창시절 서울, 인천, 대전으로 자주 전학을 다니면서 공부에 큰 열의가 없었다. 
하지만 책 읽기를 좋아해서 위인전이나 고전, 역사서에 열중했고 글쓰기에도 흥미를 갖고 있었다.

한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에 있는 국립대학교에 장학금을 받으면서 입학했다. 
어릴 때부터 기자의 꿈을 키웠던 그는 학보(학교 신문)사에 들어가 편집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기도 했다. 
학교생활에 열심이었던 그였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대학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학교에 다니는 일조차 거부감이 생겼다.

고두환 대표는 미련 없이 대학교를 자퇴한 뒤, 학보를 만들 때 알게 되었던 시민사회 선배들의 소개로 독일, 태국, 필리핀에 있는 국제기구에서 일도 하고,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기자로서 기사를 쓰기도 했다. 
세계무대에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면서 그는 ‘공정여행’에 대해 생각했고 희망을 발견했다.

“공정여행을 다녀온 분들 중에는 다시 한 번 공정여행을 떠나기 위해 저희를 찾는 분과 아예 공감만세의 운영진이 되기 위해 찾아오는 분이 있습니다. 
본인이 펼치고 싶은 뜻을 저희 공감만세에서 발견한 분들이지요.”

직업 선택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고두환 대표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기보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직업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정말 자신에게 맞는지, 잘할 수 있는 것인지를 곰곰이 따져보면 대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요즘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연예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만약 연예인이 꿈이라면 왜 연예인이 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어서라면 꼭 연예인이 될 필요는 없어요. 
연예인이 아니더라고 주목받을 수 있는 직업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유명한 교수가 될 수도 있고 정치가가 될 수도 있지요. 
‘변호사가 되어서 힘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변호사란 직업을 선택한다면 그것도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합니다. 
변호사만 힘없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어떤 일을 해야 자신의 뜻을 펼치며 살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살고 싶은가를 충분히 따져본 다음 여러가지 직업들을 놓고 그중에서 선택해야 해요.”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와 직업을 선택하기 힘들어하는 데는 부모들의 탓이 크다. 
부모들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과 희망사항을 자녀가 대신 이루어 주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게 첫 번째 목표라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꿈과 직업을 미리 결정해 놓는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 학교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스스로 성장해 가기 어렵다.

한 가지 직업에 정착하지 못한 채 이것저것 다른 직업을 시도하는 사람, 현재 자기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직업을 부러워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직업을 선택했을 것이다.

공정여행의 구현은 작은 실천으로부터

“대한민국 인구가 5,000만 명인데 그중 1,400만 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해요. 
전 인구의 30퍼센트가 해외여행을 했고 나머지 70퍼센트는 사정이 안 돼서 못 가거나 자기의 선택에 따라 안 간 것이겠죠. 
그 70퍼센트 중 형편이 어려운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누리고 있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도태될 가능성이 있죠. 
국가가 그 부분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여행할 수 있도록 하려면 좋은 여행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야겠죠. 
누구나 쉽게 이동하고 배우고 영감을 받는 공정한 기회를 누리도록 하려면, 우리 같은 사회적기업이 열심히 활동해서 정책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만세가 그리는 공정여행을 현실로 만들어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것부터의 실천’이다.
일회용 컵 대신 자기 컵을 가지고 다니기를 실천한다든지 내 주변, 우리 동네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도 공정여행에 다가가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고두환 대표는 강조했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119&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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