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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새로운 생각과 도전으로 나만의 치료법을 만든다


최주영 물리치료사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는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가 넣은 결승골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앞서 치룬 미국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발목을 밟히는 부상을 입었던 박 선수가 이룬 기분 좋은 결과였다.
부상을 어려움을 딛고 우리나라를 승리로 이끈 박 선수의 곁에는 의무팀장 최주영씨가 있었다.

운동선수들은 상대 선수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자 힘과 기술을 기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 과정에서 부상을 입는 일은 자주 벌어진다. 
그런 선수들에 맞춘 전문화된 치료를 위해 발달한 것이 스포츠 의학이다. 
스포츠 의학을 바탕으로 수술 후 재활치료를 통해 선수의 몸을 최고의 상태로 회복시켜 다시 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트레이너이다.
또한, 재활기간 동안 불안을 잠재움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게 하고, 부상입기 쉬운 부분을 찾아 미리 치료하는 역할 역시 트레이너의 일이라고 주영씨는 설명했다.

일이라는 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창 문학에 빠졌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인생이라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책 속에 인생에 대한 정의가 있었지만, 나에게 있어 인생은 무엇인지 답을 찾을 때까지 고민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꿈도 고민도 많았던 어린 시절 주영씨는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부모님은 법관이 되기를 바라셨다. 
은행 지점장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자신이 이루지 못한 법관의 꿈을 아들이 대신 이루어 주기를 기대하셨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제가 법관의 길을 걷기를 바라셔서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 가정교사를 불러 과외를 시키셨지만, 그 때 저는 자아를 찾아 저만의 길을 가고 싶었어요. 
일이라는 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항상 출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때 주영씨의 주변에는 화가가 없었다. 
그가 화가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멘토의 역할을 해줄만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는 그 때 만약 화가를 만날 수 있었다면 화가의 길을 갔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그는 언젠가 때가 되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저는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것이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마침 친구가 물리치료사가 되겠다고 하기에 저도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것처럼 물리치료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의학적으로 더욱 깊게 공부를 하다 보니 점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기분이었죠. 
그렇게 물리치료 분야에 매력을 느끼며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의무팀장으로 일하며 저만의 노하우를 쌓아가기 시작했어요

물리치료학과를 졸업한 주영씨는 카타르 배구 국가대표팀의 의무팀장이 되었다. 
카타르에 있는 10년 동안 재활치료, 영양심리 등 전반적인 공부를 하며 교과서에서는 배우기 힘든 그만의 노하우를 쌓아갔다.

“사실 그 당시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물리치료, 스포츠의학이라는 것이 80년대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개념이었죠. 
외국에서 제가 뭘 해야 할지도 알지 못 했습니다. 
선수가 뛰다가 아프다고 하면 운동장에 뛰어 들어가서 ‘내가 뭘 해야 하지?’ 하고 생각할 정도로 기초지식이 없는 상태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국가대표 의무팀장을 제안 받았을 때 어떤 마음으로 승낙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어찌됐든 그 때 외국으로 나가서 공부할 기회를 잡은 것은 잘 한 결정이었습니다.”

1991년 그는 10년 동안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후 1년 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는 선수들과 보내던 카타르에서의 시간이 그리워졌다. 
그 때마침 발견한 것이 신문에 난 현대야구단 창단 기사였다. 
현대야구단에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국가 대표 축구 팀에서 그에게 의무팀장 일을 제안해왔다. 
주영씨의 국가대표 축구팀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항상 바빴지만, 그 바쁜 시간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잠을 안 잡니다. 
새벽에 4시에 일어나서 새벽예배에 다녀온 후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해요. 
운동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초저녁잠이 많아서 일찍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했었거든요. 
선수들과 생활할 때는 아침마다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운동장을 뛰기도 했어요. 
직원들보다 먼저 출근해서 하루 계획을 체크하고, 일을 시작해 오후 진료가 끝나면 사람들도 만나고 강의 준비도 하고 그렇게 보냅니다. 
그렇게 매일을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시던 은사님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멘토라는 말이 흔하지 않던 당시 조언을 해주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주영씨는 주로 책이나 역사 속 인물들에게서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배우곤 했다. 
그런 그에게도 멘토가 되어주신 소중한 인연이 있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이동국 선수가 고등학생의 나이로 국가대표 월드컵무대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 때 자신의 우상은 황선홍 선수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황선홍 선수처럼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이동국 선수를 보며 감동을 받았죠. 
먼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의 재능에 맞는 분야의 전문가 멘토를 만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 역시 물리치료의 길을 걸을 때 당시 용산 미군기지의 미군들을 위한 의료원 ‘완투완’에 계시던 은사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분의 조언이 있었기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고, 오늘날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이제 트레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멘토와 같은 존재가 된 주영씨는 물리치료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보통 체대 출신이나 보건계열의 물리치료학과 출신들이 주로 선수 트레이너 길을 가게 되는데 재활치료를 비롯한 의학적 지식, 운동에 대한 지식 등을 쌓아야 합니다.
관련 전공자라고 해서 졸업하자마자 바로 이 길을 걷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대한스포츠의학회의 산하단체인 대한트레이너협회라는 단체에서 매년 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300시간 이상의 과정을 거친 사람에게는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의 수준이 된다면 의학적 지식이나 운동에 대한 지식이 있고, 인정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췄다고 보는 거죠. 
자격시험이 쉽지는 않겠지만 자격증이 있으면 어느 스포츠 팀이나 재활클리닉에서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요즘 취업을 이유로 인문계에서 자연계로,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옮기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건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일이 될 수도 있어요.
자신이 원하는 길, 좋아하는 일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기준과 생각에 맞춰 살게 되면 ‘내가 원하는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서 괴로움을 느끼게 되죠. 
힘이 분산되기 때문에 성공하기도 어렵고요.”

화가를 꿈꾸다가 물리치료사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주영씨는 인정받으며,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는 젊은 친구들에게 열정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열정이 없으면 절반은 깎아먹고 들어가는 거예요. 
열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생깁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또한 발휘할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억지로 출근해서 몇 시까지 일을 해야 하는지 퇴근시간이 다 되도록 시계만 보는 그런 인생은 행복하지 않겠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거나 재능을 찾기는 더더욱 어렵고요. 
내가 좋아하고, 신나는 일을 해야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항상 잘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충분히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고, 그 때 느끼는 성취감 역시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 중에는 ‘이 길만이 나의 길이다’ 하고 그것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겨서 좌절하게 되고, 그래서 가고 싶은 길로 못 가게 되기도 하죠.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그 다음으로 원하는 일을 향해 달려나가야 합니다. 
제 경우는 그림을 못 그려서 이 길을 오게 되었죠.
제게는 좋은 선택이었고, 스스로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WHY(이유)’와 ‘THINK(생각)’에 대해 생각합니다

“저는 강의 첫 시간에 ‘나는 마음으로 강의하는 사람이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진심을 담아 강의하기 때문이죠.
3~4시간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다 보면 마치는 시간을 넘길 때도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이 없을 때는 빨리 끝내기도 합니다. 
시간을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학생들에게 전해주겠다는 저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강의 할 때 혼자 있는 힘껏 열변을 토하다가 금방 지치거나 목이 쉬면 끝이에요. 
학생들이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집중할 수 있는 강의가 되어야 합니다.”

감동 없이 지식 전달만을 위한 강의는 좋은 강의가 아니라는 주영씨는 오랫동안 머리로 기억되는 강의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가슴 속에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고 감동이 남는 강의가 결국 오래 기억되는 진정한 강의라고 말하는 그는 언제나 진심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선생님이었다.

“저는 ‘WHY(이유)’와 ‘THINK(생각)’에 대해 생각하라고 항상 얘기해줘요. 
옆에서 누군가 가르쳐 줄 때 그냥 생각 없이 받아들이지만 말고 왜 그렇게 가르쳐 주는지를 생각해야 하는 거죠. 
배우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더해서 나만의 방법과 노하우를 쌓아가야 해요. 
예를 들어 ‘최주영의 치료법’처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내며 역량을 쌓아가는 거죠. 
자기계발이란 것은 생각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그는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얻은 생각으로 자신만의 치료법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보다 새로운 생각과 그에 따른 접근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었다. 
새로운 방법을 찾고, 시도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주영씨는 지금도 WHY와 THINK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습관처럼 늘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256&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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