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학교는 사회인이 되어서도 꿈과 진로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는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진 진로탐색학교입니다. 여러분들 나이에는 진로에 대해 아주 많이 고민할 텐데요. 하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때 정한 꿈을 계속 갖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진짜 꿈을 찾기 위해서 계속해 고민하고, 과감히 “퇴사”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야만 합니다. 퇴사학교는 그런 어른들이 모여서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고, 진짜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교입니다.

퇴사학교의 첫 번째 학생은 바로 저였습니다. 저는 중, 고등학교를 성실하게 졸업하고 다들 부러워하는 대학과 회사에 들어갔는데요. 어른이 된 어느 날, 그런데도 제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나는 왜 남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취업해서 남들과 똑같이 살고 있을까? 인생은 아주 길고, 우리는 평생 ‘일’하며 살아야 하는데, 왜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저뿐만 아니라 이런 고민을 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에게 진짜 행복한 나의 일을 찾을 기회가, 아직도 꿈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퇴사학교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우리 부모님들의 시대처럼 ‘직업’이 평생 나의 생활을 보장해주고, 돈을 벌게 해주는 생계수단이 될 수 없어요.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그냥저냥 하는 일은 언제든 로봇과 새로운 기술이 대체할 수 있을 걸요? 이런 시대에서는 어떤 ‘직업’을 가지기만 하면 경쟁력이 없어요. 진짜 좋아하고, 사회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야 하죠. 그래야 평생 할 수 있어요.

퇴사학교 이전에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사업부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했어요. 전략기획 업무는 사업부의 핵심 전략을 수립하는, 다시 말해 회사와 회사에 속한 모든 사람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이에요. 하지만 저는 이 업무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제가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 맞는 일을 찾으려고 사내 스타트업 지원팀과 해외 영업팀으로 부서를 이동해 새로운 업무를 경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퇴사를 생각하기 전부터 부서를 계속 바꿔 해당 업무를 경험하면서 제게 가장 잘 맞는 일이 무엇일지, 더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서른이 되었을 때, 이제 회사라는 안전한 틀을 벗어나 더 큰 도전을 해야 하는 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과감히 사표를 내밀었죠. 지금이 아니면 회사 안 머물며 너무 적응해버려 다시는 새로운 꿈을 꾸거나 도전을 할 수 없겠다 싶었던 때였어요.

퇴사학교의 수업은 단계별로 진행되는데요. 대학교에 가면 전공이라는 게 있잖아요. 퇴사학교도 마찬가지예요. 일단 “퇴사학개론”이라는 필수 기초 수업을 통해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퇴사’를 준비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일의 의미, ‘나’의 현재 상태에 대해 진단하게 됩니다. 그 후 각자의 단계에 맞춰 “나 알기” 카테고리에 속한 수업을 먼저 듣고, 다음에 “회사/이직/전문자격” 등 회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과 “창업/창작/창직” 등을 통해 회사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일’을 만들어 가는 도전을 준비하게 됩니다.

직장인일 때와 현재를 비교하면, 2배 더 일하지만 월급은 2배 적어요. ^^; 예전에 회사에 다닐 때는 퇴근하거나 주말이 되면 일 생각하지 않고 쉴 수 있었는데, 이젠 ‘회사생활=일=삶’이라 평일, 주말, 새벽 구분 없이 ‘살아가는 것’이 곧 일하는 것이 됐어요. 정말 힘들겠죠? 그런데 몸이 더 힘들어졌는데도 마음은 훨씬 즐거워요. 직장인일 때는 그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다르거든요. 밥을 먹는 순간도 어떻게 지금 일에 적용할까 생각하고, 여행을 가서도 지금 사업에 벤치마킹할 부분이 뭘까 고민하게 된답니다. 모든 삶의 매 순간이 의미 있고, 깨어있는 것 같아요.

앞서 월급이 2배 줄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경제적 어려움이 아무래도 가장 힘들어요. 하지만 이 이유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죠.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역시 퇴사학교가 조금씩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죠.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또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저를 행복하게 해요. 또한 팀원들이 행복해하고, 함께 성장하면서 이 뿌듯함을 함께 누릴 때 행복합니다. 저희는 더 건강하고 튼튼한 회사가 될 겁니다.

제 꿈은 모든 사람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서 매 순간을 의미 있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에요. 지금 퇴사학교에서 변화를 시작한 사람들이 하나둘 롤모델이 되어 주변에 이러한 분위기를 전파하면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덴마크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나’와 ‘나의 꿈’에 대해 고민하고, 언제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직 우리 사회는 ‘나’와, ‘나의 진로’를 탐색하는 데 있어서 완전히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니에요. 여러분의 선배들이 그런 사회를 아직 만들지 못했죠. 그렇다 해도 큰 틀에 따라가기만 해선 안 됩니다. 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고, 새롭게 도전하고, 이를 통해 자신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할수록 내가 원하는 삶에 더욱 가까워질 거예요. 이건 내 꿈을 빨리 정하는 것과는 달라요. 빨리 진로를 정하고, 직업을 정해야 할 것 같아 불안하겠지만 지금 무엇을 정하지 않아도 돼요.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하는 걸요. 조급해하지 말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즐겁게 생각하면서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러분 주변에서부터 작은 변화를 만들어 보세요. 여러분이 우리 사회의 미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