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댄스의 시작은 1920년대 금주법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요. 금주법은 술의 제조, 판매·운반·수출입을 금지하는 법이지요. 이 시대에 스윙 형식의 재즈와 함께 흑인들의 한이 서려 있는 춤이 바로 스윙댄스에요. 이후 1950년대까지 미국의 주류 문화로 할리우드를 비롯하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 춤이랍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간 스윙댄스는 여러 문화권에서 제 나름의 배경을 가지고 여러 스타일로 발전하는 식으로 이어져 왔어요. 한국에서 스윙댄스가 생소하다고 하셨는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과 스윙댄스는 인연이 깊어요. 주한미군에서 파생한 연예인, 가수 등이 스윙댄스에 영향을 받았고 여기에 트로트를 도입하는 중추적 역할을 했지요. 지금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파트너 댄스가 되었답니다.

저는 원래 몸이 약한 편이었어요. 체력이 좋지 못했었죠. 친구의 추천으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여 스윙댄스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신나는 춤을 추면서 정서적으로도 외향적으로도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요.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한 사람이 되었죠. 무엇보다 스윙댄스를 접한 뒤에 건강이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스윙댄스는 점자 저의 모든 것이 되기 시작했어요.

한마디로 배려와 균형이에요. 스윙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두 사람이 팽이처럼 하나의 축을 이루는데, 배려와 소통을 통해 균형을 잡지 않으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우리는 이것을 모멘텀(Momentum)이라고 부르죠. 춤을 추면서 자신도 모르게 상대와 소통하고 또 배려하게 되면서 사회나 직장에서 잃어버린 휴머니즘과 배려를 되찾게 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스윙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지터벅(Jtterbug)의 핸드-투-핸드 찰스턴(Hand to Hand Charleston)이 있어요. 스윙 댄스 중 하나인 지터벅이라는 장르에서 남녀가 서로 바라보고 양손과 양 발을 크로스로 스텝을 밟는 동작이죠. 춤을 추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들 또한 서로의 완벽한 균형미와 화려한 볼거리에 놀라게 된답니다.

댄서로서의 보람을 말하자면, 역시 무대 쟁이는 무대를 무사히 마치고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와 칭찬을 들을 때 보람과 쾌감을 함께 느끼는 것 같아요. 곡을 연주하는 음악 밴드의 마지막 연주와 댄서들의 최종 동작이 딱, 만나 동시에 끝나는 그 순간! 무대 아래에서 들려오는 함성과 박수소리는 쾌감 그 자체에요. 한 가지 더하자면, 제가 가르친 제자가 그 순간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저에게는 엄청난 보람과 쾌감이 있는 일이랍니다.

스윙댄스는 2000년대부터 한국에서 동호회 문화로 자리 잡아 왔어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같이 기수라는 제도가 있고요. 기수 내에서 춤 실력이 뛰어나면 스승의 추천으로 작은 강습에 보조 강사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죠. 점차 수강생과 동호회의 인정을 받으면 메인강사가 되고 또 메인강사 커뮤니티에서 친분을 쌓으면 공동 대회나 공동 공연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직업강사의 일을 시작할 수 있어요. 그렇게 인지도와 실력을 쌓다가 국내외 대회들에 나가서 순위권 성적을 얻게 되면 유명강사가 되어 이름을 날릴 수 있답니다. 스윙댄스는 자격증보다 춤에 대한 열정과 기본기, 또 강사로서 수강생들을 잘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실력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그러다보면 저와 만나 함께 스윙파크 공연도 하게 되겠죠?

소통과 배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99%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1%를 미친 듯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겠죠. 자신의 선택에 있어서 긴 인내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마음과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손잡고 출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끊임없는 탐구도 필요하겠죠. 저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다양한 이해는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것 같아요. 선입견을 가지기 보다는 주변의 여러 활동에 함께 동참해 보는 것이 좋겠죠. 그 중에서도 봉사활동을 추천해요. 저는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따라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었는데, 당시의 경험이 현재 댄서로서 가는 길과 다를 것이 없다고 느끼거든요.

언젠가 너무 힘들어 댄서의 길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어요. 그 때 92세의 전설의 스윙댄서, 노마밀러(Norma Mille)를 만났죠. 그녀는 ‘아이노우(I Know)’ 라고 저를 쓰다듬으면서 위로해주셨는데 그 때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겨우 이정도의 힘듦으로 사회적으로 힘든 환경에서 스윙댄스에 인생을 바친 전설적인 분 앞에서 눈물을 보였구나.’ 하는 깨달음과 저의 마음을 알아주신 데에 대한 감사함, 이 두 가지 생각이 들면서 정말 큰 감동과 위로를 받은 순간이었어요.

국내 스윙댄서들이 활동할 수 있는 지평을 넓히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에요. 이를 위한 시발점으로 국내외 스윙댄서들이 공연을 선보이고 관객들도 함께 즐기는 레전드스윙코리아(LSK)를 계획했었죠. 내년부터 LSK가 다시 시작될 예정이랍니다. 또한 스윙댄서를 도울 수 있는 재단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어요. 그것을 바탕으로 스윙댄스에 인생을 건 댄서들을 도울 공간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