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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돈 없이 기부하는 스마트폰 앱을 만들다


이승원 굿웨이브 대표

굿웨이브(이승원 대표)와 기브네트웍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미리내 앱’이 얼마 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정식으로 올라왔다. 
이승원 대표가 운영하던 기부형 SNS 애플리케이션인 ‘기부타임’이 ‘미리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미리내 앱’을 다운받아 설치한 다음 네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기부를 할 수 있다. 
일명 ‘모바일 나눔 플랫폼 서비스’다. 
지금까지의 ‘기부’ 개념과는 다르게, 돈을 들이지 않고도 기부가 가능한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누구든지 나눔과 혜택에 참여할 수 있는 자발적 사회환원운동을 시작한 이승원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못해보고 미련을 갖느니 해보고 후회하자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 흥미가 없었던 이승원 대표는 가까스로 대학에 들어갔지만 입학을 하고 나서도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공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그러려면 배워야 하니 돈이 필요했다. 
평범한 아르바이트로는 그만한 돈을 모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지금이 꽃장사로 돈을 벌기에 딱 좋은 때’라고 하는 친구의 말에 그는 친구와 함께 꽃 장사를 시작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라 강의에 들어가지 않고 친구 네 명과 함께 트럭에 꽃을 싣고 팔러 다녔어요. 
저는 선택하고 나서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해보지 못해 미련을 갖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대학은 그저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학이라는 곳만 가면 다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대학을 갔던 것이었어요.
대학을 안 가도 되는 길이 있는 줄 몰랐거든요.”

그는 학사경고를 세 번이나 받을 정도로 학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를 다녀오고 그때서야, 지금까지 살아왔던 길과 앞으로 사회에 나가 살아야 할 길이 다르다는 것이 그의 눈에 보였다. 
그래서 그는 학과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재미있었다. 
지금껏 몰랐던 다른 길이 보였고, 그는 그 즐거움에 흠뻑 빠져 공부를 했다.
통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공을 계속 살릴 수 있는 회사라면 어디든 재미있겠다 싶어서 취직을 결심했다.

“장기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어요. 
1년 뒤 재미있게 살기 위해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했죠. 
부모님 모두 사업을 하고 계셨고, 제가 사업을 물려받길 바라셨기 때문에 부모님은 제가 취직하는 것을 반대를 하셨어요. 
반대를 무릅쓰고 국방부에 취직해서 프로그램을 배우고 만들면서 첫 직장 생활을 재미있게 보냈죠. 
국방부의 특성상 자유롭지 못한 면이 많아 결국 그만두었지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었고 창업을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는 직장을 그만두기 전부터 창업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아이템을 결정한 다음에는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는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다. 
1년 남짓 프리랜서로 일하던 중, 울산으로 내려와 사업을 돕는 게 어떻겠느냐고 부모님께서 제안에 내려가 일을 돕는 동안에도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그는 2주일에 한 번씩 서울을 왕복했다.

“부모님 사업을 도우면서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자금도 어느 정도 마련됐고, 시기도 적절하고, 같이할 사람도 있겠다’ 싶을 때 창업을 했죠.”

기부를 못하는 이유는?

오랜 기간 이승원 대표의 머릿속에서 영글어왔던 사업 계획은 ‘기부’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계기가 있었죠. 
부모님은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꾸준히 한 고아원을 후원하셨는데, 일 년에 한두 번씩 그 고아원에서 편지를 보내왔어요. 
그런데 제가 스무 살 때 그 고아원으로부터 ‘더 이상 운영이 힘들다’는 연락을 받았죠. 
당시에는 큰 충격이었어요.
고아원에서 살던 친구들은 당장 어디로 가야 하지? 한순간에 살 곳을 잃어버린 그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그때 생각했죠. 
좀 더 나이를 먹으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고 살아야겠다고 말이에요.”

그가 회사를 다니던 시절, 본인의 동의 없이 월급통장에서 매달 일정 금액이 빠져나갔다. 
알고 보니 의무적으로 기부금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물어보았지만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과연 기부금이 믿을 만한 곳에 쓰이고 있는 걸까? 
사람들은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하지 않을까? 
기부를 권하는 측은 그곳이 믿을 만한 곳인지 먼저 따져 봐야 하고, 기부하는 사람은 자신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데……. 
그런저런 생각이 많았죠.”

그는 자신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개인이 직접 기부하는 경우는 극히 적고, 기업가나 재벌 등 돈 있는 사람만 기부를 하고 있었다. 
그나마 정기적으로 꾸준히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대부분 무슨 큰 일이 생기거나 연말연시 등 때에만 기부를 했다.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그의 질문에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 어디서 하는지 모른다, 기부단체를 못 믿겠다, 돈이 없다 등의 대답을 했다. 
‘돈이 없다’는 말은 여유자금이 없다는 뜻도 있지만 내 돈 주기에는 아깝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돈이 공짜로 생기면 기부할 수 있다는 말인데, 생각지도 않았던 공돈을 어디서 만들어하나 생각해봤죠. 
그 방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중 광고를 보면 적립금이 쌓이는 애플리케이션을 알게 되었어요. 
몇 십 초의 시간을 들여 얻은 적립금이라면 기꺼이 기부를 하리라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 ‘기부타임 앱’의 초기 모델이었죠.”

사회와 의식을 변화시키는 ‘미리내’

기부타임의 발전 모델인 ‘미리내 앱’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료로 다운 받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후원할 단체를 선택한 뒤 광고를 시청하면, 자동으로 그 단체에 기부를 하게 되고 동시에 자신에게도 적립금이 쌓이는 방식이다. 
자신의 적립금으로는 공정무역 상품이나 사회적 기업의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기부를 하는 동시에 자신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만족도가 높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홍보와 나눔을 같이 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사회공헌을 한다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동안 사람들은 ‘돈이 있어야 기부를 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생활 속의 기부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게 되리라는 게 이승원 대표의 기대이자 바람이다. 
그는 ‘미리내’가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나폴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폴리에는 ‘서스펜디드 커피’라는 문화가 있는데,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커피 세 잔 값을 내고 나오는 것이에요. 
나머지 두 잔 값은 돈이 없어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노숙자나 불우한 이웃이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인데, 커피를 무료로 마시고 싶은 사람은 카페에 가서 “서스펜디드 커피 있나요?”라고 물으면 남아 있는 커피를 받을 수 있죠. 
‘맡겨둔 커피’ 혹은 ‘착한 기부 커피’, ‘커피 기부운동’이라고도 해요.“

이처럼 ‘미리내’도 내가 남을 위해서 미리 낸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게나 음식점을 중심으로 현재 200개 업소에서 ‘미리내’를 시행 중이다. 
‘미리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곳이라면 누구나 가서 누군가가 미리 낸 돈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본인 역시 누군가를 위해 미리 결제해 놓을 수도 있다. 
미리내 활동은 서울시와 20여 개의 후원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굿웨이브에서는 미리내 앱 출시를 기념해 ‘우장금(우리가 만드는 장학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금 프로젝트로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한 학생 중 1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동일한 금액의 장학금을 후원단체와 결연한 대학생 1명에게도 지급한다. 
미리내 앱은 후원단체와 사용자들의 재능을 나누는 장으로도 활용되고, 봉사활동을 원하는 사용자는 재능기부도 할 수 있는 앱이다.

최선을 다 했다면 포기해도 된다

일반적으로 창업을 생각할 때 사장이 개발과 운영을 다 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갖는다. 
그래서 전공자가 아니면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일찌감치 포기한다. 
이승원 대표는 그런 생각을 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한다. 
‘나는 앱을 개발하지 못하지만 앱 개발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앱은 앱 개발자가 하면 되고, 나는 그가 앱을 개발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아이디어와 자금 그리고 회사 운영을 책임지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안 된다’고 포기하긴 이르죠, ‘안 되면 다른 것을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대범함이 필요해요. 
하지만 ‘안 된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는 있어요.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 이걸 포기할 만큼 최선을 다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죠. 
단 1%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계속 도전해야 해요. 
그래야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어요.”

그의 이러한 엄격한 기준은 창업 초창기 멤버들에게 더욱 철저하게 적용되었다고 한다. 
사실 초창기 멤버들은 다 그의 친구들이다. 
트럭에 꽃을 싣고 팔러 다닐 때도 친구와 함께였던 것처럼 창업도 친구들과 함께 했다. 
그에게 친구는 인생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다. 
그는 친한 친구들이 다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그 친구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흥미가 없던 공부도 하게 되었고, 그 친구들을 바라보고 계속 달리다 보니 일도 열심히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은 친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친구 때문에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Who are you?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야 해요. 
돈이 많을 때 행복한 사람인지, 대기업에 들어가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을 때 만족하는 사람인지, 돈이 안 되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인지……. 
자신을 파악했다면 재빨리 그 길로 뛰어들어야죠.”

창업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이승원 대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라고 한다. 
덧붙여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 여러 경험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창업을 해서 뜻을 이루려고 할 때는 계속 뒤를 돌아보면서 점검해야 합니다. 
정말 자기가 노력을 했는지,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그러면서 고쳐 나가야죠. 
자신을 계속 채찍질하는 사람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그렇다고 심각해져서는 안 돼요.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죠. 
학생 때는 노는 것도 중요해요. 
재미있는 것을 하다 보면 자신의 길이 보이니까요."

창업을 위해 꼭 대학을 나올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고서도 성공한 사례는 많다. 
하지만 대학을 나왔을 때 자기 앞에 펼쳐지는 길이 더 다양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대학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만약 다시 선택을 하라면 대학을 안 갔을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좋은 사람, 좋은 기업이 돈을 버는 사회

“한번은 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거죠?’ ‘좋은 사람이 되려면 사회복지 분야를 선택해야 하고요. 과연 좋은 사람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그런 사회구조가 가능할까요?’ 
가 이렇게 대답했어요. 
사업에서 ‘성공’이라는 개념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성공하신 분들 대부분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계세요. 
그분들이 지속적으로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사회적 지위와 성취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죠.”

이승원 대표는 좋은 기업이 꾸준히 유지되어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도 커진다는 생각에 이 사업의 규모를 키워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그는 돈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굿웨이브를 비영리단체가 아니라 법인회사로 설립했다. 
회사의 프로젝트도 미리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주 개발과 다른 아이템도 있으며 그쪽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현재는 큰돈을 벌지 못하지만 5년이나 10년 뒤 수익이 안정되어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를 꿈꾸고 있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291&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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