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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꿈이 있다면 물어보고 답을 찾아 행동하라


한윤선 영화감독

친구와의 우정, 가족과의 소통,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는 그래서 지독한 성장통을 겪는 나이 열여덟. 
그들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제 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PiFan)에서 주목할 만한 독립영화에 수여하는 LG하이엔텍상을 받은 한윤선 감독의 영화 <18 : 우리들의 성장느와르>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윤선씨의 영화에 대한 애정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오직 영화를 배우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그는 어린나이에 남들보다 일찍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돈을 벌었고, 또 그 돈으로 열심히 영화를 만들었다.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내는 매체이기 때문에 영화가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 누구보다도 사람의 가치를 잘 알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진솔한 사람이었다.

영화를 배우게 해주겠다는 말에 양업고에 들어갔어요

윤선씨가 영화감독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였다.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고, 친구들과 노는 것에도 질렸을 무렵 그는 집에서 혼자 비디오로 영화를 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영화를 보다가 문득 직접 영화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 나가지 않았던 그는 영화를 배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벌어서 개인 편집실을 다녔어요. 
편집실을 다니다가 아카데미 같이 큰 데에서 영화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어 부모님께 아카데미에 보내달라고 했더니, 학교를 다시 다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는 어린 나이에도 암기식 교육이 자신이 생각하는 교육과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라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보니,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성지중고등학교에 들어갔던 그는 공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교육 방식을 견디며 억지로 다니고 싶지 않았다.
일주일 만에 그만둔 그는 이듬해 대안학교 양업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사실 처음에는 마지못해 갔던 것이죠. 
학교에서 영화를 배우게 해준다고 했었거든요.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제가 원하는 것을 다 하게 해주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시골에 있으니까 조용해서 시나리오 쓰기도 좋을 것 같았고, 2주에 한 번 나갈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던 때라 그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영화를 직접 만들어보니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윤선씨의 바람과는 달리 양업고 입학 이후에도 영화를 배우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영화를 배우기 위해서는 서울을 수시로 오가야하는데, 학교에서는 그의 외출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기숙생활을 하는 학교다보니 선생님들 중에는 그의 잦은 외출로 인해 다른 학생들의 분위기가 흐트러질 것을 염려하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선생님께 매일 얘기했어요. 
영화를 찍고 싶은데 왜 못 찍게 하시냐고요. 
결국 청주에서 서울로 버스를 타고 영화 배우러 다녔어요. 
학교가 외부랑 떨어져서 갇혀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골에 있었는데 서울을 한 번 다녀올 때마다 너무 힘들었죠.”

그렇게 영화에 대해 공부해나가던 그는 고등학생들이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어 출품하는 청소년영화제에 참여하기도 했다. 
30만원의 제작비, 카메라, 조명 2개를 지원받아 그는 처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어머니, 친척동생, 옆집 할머니를 배우로 캐스팅하여 영화를 만들었던 그는 연기와 연출이 미흡하다는 평을 받았다.

“청소년 영화제에서는 나름대로 평을 자세하게 적어줘요. 
연기와 연출이 부족하다는 말에 제대로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에들어갔어요. 
영화를 찍으며 연기하는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돈이 모이면 영화를 만들고, 또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또 다시 영화 만들기를 반복했죠

윤선씨의 대학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신이 좋아한다면 충분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조사하고, 배울 수 있는 지식을 대학에서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식을 전달하고, 그것을 학생들이 깨우치는 것이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목적이라는 생각이 드니 그는 더 이상 대학생활을 이어갈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는 1년 만에 대학을 그만두었다.

“같은 학과 친구들을 보니까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을 준비하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남는 것이 하나도 없죠. 
제가 대안학교를 다니며 친구들을 통해 배웠던 것도 비슷해요. 
말로만 뭐가 되고 싶다고 하는데, 행동하지 않으면 그 어떤 일도 이룰 수가 없죠. 
저한테는 영화를 만드는 길밖에는 없다는 것을 다시 느꼈어요.”

그는 영화계에서 일을 할 지, 혼자 시나리오를 쓰며 영화를 만들 준비를 할지 선택을 해야 했다. 
그는 고민 끝에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혼자 시나리오를 쓰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영화 제작비를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우선은 돈이 있어야 영화를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최대한 빨리 돈을 모아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돈이 모이면 영화를 만들었죠.
30만원으로 시작해서 100만원, 200만원, 500만원 나중에는 2800만원까지 단편영화임에도 제작비를 늘려갔어요.”

그는 영화 제작비를 모으기 위해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때로는 제작비가 없는 상태에서 빚을 내어 영화를 만들고 그 돈을 갚기 위해 하루에 1~2시간만 잠을 자며 일을 한 시절도 있었다. 
그의 나이 27살에서 28살이 되었던 무렵이었다. 
그는 감독으로서 영화를 한 편씩 만들 때마다 책임감을 더 가지게 되었다. 
함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깊어져갔다.
영화를 위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영화를 만들고, 다시 돈을 벌어 영화를 만드는 일을 반복하며 그는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만족감도 컸다.

“늘 영화를 만들고 싶죠.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는데 17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결국 혼자서 생각해야 되는 거잖아요. 
이를 먹을수록 고민이 사라진다고 생각해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산다고 해야 하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면 고민을 안 하시잖아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쉽게 고민이 풀려요. 
예를 들어서 영화감독을 꿈꾼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어요. 
무조건 영화를 만들어보는 것이죠.”

영화라는 매체가 매력적인 것은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죠

청소년들의 이야기이지만, 청소년들이 볼 수 없는 영화를 만드는 윤선씨는 앞으로도 수위를 조절하여 청소년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사회적인 시각으로 소위 ‘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그는 그들의 폭력을 미화할 목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민 많고 불안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애정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기
의 학생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저는 부모님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어요. 
제가 대안학교 다닐 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외로움도 많이 느꼈고, 그래서 관심도 받고 싶었고요. 
제가 만든 영화의 내용도 거의 그런 것들이에요.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응원의 말 한마디를 듣고 싶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계속 영화로 만들고 싶어요.”

살아오면서 사람에게서, 영화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는 그는 영화라는 매체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화는 사람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매체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어 흥미롭다고 그는 말했다.

“대안학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받으면서도 많이 배운 것은 사람에 대한 부분이에요. 
사람에 대한 관찰력과 진심에 대해 많이 배웠죠. 
그런 경험이 지금 제가 영화를 하는데 있어서도,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사람에게서 받는 상처가 두렵지 않을 수는 없지만, 상처를 받으면 또 그것으로 인해 깨닫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이자, 꿈이죠. 
영화감독이라는 일이 불안정한 직업이기 때문에 상을 받아서 인정을 받고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제 곁에 있는 가족과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꿈이자 일인 영화를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거예요.”

수없이 봐온 많은 영화들이 제게는 다 공부가 되었어요

윤선씨는 지식도 말을 하거나 행동하는데 쓰이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했다. 
결국은 지식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융통성 있게 사람들과 나누느냐의 문제인데, 그는 그것이 공부를 많이 했다고 더 좋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없어졌지만, 저는 학력에 대한 열등감이 상당했어요. 
왜냐하면 학교에서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줄곧 영화만 해왔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살아오면서 문화적인 수준이라든가, 지식의 차이를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대신에 저도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공부를 한 것이 있으니까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영화 정말 많이 봤어요. 
하루에 8편을 본 적도 있으니까요. 
1.5리터짜리 콜라 한 병을 옆에 딱 놔두고, 팝콘도 이만큼 놔두고서요.”

비디오의 마지막 세대였던 그는 대여점을 찾아가고, 동대문을 찾아가서 보고 싶은 영화의 비디오를 찾아 봐야 직성에 풀릴 정도로 다양한 영화에 갈증을 느꼈던 사람이었다. 
다양하고, 많은 영화를 손쉽게 구하여 볼 수 있는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행운이라고 말했다. 
화에서 꿈을 찾고, 영화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 그는 꿈을 꾸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해답을 찾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기 꿈에 대해서 궁금하면 물어보고 해답을 찾으면 될 것 같아요.
인터넷이 너무 발달되어 있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어느 누구한테도 물어볼 수가 있잖아요. 
좋은 예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있죠. 학생들이 질문을 했을 때 답변을 해주지 않는 사람은 어른이 아니에요. 
엄청나게 많은 질문이 쏟아지면 어렵겠지만 도움을 주실 거예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그 궁금증의 해답을 찾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150&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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