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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분야

(스포츠)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조수경 스포츠심리상담사

스포츠심리상담사란 ‘스포츠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최적의 심리 상태로 시합에 임하도록 심리조절 전략을 가르쳐주는 직업을 말한다.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들 뒤에는 체력 향상을 돕는 ‘체력코치’, 다양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기술코치’, 선수의 심리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어주는 ‘멘탈코치’가 있다.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이 ‘멘탈코치’에 해당한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 골프의 박인비 선수 뒤에는 ‘멘탈코치’로 유명한 조수경 박사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스포츠심리상담사란 직업이 생소하지만 선수들의 멘탈이 강조되면서 그 중요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스포츠심리상담사란

스포츠심리상담이 일반심리상담과 다른 점은 일반심리상담의 경우 문제가 있는 부분, 비정상인 부분을 해결하여 정상으로 이끄는 것이 목적인 데 반해 스포츠심리상담은 선수들의 건강한 심리 상태, 즉 정상인 부분을 더욱 강화하여 시합 상황에 맞도록 한다는 점이다.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선수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잊고 그 순간 최선을 다해 즐겁게 임하여 최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스포츠심리상담은 경기력 향상이라는 중심 목표를 갖고 있긴 하지만, 결국 ‘자기 향상’이 이루어져야 경기력도 향상할 수 있는 법이죠. 
시 말해, 스포츠심리상담에서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자기 향상’이며, 그 과정에서 ‘경기력 향상’이라는 선물을 덤으로 얻는 거예요.”

선수들 중에는 국가를 위해 뛰는 사람도 있고, 부모를 위해 또는 금메달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금메달을 위해 운동을 했다면 금메달을 따고 난 뒤에는 목적을 잃고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사실 선수들이 운동을 하는 목적은 ‘자신이 행복하기 때문’이어야 한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운동은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 
부모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도 ‘부모님이 기뻐하는 모습이 곧 자신의 행복’으로 연결된다면 그것 또한 거대한 동기가 될 수 있다. 
이렇듯 선수들이 ‘왜 운동을 하는가?’에 대해 주체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게 돕는 일 또한 스포츠심리상담사의 몫이라고 조수경 박사는 말한다.

어릴 때부터 여러 분야의 스포츠를 접해보다

조수경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접한 스포츠 마니아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수영선수 경험을 했고, 법무부에 있다가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스카우트 되어 체육부에서 고위공직자를 역임하신 분이었다. 
그런 그녀의 아버지는 딸들에게 테니스와 승마, 수영 등은 물론 집중력 향상을 위해 양궁을, 손 감각을 익히기 위해 농구를 전문 선생님한테 배우도록 했다.

“운동이라고 하면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직접 하는 것까지, 어릴 때부터 일상에서 당연하게 접했어요. 
부모님은 다른 부모님과 달리, 제가 공부를 하는 것보다 운동하는 것을 더 좋아하셨죠. 
그래서 해마다 스포츠종목을 바꿔가면서 배웠어요. 
그것이 지금 제가 다양한 종목 선수들을 만났을 때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되고 있어요.”

운동뿐만 아니라 바이올린, 피아노까지 부모님은 그녀가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그녀가 중학생이 되어 진로를 결정할 때 ‘네가 그동안 해본 것이 많으니 그중에서 잘하는 게 무엇인지, 또 계속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녀는 운동보다는 화학에 관심이 있었다. 
하얀 가운을 입고 데이터를 보면서 정확한 해답을 찾는 모습이 멋있었고, 실험을 하면서 과학적으로 뭔가 이루어내는 성취감이 그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올림픽 마스터플랜을 짜는 아버지와 함께 88올림픽 자원봉사를 하게 된 그녀는 그때 스포츠 분야에서 뭔가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운동선수들을 격려하고, 그들만이 겪는 고충에 공감하며, 그들과 마음을 함께하고 싶어졌다. 
그런 그녀에게 부모님은 스포츠지도자가 되어 보라고 제안해주셨고 그렇게 그녀는 체육학과에 진학했다.

선수를 행복하게 만드는 전문가, 스포츠심리상담사

1988년, 체육학과에 입학한 조수경 박사는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수업 분위기와 학문의 체계에 실망했다. 
그래도 그녀가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은 그해 88서울올림픽이 있었기 때문이다. 
2학년이 되어 스포츠심리학이라는 과목을 처음 듣게 된 그녀는 뭔가에 홀린 듯 한 느낌이 들만큼 강력한 인상을 받았다. 
스포츠는 과학이고, 스포츠심리학 역시 응용과학이라는 사실이 그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이었다.

게다가 스포츠심리학이 체계적으로 이론화 되어 있다는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니 그녀는 점점 흥미가 깊어졌다. 
그때부터 그녀는 학교에 가서 교수님을 만나는 것도, 도서관에서 가서 책을 찾아 읽는 것도 다 재미있었다.

“그 당시에는 스포츠심리상담사라는 단어조차 없었어요. 
제 동료 중에 현장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 선수들이 저와 얘기를 하면 맘이 편해진다는 말을 해주었어요. 
저도 선수들에게, 선수들도 저에게 진심으로 대하기 때문에 속내를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았어요.”

대학원에 들어가 스포츠심리상담이라는 분야를 알게 된 그녀는 교수님을 따라다니며 스포츠심리학이 어느 정도 이론으로 정립되어 있는지, 누가 정립했고 누가 반박했는지를 물으면서 교수님을 귀찮게 하던 학생이었다. 
학문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하나하나 따라가다가 심리학 수업과 교육학 수업도 같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을 즈음, 교수님께서 유학을 추천하시더라고요. 
미국에는 오래 전부터 스포츠 멘탈트레이너가 있었다는 교수님 말씀에, 넓은 세상에 가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낮에는 청취 위주로, 저녁에는 읽기 위주로 영어를 공부하며 유학 준비를 했어요. 
마침 언니가 같은 학교 심리학과에 다니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청강 과목을 추천해 준 것도, 같은 수업을 듣고 의견을 나누면서 생각을 키워준 것도 언니였어요.”

언니는 뉴욕에서, 그녀는 보스턴에서 공부했지만 지도교수의 배려로 언니 학교의 수업을 청강하기도 하고 언니와 함께 학회나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학문적인 고민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그녀는 우리나라로 돌아온 후 현재 임상심리상담을 하고 있는 언니와 서로 다른 부분도 있지만 고민과 이론들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분야에 적용하여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로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그에 맞는 조언을 해 줌으로써 경기력이 향상되도록 돕는 일, 그래서 선수들이 즐겁고 행복하도록 돕는 일,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냥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스포츠심리상담사 우리나라 1호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니 주위에서 선수들 상담 의뢰가 들어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처럼 상담을 진행했지만 의뢰가 많아지면서 일일이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았어요. 
더 많은 선수들을 만나려면 직접 연구소를 차려서 선수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세청에 사업자등록을 하러 갔더니 재활상담, 복지상담 등은 있었지만 스포츠심리상담이라는 업태, 업종 자체가 없다면서 비슷한 것을 고르라고 하는데 아무리 따져 봐도 비슷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새로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조수경 박사의 강한 주장으로 담당자들은 회의를 했고 결국 일주일 뒤 사업자등록증이 나왔다. 
‘스포츠심리상담’이라는 업종을 새로 만든 그녀는 그렇게 우리나라 ‘스포츠심리상담사 1호’의 길을 스스로 열었다. 
그 때까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직업은 조금씩 스포츠인들 사이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정이 대단해서, 언론 매체나 관계자들은 스포츠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을 이슈로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비밀 보장의 원칙’을 지키려는 그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 힘이 들 때도 있었다.

“나라에는 법이 있고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처럼, ‘비밀 보장의 원칙’은 이 직업을 수행하면서 꼭 지켜야 하는 법과 같아요. 
하지만 그런 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어요. 
방송이나 언론매체는 직업과 관련한 좋은 사례나 유명한 선수들의 트레이닝에 관한 이야기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죠.
그런 것을 이해하긴 하지만 저는 말씀을 드릴 수 없어요. 
그것 때문에 마찰이 좀 있었고 결국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아예 말을 안 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어요. 
최근 들어 조금씩 그런 점을 이해해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에요.”

그녀는 선수들과의 관계나 일의 강도 등에 대한 어려움이나 불만은 없다고 했다. 
다만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져 자신의 정체성,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되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서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지가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이다.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시간은 그녀에게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큰 즐거움이다. 
자신의 그런 시간들이 마침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의 전망과 자질

스포츠 선수들의 심리상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구단에서도 ‘멘탈코치’를 고용하는 추세고 체육대학에 심리학과가 개설되기도 했다.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단계지만, 선수가 먼저 멘탈트레이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단계적으로 자연스럽게 전파되어 새로운 직업군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의료 심리상담과 일반 심리상담은 국가공인자격증이 있지만 스포츠심리상담은 아직 민간 자격증밖에 없다. 
반드시 대학에 진학해야 하고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스포츠 분야의 이론과 실기에 박학다식한 지식을 쌓아야 하고 일반 심리상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상담사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학문적으로 많이 알고 있어야 그 방법을 상대방에게 나눠줄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스포츠심리상담사로서의 첫 번째 자질이 ‘학문적인 진중함’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선수와의 친밀감도 중요하지만, 각종 심리검사 도구를 이용하여 각 선수들에게 맞는 시기별 맞춤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데 있어 철저하게 학문적 이론을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견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이다.

“심리상담 분야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해서도 전문가다운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학문적 이론을 갖추고 있어야 현실에서 응용할 수가 있죠. 
아는 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해줄 말이 없는 직업이 스포츠심리상담사입니다. 
또한 자신에 대한 확신 없이 타인의 심리상태를 논하기가 무척 어려운 일이므로, 자신을 충분히 알고 자아를 오롯이 세울 수 있어야 이 직업을 보다 잘 해나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스포츠를 사랑하는지도 생각해보세요.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이 공감대 형성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므로 스포츠심리상담사란 직업은 반드시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고민해야 할 것도 많은 만만치 않은 멘탈코칭이지만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더욱 긍정적으로 끌어내는 일인 만큼 직업인으로서 언제나 파이팅 넘치는 일상을 살게 되어 무척 행복하다고 조수경 박사는 전한다.

“상담사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한 가지는 바로 ‘공감’입니다. 
‘공감’이란 ‘내가 생각하기 전에 상대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상다방의 입장에서 똑같이 느끼는 것‘입니다. 
평소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들어주는 그 일이 즐겁다면 자질은 충분하다고 상담사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감하면서 경청하는 능력과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할 수 있는 직업이죠. 
사람 안에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능력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연구하여,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잘 발현할 수 있도록 돕고 기원하며 기다려주는 일이 멘탈코치의 일입니다.”

멘탈코치로서 선수들이 행복한 선수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행복한 상담사여야만 한다. 
조수경 박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상담사 자신의 심리상태가 바르고 맑고 밝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제자들의 트레이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선수들이 행복하도록 돕는 가장 기본적인 핵심이기 때문이다.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선수들을 트레이닝하면서 매번 깨달아요. 
‘노력한 결과가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그 노력이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책에서도 읽었고 선배들이나 주위 어르신들에게 항상 들었던 그 말이 예전에는 막연하게 좋은 문구 또는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이라고 생각했죠. 
런데 선수들이 그것을 증명해 보이더라고요. 
불변의 진리처럼 적용되는 것을 보고 항상 놀란답니다.”

이 말이 선수들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학생들에게도 앞으로 정진할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란다며, 조수경 박사는 노력에 대한 보답의 진리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249&cu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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