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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분야

(미술) 전통소재 모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다


강미나 금속공예작가

거친 짜임새로 바람이 잘 통하는 모시는 여름 옷을 만드는데 제격인 옷감이다. 
옷감이 다양해지면서 사랑받는 옷감에서 밀려난 모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금속공예 장신구를 만드는데 활용한 사람이 있다. 
자신을 금속공예작가라고 소개하는 강미나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모시라는 옷감에 바느질을 하여 가벼우면서도 입체감 있는 그녀만의 독특한 장신구를 만들어냈다.
한 땀 한 땀 정성이 돋보이는 그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디자인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공모전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전시와 판매로 대중들과 만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강미나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장신구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미나씨는 어릴 때부터 유독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생 때부터 미술과 관련된 꿈을 갖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그녀였지만, 본격적으로 미대입시를 준비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서부터였다. 
예체능반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 일단 학업에 집중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너무 입시미술에만 치우쳐있어서 창의적인 미술을 가르치지 않아요.
점점 입시에 가까워질수록 정해진 방식대로 그림을 그리게 하는데, 그런 생활은 1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미술이 아니라, 입시만을 위한 미술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입시를 앞두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 바로 금속공예였다.
평소 반지, 목걸이, 브로치 등의 장신구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장신구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경기대 금속공예과에 들어갔다.
금속공예과는 개인 작업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학과 정원이 20명 정도로 많지 않은 편이다. 
그녀는 1학년 때에는 시각디자인, 공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수업을 들었다. 
2학년 때부터는 4시간짜리 기초 금속공예 수업을 시작으로 금속공예에 대해 배워갔다. 
그렇게 그녀는 단 한 번의 휴학 없이 대학에서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같은 금속공예과라고 해도 그 안에 세부전공은 다 다르죠. 
쥬얼리 학과는 정말 쥬얼리만 만들기 때문에 또 다르고요.”

금속공예는 금속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공예를 아우르는 말로, 크게 대공과 세공으로 나뉜다. 
금이나 은으로 조그마한 장신구를 만드는 것을 세공이라고 하고 그 외에 책상, 의자, 쟁반, 접시, 주전자 등 큰 형태를 만드는 것을 대공이라고 한다.

“저는 금속공예전공으로 주로 브로치라든지 귀걸이, 목걸이를 만들었어요.
작업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엄청 험난했죠. 
망치질부터 톱질, 토치라고해서 엄청 강한불로 금속을 녹이기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그런 작업이 쉽지가 않았어요.”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미나씨는 장신구를 만드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이것저것 만들어 보는 걸 좋아하던 그녀에게 장신구를 만드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처음부터 그 일이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금속공예를 전공하면서 그녀는 보석감정사 자격증과 쥬얼리 코디네이터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였다. 
대학생활을 하며 동아리 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진로 면에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방면으로 준비를 해왔던 그녀였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 때마다 끊임없이 공모전에 도전했다.

“저는 하나에 꽂히면 딱 그것만 하는 스타일이어서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안했어요. 
작품을 하나를 만들면 ‘이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하고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항상 지원할만한 공모전을 찾아보았죠.
작품을 인정받아 상을 받으면 자신감도 얻게 되고, 매번 도전할 때마다 굉장히 재밌었던 것 같아요.”

대학을 졸업한 후 그녀는 쥬얼리 회사에 들어갔지만 디자이너를 존중해주지 않고, 유명브랜드와 비슷한 디자인을 원하는 회사에 실망하여 반년 만에 직장생활을 접었다. 
이후 그녀는 대학원 진학 준비를 시작했다.

“포트폴리오 만들어서 국민대 일반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작가가 되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공부를 더 하게 되었죠.
대학원에 다니며 모시 장신구에 대한 논문을 썼는데, 그 때부터 저와 모시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단단하고, 화려한 색감의 모시에서 새로운 장신구의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미나씨가 모시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녀는 금속으로만 이루어진 장신구를 만들었다가 진부하고, 신선하지 않다는 교수님의 평을 들었다.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없어 답답해하던 그녀는 어머니가 취미로 만드시던 조각보를 보고 바느질이나 해볼 요량으로 모시에 바느질을 시작했다.

“바느질을 하다 보니 모시가 다른 섬유에 비해 단단해서 형태가 잘잡히더라고요. 
입체로 만들어볼까 싶어서 시도해봤더니 입체가 되는 거예요. 
그 때 모시를 장신구랑 접목 시켜봐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녀는 다양한 장신구의 발달로 유명한 유럽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 신소재를 쓰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금속으로 된 장신구는 이제 거의 모든 형태가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2012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BKV-Prize’라는 공모전에서 제가 1등상을 받게 되었어요. 
장신구로 굉장히 유명한 공모전이었죠. 
독일이나 다른 나라에도 모시가 있기는 한데 많이 사용하지는 않아요. 
우리나라에는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한산모시’가 있어서 한국적인 느낌이 더 강조되었던 것 같아요. 
화려한 색감이나 손수 바느질하여 만든 수공예품이라는 점, 유연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이질적인 품새 그런 점에서 많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녀는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진행을 하는 전통소재 스타상품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국내 전시를 시작으로, 2014년 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실내장식 박람회 ‘메종&오브제’에도 그녀는 작품을 출품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서울역에서 진행된 “공예는 맛있다”라는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그녀는 전통소재인 모시를 사용하다보니 그런 전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제가 만든 작품을 찾는 분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죠

독일 공모전에서 수상한 이후 미나씨는 외국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의 상당수는 외국사람들에게 판매되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직접 만날 수 없는 그들을 위해 그녀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 지긋한 분들에게 그녀의 작품의 인기가 높다. 
그녀가 주로 만드는 장신구는 브로치이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작품은 10만원 대부터 100만원에 이르기까지 가격대가 다양한데, 그녀가 공들인 시간에 비례한다고 했다.

“백화점은 사람들이 브랜드 제품을 사기 위해 오는 곳이기 때문에 아직 작가가 만든 장신구는 관심받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은 브랜드 보다는 제가 작가라는 사실이 더 좋은 거 같아요. 
판매를 하면서 포장을 위한 케이스부터 봉투까지 직접 다 만들면서, 제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언젠가 그것이 곧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 하나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은 단 한 작품도 똑같은 작품이 없었다. 
그녀는 작은 브로치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3개 정도 만드는 것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하나를 만드는데 1주일에서 2주일이 걸리는 작품도 있다고 했다.

“열심히 만든 작품이 하나씩 판매될 때마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한 번은 작년에 제가 만든 브로치를 몇 개 샀는데, 너무 예뻐 또 오셨다면서 일 년여 만에 다시 찾아와 브로치를 사가신 분이 있었어요.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세요. 
물건을 보고 싶다고 하시면 제가 몇 가지 보내드리고 하며 지내고 있어요.”

2013년 11월 개인 작업실을 연 그녀는 지금도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그에 따라 작품의 값이 올라 수익이 늘어나면 공방을 내고 싶다고 했다.

“요즘 대학원을 졸업해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솔직히 공방을 내긴 힘들거든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작업을 못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넓은 공방을 하나 만들어서 작가들에게 작업공간도 내주고 싶어요.”

금속공예는 섬세하면서도, 험난한 작업이에요

“금속공예는 말 그대로 금속을 다뤄야하기 때문에 도면을 그리고, 그에 따라서 정말 철저하게 0.01mm 까지 맞춰서 해야 하는 작업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죠. 
제 경우에는 아주 어릴 때부터 가전제품 같은 물건을 분해하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간단한 물체를 자기가 직접 변형시켜서 뭔가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금속공예가 적성에 맞을 것 같아요.”

미나씨는 금속공예가 정확해야하는 일인 동시에 험난한 일이기 때문에 흥미가 있어도 막상 시작하면 낯설고 두려워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망치 등의 공구와 기계를 사용해야 원하는 정교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금속공예는 특히 여학생들에게 추천하기에는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반짝거리고, 화려한 완성품만을 생각하고 시작하기에는 그 안에 숨어있는 험난한 과정을 무시할 수 없다고 그녀는 이야기했다.

“아직까지 금속공예 분야의 비전이 밝다고는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도 어려운 상황들을 헤쳐 나가고 있죠. 
불안정한 수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벌 수 있고, 무엇보다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힘든 것 보다는 보람이 더 큰 것 같아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판매가 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해외도 계속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226&cur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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