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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분야

(대안학교)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최하나 Buying MD

화려한 조명과 각양각색의 의상을 차려입은 모델들이 걷는 런웨이를 바라보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의상을 살피는 사람들이 있다. 
바잉(Buying) MD 최하나씨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여러 브랜드 컬렉션을 찾아다니며 의상들을 살피고, 수입할 제품을 선택해 주문, 계약, 통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일이 그녀의 손에 달렸다.

최하나씨는 성적에 따라 차별대우를 하는 학교문화가 싫어 일반 고등학교 진학을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대안학교 금산간디학교는 그런 그녀 스스로가 찾은 ‘대안’이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따라 당당하게 걸어간 그녀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로 스스로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하며 살아왔다. 
좋아하는 일과 잘 하는 일의 차이를 남들보다 일찍 깨닫고 보다 빨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지금의 자리에 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성적에 따라 차별하는 선생님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어요

경주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하나씨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공부에 열심이던 그녀는 성적도 꽤 좋은 편이었고, 그로 인해 선생님들은 늘 그녀에게 관대했다. 
그러나 정작 그녀는 그런 선생님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똑같은 잘못을 했어도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벌을 받지 않았어요.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의 차별에 저는 오히려 화가 났죠. 
한창 정의감이 넘치던 사춘기 중학생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반 학교에 대한 실망이 점점 커져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평소 즐겨보던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방송프로그램에서 ‘꿈의 학교’라고 소개하는 대안학교 ‘간디학교’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때마침 몇 군데 일반 고등학교를 두고 선뜻 결정하지 못해 고민 중에 있었던 그녀는 흥미로운 간디학교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러나 그녀의 확고한 마음 못지않게 부모님의 반대도 컸다.

“처음에는 제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으셨어요. 
그래도 제가 물러서지 않으니까 어머니는 제게 어머니가 정한 수준으로 성적을 올리면 허락하시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간디학교에 다니고 싶어 어머니의 조건에 따라 정말 성적을 올렸죠. 
나중에 들으니 제가 진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를 단념시키려고 제안하셨던 것이죠. 
어찌되었건 어머니는 저와의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허락을 하셨어요. 
아버지는 사춘기 이후로 대화를 하지 않던 제가 진지하게 말씀을 드리니까 허락을 해주셨고요.”

간디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선택이었기에 늘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했어야 했다. 
그녀는 스스로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부모님께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것을 경험하며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갔죠

하나씨의 대안학교생활은 그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그녀가 다니던 당시 간디학교의 이름은 ‘간디자유학교’였는데, 이름처럼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그녀는 많은 것을 배워갔다.

“학교생활을 통해 선생님들로부터 자유로운 행동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 정직하게 일해야 한다는 것 등 많은 것을 배웠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팀워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학교 다니면서 일찍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녀는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일반학교의 교육방식보다 다양성을 인정해주고, 기회를 주는 간디학교의 수업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간디학교에는 동아리도 많았지만,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수업을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하는 방식의 수업도 있었다.

“선생님께 수업에 대한 제안을 드리기도 하지만 그것이 어려울 때는 학생들이 직접 공부를 해와서 진행하는 수업도 있었어요. 
학생들끼리 공부할 부분을 나누고, 수업시간에 서로 공부해온 것을 토대로 발표를 하며 공부하는 방식이었죠.”

그녀는 앞장서서 친구들을 이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수업이 잘 진행되도록 뒤에서 친구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지원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축제를 할 때도 그녀는 축제 무대에 서서 주목을 받는 것보다, 축제를 어떻게 할 지 계획을 세우는 일에 큰 기쁨을 느꼈다.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그녀가 공연기획이나 예술경영 쪽으로 나아갈 방향을 바꾼 것도 그 때문이었다.

“같은 학년에 영화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하루 종일 캠코더를 들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촬영을 하더라고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늘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제게는 그런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창작자들이 대부분 싫어하는 문서작업이나 정리정돈하는 일은 좋아했고, 또 제법 잘 했어요. 
저는 ‘예술가는 될 수 없지만이 능력을 개발하면 예술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죠.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일과 잘 하는 일을 구분 짓는 방법을 좀 빨리 터득한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제가 잘하는 능력을 키워온 것이죠.”

대학을 그만두고 시작한 온라인쇼핑몰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어요

공연기획이나 예술경영 관련 일에 관심이 많았던 하나씨의 뜻에 따라 학교에서는 그녀가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3학년이었던 그녀는 서울 여성영화제 마케팅팀에서 인턴십을 하게 되었다. 
인턴십에 참여한 다른 대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녀는 대학 진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저는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어요. 
인턴십을 하며 대학생 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깨달았죠. 
학교에 소속되어 있으니까 어떤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는 것을요. 
학교든 아카데미든 들어가서 배우며 경험을 쌓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그녀는 공연기획을 배울 수 있는 대학에 지원했지만 수업은 배우를 양성하기 위한 수업에 가까웠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공연기획이나 예술경영을 배울 수 없는 대학을 더 다닐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1년 만에 대학을 그만뒀다. 
근처 학교의 학생들이나 동생 친구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던 경험이 있었던 그녀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온라인 쇼핑몰이라 컴퓨터 사용에 익숙하지 않으신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부분이 많지가 않았어요. 
사업자 등록을 하는 법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을 제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가며 온라인쇼핑몰 오픈을 준비했죠.”

리바이스 같은 청바지 브랜드가 매우 인기가 좋던 시절, 그녀는 주로 빈티지 청바지를 팔았다.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보면 무조건 잘 팔릴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생각보다 장사는 잘 되지 않았다. 
그녀는 일 년 정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장사를 하며, 상품구성도 중요하지만 홍보마케팅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쇼핑몰을 운영하며 이쪽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능을 다시 준비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고, 유학을 준비하는 시간과 수능을 준비하는 시간이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유학을 가기로 마음먹었죠.”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수업을 따라갈 방법이 없었어요

하나씨는 새로운 언어를 배울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동안 익힐 수 있는 언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유학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그녀는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영국의 런던예술대학(University of Art London)에 들어가 마케팅과 광고, 미디어와 문화연구를 복수전공으로 하여 다양한 공부를 시작했다.

“패션 디자인 분야는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얼마든지 전공할 수 있지만 그 당시 패션 매니지먼트와 같은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공부하기 어려워서 유학을 갔어요.”

그녀의 유학생활은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대학 입학이 가능한 수준의 영어성적만을 가지고 영국의 대학에 들어갔던 그녀가 첫 학기부터 낙제점수를 받았던 것이다. 
능숙하지 않은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듣고, 소통을 하려다보니 그녀만 과제를 잘못 내는 경우도 있었다.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녹음도 하고, 알아듣지 못해도 무작정 받아 적으면서 공부를 했죠. 
유학을 하며 정말 기뻤던 일은 과제를 내면 교수님들의 의견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직접 수업을 하시지 않는 교수님의 의견도 있었는데, 수업을 하시는 교수님의 주관적인 평가 외에도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죠.”

영국은 학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 3년 과정을 거쳐야 하는 대신 한 해가 3학기로 되어 있어 방학이 짧고, 수업이 많았다. 
그녀는 학교를 다닌 3년을 포함해서 4년 정도의 시간을 영국에서 보냈다.

주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바잉(buying) 업무는 보통 컬렉션이 열릴 때 해외에 나가서 신진브랜드들이나 국내로 들여오면 좋을 것 같은 브랜드의 담당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주문, 계약, 수입 등의 절차를 밟아 판매에 이르는 일을 아우르는 일이에요. 
물건이 들어와 팔아야하는 시기가 오면 그 때부터는 홍보 마케팅에 집중을 하는데 아무래도 옷이고, 좀 고가의 수입브랜드들이다 보니까 협찬을 주로 하고 있어요.”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하나씨는 <더블유컨셉(W-concept)>이라는 회사에서 온라인 마케팅 일을 시작했다. 
그녀가 첫 번째 회사에서 1년 정도 일을 하다가 회사를 옮겨 지금의 <디스클로우즈>에 들어오게 된 지도 이제 8개월이 되었다. 
그녀는 해외 남성복 브랜드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편집샵에서 바잉(buying)MD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가 소속된 기획팀에는 그녀와 팀장 두 사람이 일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일인 바잉 업무뿐만 아니라 홍보, 마케팅, 그리고 가끔은 전략기획일도 하고 있다고 했다.

“저희가 얼마 전 미국에서 꾸준히 수입을 했던 브랜드가 있었어요. 
출을 하는 입장에서 금액이 많으면 그쪽 브랜드에서 부담해야하는 세금이 많아지고 수입을 하는 저희 쪽에서도 마찬가로 세금 부담이 커지거든요. 
세금을 줄이고자 그쪽 브랜드에서 실제 송금해야하는 금액보다 작게 책정을 해서 저희한테 보낸 거예요. 
물론 그렇게 하면 저희도 내야하는 세금이 50%도 넘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이런 문제가 나중에 발각이 되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건의를 해서 그런 관습을 고쳤어요.“

회사 규모가 작은 만큼 다양한 일을 하게 된다는 그녀는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었다. 
그 철학은 대안학교에서 몸소 익혀온 자유로운 행동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 그리고 정직하게 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말해도 이상하게 보지 않고, 의견을 존중해주는 대안 학교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을 묻는 일이 제게는 창피한 일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감정표현에 솔직해져도 괜찮다는 것을 배웠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7144&cur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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