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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과학과 관련된 미래를 꿈꿨지만 영화에 빠져 진로가 바뀌었어요


이민화 라인프로듀서

이민화 씨는 라인프로듀서다. 다소 생소한 라인프로듀서란 영화 제작 전반을 관리하는 일이다. 
프로듀서를 도와 영화를 꾸려나가는 라인프로듀서 일을 하며 민화 씨는 영화계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과학을 좋아했고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다가 영화를 제작하는 지금, 자신이 택한 삶의 여정을 즐기고 있다.

영화 제작의 엄마 역할, 라인프로듀서로 일해요

영화사인 ‘위더스필름㈜’의 제작파트에서 라인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제작파트의 수장이 프로듀서라면 라인 프로듀서는 그 바로 밑에서 엄마 역할을 해주는 거라고 말할 수 있다. 
프로듀서가 주연급 캐스팅과 투자를 관리한다면, 라인프로듀서는 그 예산을 가지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이다. 
예산이 넘어가지 않도록 그 안에서 조연급 캐스팅도 하고, 촬영 장소를 섭외하고, 스텝들의 숙박, 식대, 이동 등 매번 스케줄을 관리한다. 
결국 영화 제작 전반에 필요한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보통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는 감독을 소개 받아 미팅을 하게 된다. 
나리오도 읽어보고 개런티와 촬영 기간이 정해지고 서로 합의가 된다면 계약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촬영을 시작하게 되면 그 촬영 기간 동안 위에 언급한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영화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스케줄들을 다 잡아놓긴 하지만, 사실 막상 촬영에 들어가게 되면 변수가 많기 때문에 스케줄 변동도 자주 있다는 점이다. 
그때마다 또 스케줄을 재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프로듀서와 감독들과 회의를 주관하고 보고하며 촬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관리한다. 
또 영화가 끝나 개봉 전까지는 편집 스케줄에 맞춰서 일하게 된다. 
편집이 의도한 방향대로 잘 흘러가는지, 후반 작업에 필요한 지원들을 체크해야 한다.

현재는 영화 ‘변호인’ 라인프로듀서로 일하며, 2011년 1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이 영화의 준비단계부터 프로덕션 마감까지 담당하고 있다.

어릴 땐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를 꿈꿨죠

민화 씨는 학창시절 활발하고 잘 떠드는 학생이었다. 
친구들도 많은 편이었다. 
여학교를 다녔는데 털털하고 유머러스한 성격 때문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또 굉장히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물리나 화학 등 실험을 하는 과목을 좋아하였다. 
과학의 날이나 과학 경시대회에서는 늘 상을 받았고 과학 시험은 다른 과목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리적 부분을 좋아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도전하게 된 발명품이 큰 상을 받게 되면서 고등학교 때는 과학반 활동을 하게 되었다.
실험실에서 비누방울을 사람 만한 크기로 만들려고 밤을 새서 연구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과학반의 반장을 했다.

이처럼 그녀는 뭔가 창의적이고 개발하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처음으로 16비트 컴퓨터를 접하게 되었는데, 컴퓨터의 매력에 완전 반하게 되었다. 
그때는 컴퓨터가 상당히 비싸서 집에 컴퓨터가 있는 집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민화 씨는 컴퓨터가 너무 하고 싶어서 멀리 있는 학원을 다녔다. 
아마도 또래들은 국영수 학원을 다니거나 피아노 학원을 다녔을 때, 그녀는 컴퓨터 학원을 다닌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때문에 민화 씨는 빌 게이츠 같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에디슨 같은 과학자를 꿈꿨다. 
중학교 때까지는 에디슨이 우상이었고 과학자가 정말 되고 싶었다. 
그러다가 윈도우를 만든 빌 게이츠를 알게 되었고, 그 역시 정말 존경하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컴퓨터나 과학 분야로 진출하려 하였다.

어느 순간 과학 분야가 싫어졌어요

그런데 민화 씨는 어릴 적 꿈을 이어가지 않았다. 
컴퓨터 쪽을 어렸을 때부터 워낙 좋아하다 보니 어느 순간 질렸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컴퓨터가 기계이다 보니 항상 오류가 없다. 
처음엔 이런 점이 좋았지만 막상 공부를 해보니 늘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융통성이 없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굳이 대학에서 조차 컴퓨터를 공부하고 싶진 않았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바로 일을 했다. 
회사 일반 사무직에서 2년 정도 일했다. 
딱히 새롭게 배우고 싶은 것이 없었고, 돈을 빨리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너무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금방 지쳤다. 
그래서 모은 돈을 가지고 대학에 가기로 결정하였다.

그때 그녀에게 ‘건축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일반건축도 아니고, 디자인도 아닌 ‘건축 디자인’이란 것이 재미있어 보였다. 
모험을 하고 싶었고 설계도 하면 멋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두원공과대학이라는 2년제 전문대에 들어가 건축디자인을 공부하였다.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다 영화에 빠졌어요

대학에서도 여학생들 사이에서 리더십이 상당히 높았던 편이고,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남자 같은 학생이었다. 
열심히 학교를 다녔다. 
건축에 관련 된 공모전을 준비하는 ‘틀’이라는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들과 공모전 준비도 하고 친목 도모도 하였다. 
학교 친구들과 상당히 재미있게 지냈기 때문에 친구들 만날 생각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학교에 다녔다.

또 공부 자체도 재미있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학교에서는 동그란 집, 별 모양 창문 등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주거 공간에 대해 공부하는 ‘생태 건축’에도 상당히 매력을 느꼈었다. 
그래서 교수님이 대학원이나, 다른 대학으로 편입해 건축에 대해 더 배워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민화 씨는 영화에 빠졌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하고 싶은 건 많았는데 확실히 꿈이 없었을 무렵 영화 ‘비트’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영화 속 ‘나에게 꿈이 없었다’라는 대사가 잊혀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우연히 씨네21이라는 잡지에 프로듀서가 작성한 제작일지를 읽게되었다. 
읽고 나서 꿈이 확실해졌다.

빨리 영화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교수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건설은 배우는 것만으로 만족했지 평생의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배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건축학이 영화를 하면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 현장은 센스와 눈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시각적, 공간적 감각과 지구력은 건축디자인을 배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를 얻게 된 거 같다고 한다. 
축은 기본적으로 설계를 하고 설계 된 도면으로 집을 짓는데,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가 나오고 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예산을 짜고, 캐스팅을 하고, 촬영스케줄을 짜는데 이게 다 설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비로소 촬영이 들어가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부모님은 영화 일을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인정해주세요

부모님도 민화 씨가 워낙 과학이나 컴퓨터를 좋아하다 보니 당연히 IT 쪽에서 일할 줄 알았다. 
사실 그녀도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IT 분야는 당시 미래 전망도 좋았고 나름 유망직종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진로를 바꿔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과학 분야도 아니고 대학 전공과도 무관한, 이도 저도 아닌 영화스텝이라는 직업에 대해 말씀드렸을 때 어머니는 반대를 많이 하셨다. 
여자가 무슨 영화 스텝을 하냐면서, 그리고 밤도 새고 돈도 잘 못 받고 하는데 무슨 영화냐며 어머니랑 많이 싸우기도 했었다. 
나마 아버지는 그녀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반대는 안 하시는 편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만약 반대 때문에 못 이겨서 그냥 부모님이 원한 직업을 택했다면, 오래 다니지는 못했을 거 같다고 말한다. 
지금은 계속 영화 일을 하고 있으니 부모님도 오래 전에 포기하셨다. 
그리고 돈도 어느 정도 벌기 때문에 영화 개봉 때 같이 보러 가면 영화는 재미 없어도 엔딩크레딧에 민화 씨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꼭 확인하시곤 한다.

좌절도 했지만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인간관계가 도움이 되었어요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영화 현장에 뛰어들려고 했지만 바로 좌절의 쓴맛을 보았다. 
그러나 포기보다는 오기로 버텼다. 
영화 현장에서 스텝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해 2005년에 ‘한겨레 영화제작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인연이 된 사람을 통해 2004년 영화‘우리 형’의 제작부 막내로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영화 현장 스텝이 되기까지 총 3년이 걸렸다. 
영화 쪽은 인맥과 경력이 중요한데 민화씨는 그 둘 다 없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SM 소속 가수들 상품기획팀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었고, 씨네21 영화잡지사에서 자료정리와 보조업무 아르바이트도 했다.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스텝으로 일했던 적도 있다. 
그때 알게 된 인연들을 통해 영화 쪽에도 연이 닿아 비로소 스텝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잠시 영화 스텝 일에서 벗어나 영화제 스텝으로도 2년 정도 일했던 적이 있다. 
페스티벌은 정말 재미있었다. 
열심히 준비하면 며칠 동안은 신나게 관객들과 즐길 수도 있다. 
영화는 꼭 흥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이렇게 경력을 쌓다 보니 다시 영화 현장 쪽에서 그녀를 찾았다. 
그래서 스텝으로 돌아가,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 현재 라인프로듀서까지 올 수 있었다.

제가 선택한 길이기에 포기할 수 없어요

“제가 선택한 제 꿈이기에 정말 만족합니다. 
그래서 힘들어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민화 씨는 말한다. 
누가 떠밀어서 한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만약 중도에 포기하면 어머니한테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려고 해도 자기가 선택했기 때문에 쉽게 포기를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점점 영화 스텝들에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좀 더 전문화되기 위해서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론보다는 실무 위주의 경험이 중요하다. 
때문에 민화 씨는 학생들에게 영화 현장에 실무를 경험 위주로 가르치고 싶다고 한다. 
지금 당장은 현장에서 더 일해야 할 나이지만, 공부를 더 해서 영화를 좋아하고 꿈꾸는 친구들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를 현장실무 위주로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이 있다.

민화 씨는 극장가서 영화도 많이 보고 드라마도 많이 본다. 
현재 직업에 안주하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 않기에 외국어나 악기 등을 더 배우고 싶다. 
매 영화가 끝난 후 쉬는 시간을 활용하여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갈 예정이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알 수도,
할 수도 없어요

민화 씨는 우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것을 아직 모르겠다면 비슷한 거라도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특히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하고 싶은 계통이 무엇인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서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떻게 꿈을 이루어 나갈지를 고민해봤으면 한다.

만일 그 고민조차도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녀는 ‘씨네21’라는 영화 잡지에 실린 제작일지를 읽고 영화프로듀서라는 직업을 택했다. 
그 제작일지는 프로듀서가 쓴 것이었기 때문이다. 
리고 글 하단의 메일주소로 그 프로듀서한테 팬레터를 보낸 적이 있다.

프로듀서라는 직업이 너무나 궁금했지만 그때는 방법도 몰랐고, 학원도 없었고, 알려줄 사람도 없었기에 무작정 메일로 물어봤던 것이다.
그런데 답이 없었다. 
그래서 그 프로듀서가 제작하는 영화를 보러 갔다.
무대인사를 찾아가고, 용기 내서 인사를 드렸다. 
그렇게 인연을 맺어 그 프로듀서와 12년간 알고 지내고 있다. 
4년 전에는 같이 작품을 한 적도 있다.

“직업도, 꿈도, 하고 싶은 무언가도, 가만히 있으면 누가 앞에 갖다 주지 않습니다. 
본인이 직접 발로 뛰어야죠. 찾아가기도 하고요.”

민화 씨는 이렇게 조언한다. 
요새는 인터넷 검색하면 웬만한 정보가 다 나온다. 
그리고 SNS도 있으니까 쪽지나 메시지를 보내서 물어볼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든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욕심과 목표를 가졌으면 한다.

그런데 이루고자 하는 꿈에는 환상이 분명히 있다. 
허황된 꿈을 좇지 않으려면 우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 
포기가 빠르면 실패한 것이다. 
꿈을 향해 끝까지 가면,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버티면 당신은 그 꿈을 이룬 사람이 될 것이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527&cur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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