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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돈을 위해 사업가를 꿈꿨지만 진짜 의미를 찾았어요


한상엽 위즈돔 대표

‘인맥’은 큰 재산이지만 재력과 학력이 없으면 인맥조차 얻기 힘든 세상이다. 
한상엽(29) 대표는 이러한 인맥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위즈돔’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삶의 지혜가 필요한 사람에겐 멘토를, 업무 노하우가 필요한 사람에겐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 위즈돔(www.wisdo.me)을 세상에 내놨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1년 만에 1000% 성장한 이 회사를 이끄는 한상엽 대표는 어떻게 이런 회사를 시작하게 됐을까?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목표인 회사

위즈돔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이야기나 경험들을 전시하고 필요한 사람한테 연결하는 회사다. 
실제 살아 있는 사람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사람들을 내가 선택해서 만날 수 있게 연결하는 곳이다. 
자신이 만나고 싶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전시되어 있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을 때 그 사람을 선택해서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위즈돔의 목표는 양극화 문제 해소다. 
사람들은 양극화하면 보통 경제적인 양극화를 생각하지만 상엽 씨는 정보나 기회의 양극화가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변호사 집안에서 변호사가 나오고 의사 집안에서 의사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정보와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얻기 쉽다.

그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문제의식에서 이 회사는 시작되었다. 
집안 형편이 나쁘거나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기회나 인맥에서 배제되기 쉽다. 
래서 언제든지 필요한 사람을 만날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이 회사의 시작이었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 있는 인생의 선배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었다.

상엽 씨는 지방에서 태어나서 지방에서 성장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지방에 얼마나 기회나 정보가 부족하고 획득하기 어려운지 몸소 느꼈다. 
지금도 지방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대기업에 지원할 엄두도 못 낸다. 
지방대에서 선배들 중에 그런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상상을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 도서관 형태의 시스템인 리빙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멘토링 서비스와는 다르다. 
우선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관계는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멘토를 만나 무조건 멘토의 조언만을 일방적으로 듣는 방식은 원치 않는다. 
대신 소수의 사람이 수평적으로 만나 소통하기를 바란다.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실제 자기 삶에서 영향을 끼쳤던 사람을 보면 상엽 씨는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라 가족이나 선후배, 친구들이라고 한다. 
중요한 결정의 시점에서 옆에서 조언을 해주고 길을 보여주며 소개를 해주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작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위즈돔은 그런 장을 마련해주고자 한다.

나서기만 한다고 리더는 아니에요

상엽 씨는 어릴 때부터 리더 역할을 맞는 활발한 학생이었다. 
중학교 때는 방송반 활동을 했고 고등학교 때도 반장이나 전교 회장을 하며 자신을 많이 드러내는 편이었다. 
에너지가 넘쳤고 앞에 나서서 리드하는 걸 즐기는 타입이었다.

그러던 그가 대학에 입학해 변화를 겪게 되었다. 
한 수업의 교수님이 그에게 ‘좀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동안 자신을 내세우기에 급급했던 그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자신이 다 끌고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6개월 동안 듣는 연습을 했다. 
입을 닫고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적었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에는 항상 그가 정리를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적고 요약해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니 주변에서 그에게 리더를 맡겼다. 
그때 그는 깨달았다. 
나서는 사람이 리더가 아니라는 것을.

원래 기업가를 꿈꿨지만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었죠

상엽 씨는 어릴 때부터 기업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업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더니 당시 대기업 CEO들이 대부분 경영학과를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런데 경영학과에 진학을 하고 1년 동안 공부를 하고 나서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 
경영학은 관리자를 키우는 것이지 기업가를 키우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직접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학교 2학년 때 창업을 했다. 
굉장히 운이 좋게 재미있는 사업을 할 수 있었다. 
인터넷 웹툰을 제공해주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홍대 중심의 작가들을 수십명을 엮어서 그들의 만화를 포털사이트에 납품했다. 
네이버 블로그의 스킨도 공급하고 디자인과 관련된 많은 일을 했다. 
사업이 꽤 잘되고 관심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사실 사업이 어려운 줄 몰랐다. 
재미로 시작했는데 잘되니까 자만심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문득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돈을 많이 벌려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어느 정도 성공도 했는데 재미가 점점 떨어졌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찾아왔다.

그때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이라는 책을 만났다. 
그 책을 밤새워 읽고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그는 여태까지 돈이나 기업을 목표로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그 책에 소개된 기업가들은 기업이나 돈을 하나의 수단으로 보고 있었다. 
무엇을 위한 기업이냐, 무엇을 위한 돈이냐가 중요했던 것이다. 
엽 씨는 그 기업가들을 보고 사회적 기업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기업, 비즈니스라고 하는 걸 통해서 이 세상을 바꿔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이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넥스터스’라는 그룹을 만들어 사회적 기업에 관심 있는 뛰어난 친구들을 모았다. 
그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적 기업 관련 동아리였다.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굵직굵직한 재단들이나 회사와 일을 많이 했다. 
그때 그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는 사회적 기업과 관련해서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물들을 사회에 많이 알릴 것. 
두 번째는 일단 연구를 했으면 여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많이 모을 것. 
그리고 세 번째는 공부도 하고, 사람도 모였으면 실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최종적으로 현실화가 가능하다는 게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얻은 교훈으로 원하는 일을 찾았어요

군대에 다녀오니 넥스터스를 함께하던 친구들도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대기업이 어떻게 일하며 어떤 시스템을 갖고 있는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기업에 취업을 했다. 
1년 4개월을 일하고 나서 깨닫게 된 것은 거만한 얘기가 될 수 있지만 대기업도 별다른 시스템이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그곳에는 굉장히 똑똑하고 그 조직의 역사와 경험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될 때 이런 사람들이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런 사람을 계속 길러내고 지켜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찾아낸 답이었다.

지속가능한 회사 경영에 대한 답을 찾고 그는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상엽 씨는 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었기에 어렵지 않았다. 
그는 일을 할 때 네 가지 기준을 갖고 그중 두 가지를 충족해야 일을 계속한다. 
첫 번째는 그 조직의 비전과 나의 비전이 일치하는가. 
그는 사회적 기업가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면 사회가 더 살기 좋아지는가를 항상 생각한다. 
두 번째는 돈을 많이 주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다. 
세 번째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너무 좋아서 그 동료들과 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한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자신이 그 조직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가. 
이 네 가지 중에서 대기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돈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돈이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사표를 썼다. 
다시 공부를 했다.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뭐고 그 일을 파급력 있게 할 수 있는 방식은 뭘까. 
선 온라인을 이용해야 누구나 접근하기 쉬울 거라 생각했고 원래 사회 양극화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또 자신이 잘하는 일을 생각해보니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이 모든 접점에서 바로 위즈돔이 시작되었다.

쉽게 생각한 사업이지만 실제로는 녹록치 않아요

투자를 받기 위해 먼저 사업계획서를 썼다. 
사업을 시작할 때 어려운 점 중 하나가 투자자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학 시절 넥스터스 활동을 통해 인맥을 갖고 있다. 
그래서 투자자를 찾기도 쉬웠다. 
여기서도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관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나 기회를 얻어낼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대학 때 창업을 해봤으니 사업을 쉽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챙길 게 너무 많았다. 
조직 관리, 거래처 관리를 해야 하고 외부적인 제휴 관계도 좀 더 신경 써야 하고 서비스도 개발해야 되고 돈도 벌어야하고, 너무 할 일이 많았다. 
초기에는 정말 닥치는 대로 다했다.

그런데 요즘은 중요한 문제에 집중을 많이 하려고 한다. 
위즈돔에는 직원이 7명 있는데 이제 비교적 분업이 잘되고 있다. 
그래서 상엽 씨는 대표로서 외부의 중요한 거래처들을 관리하는 소위 영업관리를 주로 한다. 
또 대표가 가지고 있는 숙명 중에 하나인 조직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구성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필요한 자원을 끌어다주며 고민이 있으면 해결해주는 일들이다.

많은 고민과 도전에 부딪쳐요

위즈돔을 운영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은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얘기를 해달라고하면 얘기하기를 꺼리는 편이다. 
비교하는 데 익숙한 사회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뭔가 내세울 게 있어야만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어떤 길이든 자신이 살아온 길과 일이 소중하다. 
그런 것을 공유하고 드러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의식이 좀 더 생기기를 상엽씨는 희망한다.

두 번째는 대규모 강의는 아무래도 수입이 되는데 위즈돔은 소수로 만나기 때문에 수입이 적어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무형의 자원을 다룬다는 점이다. 
사람이 갖고 있는 경험과 이야기라는 것은 무형의,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인정하는 문화가 아직 부족하다. 
유명인사의 책은 사 봐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돈을 내는 것은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엽 씨는 이 일이 너무나 재미있다고 말한다. 
변을 둘러봐도 자기보다 재미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도 있다. 
이용자들도 그런 것을 인정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재이용율이 40% 정도로 무척 높다. 
요즘은 회사의 규모를 좀 더 키우고 이 서비스를 더 대중적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자신을 잘 알아야 사업도 잘할 수 있어요

“돈 많고 아이템 좋고 좋은 동료 있다고 절대 성공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저는 사실 운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운이 언제 올지를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업은 장기적인 싸움이라고 상엽 씨는 말한다. 
이 긴 여정을 잘 걸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문제가 생겨도 이겨낼 수 있다. 
런데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먼저 내가 누군지를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창업을 하려면 무조건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한다.

두 번째 조언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대표인지 아니면 그냥 공동창업자인지, 아니면 그 밑에 직원인지, 스스로 본인의 정체성과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문제나 충돌이 없기 때문이다. 
리더로써 이 일을 하고 싶은 거면 그만한 자질이 있어야 한다. 
대표가 될 생각은 없고, 대표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 또 그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다. 
창업을 한다고 모두 대표가 될 필요는 없다. 
무리하게 리더가 되려다가는 회사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고 자신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힘들어진다. 
결국 자신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는 게 필요하고 중요하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866&cur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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