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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분야

(과학) 자동차의 ‘왕발’이 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인터넷 검색창에 자동차 튜닝, 전기자동차, 자동차 레이스 등 자동차와 관련된 키워드를 쳐보자. 
웹문서부터 블로그, 카페, 뉴스 등 검색 결과에는 어김없이 이 사람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다.

자동차계의 ‘왕발’ 자신이 원한 것
이유 있는 오지랖

김 교수는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대부분 청소년들도 자동차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동차에 대해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연구를 하고 있다.
공학적인 것부터 감성적인 것까지 다 들어가 있는 게 자동차라는 매개체다. 
용품이나 부품, AS, 정비, 이륜차, 중고차, 렌트 등 국내에서만 70조원 규모의 시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이 업그레이드됐지만 문화적으로는 뒤떨어진 나라라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문화적인 시너지 효과가 이뤄져야 고용 창출 등의 부수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아직 멀었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자동차 전자제어,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을 전공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대기업의 발명 특허나 정책 자문, 법적인 미비점, 소비자의 제도적 법규적 대응에 대한 정책 연구 등을 진행한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나타나는 자동차 기술과 문화 전반의 문제점에 대한 보고서도 쓴다. 
정책 연구, 토론회나 간담회, 포럼, 세미나 등 발표도 곧잘 맡는다. 
신문이나 방송 매체 등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제가 이런 부수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 공간입니다. 
소비자의 관심이 큰 만큼 전문적으로 각종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풀어서 쉽게 설명해 줘야 하는데 해주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이런 것들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그게 방송입니다.
저는 신문 칼럼을 3000편 이상 썼습니다. 
신문, 방송매체, 정책 등 다방면에서 활동합니다. 
현대 기아차의 상당수 모델에 대해서도 자문합니다. 
차를 비공개 평가해서 디자인부터 완성도까지, 자동차의 급발진 문제 및 리콜과 무상 수리 등을 비롯해 국내 소비자와 해외 소비자의 이중 잣대를 풀어주는 방법 등 자동차라는 매개체가 들어가는 것에는 다 관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교통 안전까지 포함됩니다.”

전기차리더스포럼 회장(11월에 한국전기자동차리더스협회 사단법인으로 바뀐다),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회장, 에코드라이브 운동본부 대표, 자동차급발진연구회 회장, 한국자동차문화포럼연합 대표(정비,교통안전, 튜닝 등). 
김 교수가 맡고 있는 공식 직함이다. 
대학교 수업은 실제로 이틀 정도 하면서 산학 협동을 전담으로 맡는다. 
환경부, 국토해양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검찰청, 감사원, 국방부 등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소방청(사다리차, 특수차 기준 등), 서울시 지자체 등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 
자동차 레이스 F1 정책자문 총괄, 서울오토살롱 조직위원장을 6년째 하고 있다. 
그의 나이는 현재 54세. 
그러나 아직도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 부른다.

아이큐 세자리수면 못할 게 없다

김 교수는 내로라하는 과학기술자들처럼 어릴 때부터 영재는 아니었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때 아이큐 검사를 했는데 결과는 108이라는 수치. 
그래서 스스로를 ‘백팔번뇌’라고 우스개소리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큐 좋은 사람이 발명하는 게 아니라 궁금증 갖고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발명을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아이큐 세자리 가진 사람은 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김 교수는 어릴 때 서울 말죽거리(지금의 양재)에서 자랐다. 
차를 좋아했지만 어릴 때 자란 곳은 농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때만 해도 말죽거리는 완전히 시골이었죠. 
뱀 잡고 개구리 잡고 놀았습니다. 
심지어 박쥐도 잡으러 쫓아다녔습니다. 
이상한 짓을 많이 했습니다. 
남들이 못한 일들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돌아다니고 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워낙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3 때는 심지어 무협지를 2000권 정도 읽었다. 
나중에는 무협 소설을 쓰기도 했다. 
때 인터넷이 있었다면 무협소설로만 대박났을 거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공부를 그만큼 안했다는 이야기다.

대학교 때는 나이트클럽에 빠졌다. 
김 교수는 전기공학, 전자제어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동국대에서 했다. 
학부 80학번이다. 
춤추는 걸 좋아해서라기보다는 나이트클럽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지만 2학년 때부터 소위 정신을 차렸다. 
“1학년 때 그렇게 놀다가 생각해 보니 남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눈에 들어올 리가 없죠. 
그래서 우선 도서관 가는 버릇을 길렀습니다. 
자리 잡는 방법부터 시작해, 책하고 가깝게 하는 방법 등 차근차근히 습관을 들였습니다. 
2학년 때부터 공부를 시작한 셈이죠.”

김 교수는 원래 공부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대학 2학년 때부터 자동차 공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공부를 하면서도 우리나라 최초 상용차 모델인 ‘포니’ 정비업체를 들락거리기도 했다.

융합을 먼저 바라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산업 발전이 30여 년 동안 집약돼서 이뤄졌다. 
30년 만에 자동차 선진국이 된 것이다. 
선진국은 100년 이상 걸렸다. 
업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까 문화가 너무 취약해졌다. 
김 교수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움직이다 보니까 전문가 아닌 전문가 소리를 듣게 됐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후진 양성을 해야 하는데, 분야별 전문가가 국내에는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년 중반쯤에 ‘자동차 애프터마켓 연구소’를 오픈할 계획이다. 
후진 양성을 본격적으로 분야별로 10~20명씩 하려는 게 목표다.

김 교수는 응용 전기전자제어 분야에선 앞으로 자동차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만 해도 전기전자제어로 자동차를 전공한사람은 국내에서 거의 없었다.

“제가 ‘쿵짝’거리며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스스로 특허내서 만든 것으로 조립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고안했던 게 비오는 양에 따라 와이퍼 작동 속도를 조절하는 것 등입니다. 
지금은 이런 것들이 대중화됐죠. 
나중에 보니까 자연스럽게 제도적인 부분에 문제가 많은 걸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 때부터 제도 개선이나 홍보,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 문화 개선 등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융합이 중요하다는 것은 7~8년 전부터 주장했습니다.
자동차애프터마켓 연구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정통 국내파 교수라고 기죽지 말라
틈새를 찾는 자가 승자다

우리나라는 해외유학파가 아니면 연구자나 교수로 자리잡기 힘든 게 현실이다. 
동국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마친 김 교수는 특히 더 그랬다.
그는 어떻게 이런 핸디캡을 극복했을까.

“해외 저널에 논문을 45편 발표했습니다. 
국내 토종들도 해외서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직접 경험하고 틈새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남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도토리 키재기’ 할 바에는 자신이 직접 일궈서 가꾸는 것이 낫습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쪽을 중점적으로 집중해 진행해야 했습니다. 
디자인, 컨버전스 등 전체적으로 차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단점 찾아내고 개선 사항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안됩니다. 
그만큼 많이 파야 되고 즐겨야 합니다.”

김 교수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학계에서 찾아내지 못한 틈새다. 
김 교수는 나중에 교환교수로 갈 기회도 많고 갈 데도 많지만 국내서 벌여놓은 일이 많아서 떠나지를 못한다. 
그는 꼭 유학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찾는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꼭 유학이 아니더라도 국내 시스템이 글로벌 시스템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다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때는 힘들었지만 요즘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저는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몸으로 배웠기 때문에 다 해보고 경험해 봤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일할 것이다

김 교수의 목표는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것이다. 
자신이 일을 즐기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아닌 것을 하고 싶어졌다. 
바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토종 연구자다 보니까 그런 것들 극복하는 방법, 살아가는 방법 등에 관한 책을 쓰는 게 목표다.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글을 쓰고 준비하고 싶다. 
나이가 더 들어서는 국제 사회 활동 쪽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그런 만큼 김 교수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그렇게 강조하지 않는다. 
1남 1녀를 둔 김 교수는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초점을 맞췄다. 
지어는 자주 아이들의 교사와 면담하면서 애들 공부 안시켜도 되니까 하고 싶은 것 시키겠다고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거 찾아서 시키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김 교수의 또다른 직함은 젓가락문화협회 회장이다.
젓가락은 아이큐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한중일 아이들의 아이큐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이유가 바로 젓가락에 있다는 것이다.

“항상 강조하는 게 우리나라는 전문적으로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노력하면 최고 전문가가 될 기회는 상당히 많습니다. 
부모가 자식들의 특기나 적성을 잘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예의, 성실, 끈기가 가장 중요한 덕목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기본적 예의와 성실과 끈기를 강조한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입시 경쟁률은 상당히 높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을 평가할 때 성적보다는 성실함과 끈기를 본다. 
성실함과 끈기를 갖추면 언젠가는 성공한다는 게 이유다. 
요즘은 예의도 많이 강조한다.

“또 하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작심삼일도 3일마다 하라는 것입니다.
3일마다 환경을 새롭게 조성하라고 합니다. 
특히 긍정의 힘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요즘은 두 명만 모여도 스트레스 받는 사회입니다. 
이상한 것을 시키면 참기 어려워하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아무리 바빠도 대학생이나 청소년 상담하는 것은 무조건 다 해준다. 
학교에서도 찾아오고 해외에서도 메일, 문자가 온다. 
최근에도 목포 교도소 재소자에게서 편지가 왔다. 
불법 자동차 튜닝 때문인지 형을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김 교수가 쓴 칼럼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들이 논문을 쓴다고 하면 무작정 시간을 내준다. 
아이들한테 용기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의 기회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열정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찾는 것이 문제입니다. 
동료나 교사, 부모들이 찾아줘야 합니다. 
성실과 끈기는 기본적으로 몸에 배어야 합니다. 
자동차는 틈새가 많습니다. 
세계적인 전문가가 될 기회가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럴려면 자동차도 좀 알아야 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자동차를 좋아해야 합니다. 
전공을 차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을 차로 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월간잡지나 신문의 자동차 섹션을 보면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광범위하게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엔 모르더라도 자꾸 읽으면 매니아가 됩니다. 
에 대해 뭘 해야 되는지 방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목표의식만 있고 방향만 잘 잡으면 그 다음에 전문가, 멘토 만나면 긍정적으로 업그레이드해줄 기회가 훨씬 많아지는 것입니다.”
출처커리어패스   https://www.career.go.kr/path/board/case/view.do?bbsSeq=126685&cur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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